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아테네와 로마의 시민권자라는 것은 그 자체로 특권이었습니다. 중세에는 베네치아 공화국의 시민권이 그러했죠. 또한 근세에 접어들며 자유도시조합이 만든 성에 먼저 들어가 자리를 잡은 사람들은 부르주아(bourgeois)로 불리며 현 시대까지 대를 이어 유지되는 부를 가진 기득권이 되었습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했을까요? 그들은 다른 이들이 하지 않는 것을 선점했기 때문입니다. 아테네는 철학과 예술을, 로마는 법치와 도로를, 베네치아는 무역로를, 그리고 부르주아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금융과 기업을 먼저 차지했습니다. 요즘 흔하게 등장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것은 새로 등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무엇이든 먼저 차지하는 사람이 모든 것을 가져갑니다. 그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가 이보다 월등한 후발주자들의 OS의 도전을 뿌리친 이유입니다.
일단 자리를 잡고 부가 부를 일구게 되면, 그 사회의 구성원들은 노동에서 해방되어 보다 창의적이고 대담한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됩니다. 그것이 아테네와 베네치아는 한 줌의 영토로도 대제국 페르시아와 오스만 투르크와 대등하게 패권을 두고 경쟁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인구수로는 비교가 되지 않았지만, 신민으로서 기계적인 노동에 종사하는 것이 아니라 두뇌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들의 숫자에서는 오히려 다른 제국들을 압도했던 것이죠.
세상을 움직이는 원리는 시대가 지나도 변하지 않습니다. 바로 소수의 사람들이 중앙에 위치해 다수의 구성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바로 20대 80의 법칙입니다. 프랑스 혁명은 기득권을 귀족에서 자본가로 바꾸었고, 볼셰비키 혁명은 소수의 공산당원들을 왕족처럼 만들었습니다. 인터넷 혁명은 어떻습니까? 과연 네이버나 구글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처음 인터넷을 만든 사람들이 꿈꾸던 유토피아일까요? 모든 것이 자동화되어 시간적 여유가 풍부해질 것으로 예측했던 IT 시대, 우리가 하는 업무는 늘었습니까? 줄었습니까?
누군가 자본주의를 세련된 노예제도라고 말하더군요. 남자 노비도 육아휴직을 받던 조선 시대와 비교해, 현대인들은 다른 사람의 꿈을 위해 일주일을 씁니다. 고된 노동으로 인해 때로는 생각할 여유조차도 없으며, 일부 문화 기득권들이 재생산하는 대중 문화를 그저 즐길 뿐, 새로운 것을 독립적으로 창조할 여력이 없습니다. 소수가 모든 것을 독점하는 계층 구조는 혁명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변하지 않고 유지됩니다.
여기 새로운 혁명이 눈 앞에 보입니다. 바로 암호 화폐를 베이스로 한 화폐 혁명입니다. 자본주의의 대항마로 탄생한 것이 공산 혁명은 실패했으나, 종전 사회의 기득권들이 경기 나게 싫어함에도 불구하고 암호화폐로 인한 이 혁명은 성공할 것을 예측합니다.
현 시대는 신용 화폐의 종말이 예상되는 시대입니다. 소수의 금융기득권들은 자국의 신용을 담보로 무차별적으로 시장에 유동성을 풀었습니다. 경제를 살리고자 하는 이 정책은 실물로 녹아들지 않았고 최근 신흥국의 연쇄 금리 폭등에서 보듯, 심각한 파국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꺾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상승하는 이 현상은 일시적으로 끝나지 않을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린 사례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것은 금융 기득권과 국가가 결탁된 사기이며 예전과 달리 아무리 노력해도 이미 자본을 선점한 사람들을 이길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유명한 경제학자인 토마스 피케티는 더 이상 근로소득으로 부자가 될 수 없다고 말합니다. 화폐의 가치가 고정되어 있다면 본인 노동력의 가치를 높여 보수를 높이면 되지만, 화폐가 시중에 풀리고 이미 가진 이에 대한 이득을 독점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최초로 탄생한 암호 화폐인, 비트코인의 백서는 나가모토 사토시가 이 같은 금융 권력의 사기 행각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명확히 드러냅니다. 그 시작은 기형적인 경제 구조에서 노동자가 제공하는 노동력의 대가를 정당하게 돌려주기 위함이었던 것입니다. 즉 암호 화폐에 대한 모든 곡해와 달리, 본질적으로 암호 화폐는 신용 화폐보다 오히려 건실합니다. 다만 암호 화폐가 난립하고 시세차익을 위한 가수요로 인해 그 본질이 잠깐 흐트러졌을 뿐입니다.
투기 세력을 시세를 움직였던 작년과 달리, 저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있을 경제 위기에 있어 그 수량이 고정되어 있고 실물 경제에 이미 사용이 되고 있다는 간명한 경제학적 논리에 따라 스팀이 폭등할 것을 예측합니다.
저는 스팀 만배가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습니다. 실제 사회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작가, 사진 작가, 만화가와 같이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화폐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도 있고 벌써 스팀으로 받는 카페도 생겼습니다. 여기서 무엇이 더 필요할까요? 단조로운 게임만 하는 리니지 유저들이 지탱하는 아덴의 가치가, IMF 시절 반 값이 됐던 한국의 원화보다 그 가치 변동성이 불안하다고 보십니까?
