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 발행 2번째 글

어제 올린 글 @naha/5re6yb 에 많은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생각을 조금 더 추려봤습니다. 몇 가지 정리해야 해서 번호를 붙여보겠습니다.

  1. 발행자 수익은?
    어제의 아이디어 대로 하면 저는 금전적 수입이 0원입니다. 그런데도 한다는 건 재미삼아, KR커뮤니티에 보답하고자, 시험삼아 등의 이유가 될 것입니다. 제가 자금이 있다면 자금을 투입해서 책과 관련된 작은 사업을 생각해볼 수도 있겠는데요, 우선 저는 자금도 없다고 보면 됩니다. 돈도 없이 뭔가를 꾸미면서 수익을 바라면 도둑놈일 테지요. 그래서 발행자 수익이 없는 토큰만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할 경우, 제가 지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있더군요.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내 자금을 투자해야 하면서도 저는 금전적 수익은 없기 때문이죠. 지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명예를 얻을 수는 있겠지요.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저는 제 시간과 금전의 투자로 얻은 명예와 지처가는 저 사이에서 갈등을 하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수익이 전혀 없다면 애초에 토큰을 만들면 안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재미삼아 또는 시험삼아 놀이 수단으로 발행한다는 건 어느정도 의미가 있습니다. 토큰을 만들기 위해선 100스팀이 필요하기에, 현 시세로 대략 5만원이 들어갑니다. 5만원이면 재미 비용으로는 무난하다고 생각이 듭니다.

  2. 어제 올린 글에 보면, 토큰들이 죄다 책과 연관돼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출판 시장은 코인 시장보다 더 참담합니다. 망하지 못해 겨우 버티는 수준이며, 출판사들이 짐 싸서 나가는 중입니다. 스마트폰 영향으로 사람들은 종이책을 안 봅니다. 출판사들은 적자에 허덕이다가 결국 문을 닫는 수순으로 가고 있습니다. 이런 시장에서 책을 광고하고 광고비를 받는다는 건 애초에 무리였습니다. 게다가 스팀잇 글들을 모아 책을 내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그 책을 누가 살까요. 요즘은 책을 내도 잘해야 50부 100부가 팔린다고 합니다. 그것도 대부분 작가의 지인이 삽니다. 책을 안 사는 시대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러나 책을 내려면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결국 비용도 못 뽑고 책은 창고로 처박히는 게 요즘 출판 시장입니다. 그렇다면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전자책은 어떨까요. 제가 노가다를 해서 만들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전자책 만드는 프로그램을 독학으로 일주일 정도 공부하다 만 적이 있거든요. 필요하면 비용을 들여서라도 전자책 제작을 의뢰할 수도 있습니다. 비용은 종이책 대비 어마무시하게 쌉니다. 그런데 이 전자책은 누가 사줄까요? 전자책도 잘해야 10~20권 팔린다고 합니다. 제 첫 소설은 100권이나 팔렸으니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간은 한 것이죠. 결국 책을 만들어서 수익을 낸다거나, 출판사로부터 광고를 받아 수익을 낸다는 건 토큰의 가치가 0원이라고 발표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모인 콘텐츠로 무언가를 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책이 아니더라도요. 그런데 이 경우에도 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시간 거지인 제가 무언가를 하기엔 많이 어렵습니다.

  3. 재미삼아 장난삼아 시험삼아 발행하는 것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언급한 3가지를 혼합한 토큰을 발행해서 다 추진해보는 겁니다. 사실상 이게 가장 현실성이 있어 보여서 대략 구상을 짜봤습니다. 토큰은 1억개를 발행합니다. 프리세일은 없으며 채굴만 있습니다. 채굴 방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책리뷰 작성 : 10 토큰 채굴
책리뷰에 보팅 : 1 토큰 채굴 (보팅액 무관)
책리뷰에 댓글 : 3 토큰 채굴

