[21세기 時景] 소라가 바람을 노래하다 (부제: 나에게서 무너지는 시간, 바람과 같이/ 사랑자취2(愛痕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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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이소라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빈 풍경이 불어온다
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


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
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 이미 그친 것 같아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있다
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


바람이 분다 시린 향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
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 다 알 것 같아
내게는 소중해 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
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
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
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
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눈물이 흐른다



사랑자취2(愛痕迹)


30대 중반의 사랑이었다
그녀는 세련되고 고혹적(蠱惑的)이었다
그녀의 바람이 분다는 매력적이고 아름다웠다
갖고 싶었다

30대로 넘어서면서 점점 계산적이 되어갔다. 사람 그 자체를 보지 못한다. 나를 둘러싼 환경과 내가 결정하는 선택에 대한 두려움도 고려하게된다. 그리고 나의 행동에 대한 메아리를 기대한다. 그녀에게서, 인연이 거기까지였던 것일까? 나는 이기적이었다. 그리고 겁쟁이였다.


바람을 상징하는 손(巽)괘이다. 바람은 은은하게 틈을 비짖고 들어간다. 어찌 물리적인 틈뿐이랴? 마음 속 깊은 곳을 파고든다. 잔잔한 바람이 마음속에 파고들어온다. 은은하게 파고들었던 마음속 바람은 어느덧 광풍이 되어 마음에 동요를 일으킨다. 그와 같은 사랑도 있다. 처음에는 잔잔하다. 그러나 종국에는 제어할 수 없다. 폭풍같이,

사그라지길 바랄뿐
시간[時間]뿐
기다릴뿐

모든것은 지나간다


[21세기 時景] 시경(詩經)도 대중가요였다 (부제: 사랑자취(愛痕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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