바이마르 공화국 말기, 마르크 화의 가치가 폭락했을 무렵 주독 미국 외교관들은 상대적으로 가치가 안정되어 있던 달러로 받은 월급으로 독일 빌딩을 샀고, 열심히 저축한 이들이 아니라 오히려 시계나 자동차와 같은 수량이 한정된 사치품에 돈을 흥청망청 쓴 이들은 부자가 되었습니다.
적금을 들거나 빚을 내서 갭투자를 한 사람들에게 이것은 재앙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기회입니다. 6.25 전쟁의 참화가 족보와 땅문서를 태운 덕분에 모든 이들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했던 것처럼 마치 예전 서부시대가 그랬듯 한동안은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며 모두가 자유로운 시대가 이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역사는, 중앙화되지 않은 개별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사만으로 존속하는 사회가 오래 지탱된 적이 없음을 보여줍니다. 누군가는 탈중앙화를 기대하며 암호 화폐가 새로운 유토피아가 되길 기대하며 스팀잇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당장 스팀의 가치가 높지 않은 지금도 셀프 보팅 문제부터 어뷰징까지 수많은 다툼이 있는 것을 보는 저로서는 그런 유토피아가 저절로 나타날 것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사회를 구동하는 원리는 바뀌지 않습니다. 신용 화폐의 붕괴와 암호 화폐 혁명 역시도 다른 모든 혁명이 그랬던 것처럼, 단순히 사회의 기득권이 누구인지를 바꾸는 것일 뿐입니다.
스팀시티는 스팀잇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자 강요되지 않은 질서입니다. 그리고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컨텐츠의 질로서 여러 분들에게 영향력을 확보하고자 합니다.
사람이 하루에 읽을 수 있는 글은 많아봤자 100개이며, 핸드폰 주소록에 저장된 사람이나 SNS 친구의 수와 달리 실제 유지할 수 있는 인맥은 150명 뿐입니다.
던바의 법칙, 아무리 마당발도 인맥 '150명'이 한계
그렇기에, 스팀시티가 제시하는 컨텐츠들의 수준이 높다면 자연스레 스팀시티는 스팀잇의 자유를 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고정적인 사용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스팀시티는, 불편하고 투박하다는 말을 듣는 스팀잇을 베이스로 하여, 편리하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플랫폼을 곧 런칭할 생각입니다.
스팀시티는, 이 사회를 선도하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스팀시티에서 얻는 인맥은 업태나 직함에 의존하여야 만날 수 있는 것에 비해 스펙트럼이 넓으며, 또한 글이라는 서로의 진심을 매개로 한 만남이기에 결속력이 강합니다.
스팀시티는, 조직에 매여 있는 여러 분들에게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제공할 것입니다. 공동 지성의 힘은 위대합니다. 게다가 스팀시티는 매일 글을 통해 서로 토론하고 보팅을 하며 그 기록이 투명하게 남는 이 구조이기에, 이 사회에 있는 어떤 공동체보다도 창의적인 소스를 탄생시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팀시티는, 게임, 영화, 방송, 드라마, 웹소설 등의 문화 컨텐츠를 탄생시켜 단순히 암호 화폐를 기반으로 했다는 것 뿐만이 아니라 컨텐츠의 질로도 종전 인터넷 플랫폼에 뒤지지 않게 발전할 것입니다. 사람이 모인 곳은 많지만 대한민국에서 예술가와 작가들이 여기보다 많이 모인 곳은 없습니다.
또한 법조, 세무, 회계와 같은 전문적인 영역까지 스팀잇을 베이스로 구동시켜 유통 마진을 최소화하고 그 결과를 공개함으로서 대중에 공개되지 않은 지식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생각입니다.
또한 스팀시티는 소외된 플랑크톤 작가들을 발굴할 것입니다. 그럼으로 인해 일부 유저들의 글에 시선이 편중되는 현상을 해소할 것이며 컨텐츠에 새로움을 더해나갈 것입니다.
저는 스팀시티를 대항해시대에 신대륙으로 가는 무역선이라고 봅니다. 당시 무역선은 난파될 가능성도 있었지만 무사히 귀환할 경우 그 수익은 수십 배에 달했습니다.
스팀시티에 임대한 스팀파워는 언제든 회수가 가능합니다만 그 사이 스팀이 폭락할 수도 있고, 또 스팀시티가 런칭할 플랫폼이 자리를 잡는 데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습니다. 즉 이 모든 것에는 위험이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감수할 가치가 있는 위험으로 봅니다.
시대는 변하고 있습니다. 오래 전 네이버나 구글의 주식을 샀던 사람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했습니다. 지금은 돈을 아껴 부동산을 살 때가 아닙니다. 스팀시티의 구성원으로서 새로운 사회의 문화를 이끌 후원자로서 그 자리를 선점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스팀시티의 18번째 입주자입니다. 곧 여러 분들에게도 이 같은 스팀시티의 번호가 생기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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