글쓰기 미션 수행 : 10 토큰 채굴
미션글 보팅 : 1 토큰 채굴
미션글 댓글 : 3 토큰 채굴

토큰엔 어떤 가치가 있느냐? 제가 1토큰당 0.01스팀으로 천만개 매수를 겁니다. 현 시세로 1토큰당 5원을 보장해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미션글을 모아 전자책으로 발행 또는 2차 가공을 해서 수익을 내면 그 수익으로 토큰 매수합니다. 또한 일정 토큰으로 초대박 인기를 뽐냈던 제 소설 '사랑은 냉면처럼'과 교환할 수도 있게 해줍니다. 또한, 제 다음 소설이 책으로 나오면, 역시 토큰으로 책을 살(?) 수 있게 해드립니다. 그러면 토큰엔 가치가 생길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

1인당 일 최대 채굴량을 제한해야 할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책리뷰가 너무 많이 올라오면 시장가 조절을 위해 제한을 해야 할 것도 같습니다. 문제는 관리할 인력입니다. 제가 관리하면 되긴 합니다. 그런데 언제??? 퇴근 후에??? 일하다가 짬나는 대로???

그리고 토큰을 홀더하고 있을 이유도 만들어야 합니다. 음... 가격 상승 기대, 배당, 보팅 등이 있겠네요.


최근 스팀 엔진 토큰들을 보며 역시 화폐의 가치는 '신뢰'구나 라는 걸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토큰들 중 가치가 있다고 평가받으려면 발행자의 스파가 일단 높아야 하더군요. 이는 즉 스파=가치 라는 개념이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토큰 발행자가 먹튀를 하려면 13주나 걸리는 스파는 하나의 담보이기도 합니다. 내 토큰의 가치를 지켜줄 13주의 담보가 있기 때문에 토큰은 가치를 가집니다. 이는 즉 스파=신뢰 라는 공식이 만들어집니다.

그러나 귤 토큰의 경우 말이 달라집니다. 발행자의 스파 보다는 그동안 스팀잇에서 쌓은 신뢰와 보장된 신분이 토큰의 가치를 보장해주고 있습니다. 1 귤 토큰 = 귤 1개 = 1스팀 공식을 내걸고 2차 프리세일을 하고 있으며, 1차 프리세일은 1시간도 안 되어 완판이 됐거든요. 귤 토큰 판매를 보며 토큰 발행자의 신뢰라는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럼 나는 여기 스팀잇에서 얼만큼의 신뢰를 쌓았는가?
저는 스팀잇 활동을 한 지 1년이 넘었습니다. 뉴비였는데 어쩌다 보니 이렇게 됐습니다. 1년 동안 활동한 만큼의 신뢰는 얼만큼인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신분이 보장돼 있습니다. 최소한 먹튀는 못한다는 뜻입니다. 제가 제 네이버 블로그를 여러번 언급해서 제 네이버 아이디가 이미 공개돼 있으며, 전자책이긴 해도 책을 낸 소설가이기 때문에 제가 도망가거나 숨을 가능성은 완벽한 0%입니다. '나하'라는 닉네임은 1999년부터 써왔고 한때는 '출판사 마케터 중에 나하 모르면 간첩'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나름 유명한 책 파워블로거입니다. 그리고 밋업에도 나간 적이 있어서 얼굴도 공개돼 있습니다.

그럼 나는 얼만큼의 가치가 있는가?
제 가치는 연봉 ㅇㅇ원이고, 가끔 알바를 해서 연 ㅇㅇ원을 벌고, 책 판매로 ㅇㅇ원을 벌고 있습니다. 그리고 변수로는 공모전 당선이 있습니다. 공모전에 당선되면 ㅇㅇ원을 토큰에 투자할 생각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제 가치는 제가 가용할 수 있는 적은 금액이 전부일 것입니다. 사실 월급에서 생활비 빼고 큰애 치료비 나가고 은행에 빌린 집 월세를 내면 마이너스긴 합니다. 그러나 저는 3D 설계 엔지니어로 앞으로도 일을 계속 할 수 있으며, 변수로는 공모전에 당선돼서 일시에 자금력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제 가치가 0원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

내 신용 + 내 가치 = 토큰의 가치
이렇게 보면 어떨까요. '내 신용'을 현재의 가치라고 하면 '내 가치'는 미래의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현재의 가치와 미래의 가치를 합하면 토큰의 가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을 해봅니다. 책 중독자로서, 글쓰기 중독자로서 소소하게, 작게, 미약하게 무언가를 시작해볼 의미는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여기까지입니다. 좋은 의견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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