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스팀 한국어 섹션 트랜딩 페이지를 보니, @augur 님의 글(or 그림?)이 최상위에 올라와 있더군요. 어제 제가 올렸던 글이 73명의 투표와 37개의 댓글이 있었는데 불구하고 $78.08 인데, 1등 포스팅은 불과 11 명의 투표와 2개의 댓글만으로 $245.59 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좋은 내용이 있겠거니 하고 살펴보니 출처도 없이 표절한 카툰이더군요. 그리고 갑자기 보상금이 늘어난 이유는 단지 @blocktrades 가 업보트를 해준 덕분이더군요. 고래중의 상고래죠. 기분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누군가가 보상을 받을 거고, 그러다 보면 더 좋은 글도 올리겠지 생각하다 문득 이 어카운트의 주인이 누군지 궁금해졌습니다.
조금의 조사후 제가 내린 결론은, "논공청년" 님이 이룬 끈기의 승리였습니다.
이 이미지를 보고 알아차리신 분은 아마도 이전에 "우정"으로 뭉친 경험이 있으신 분들일 겁니다. @rednetkjh 아이디를 사용해 온갖 표절 컨텐츠를 올리다 평판점수가 깍이자 내 평판 점수가 왜 이래 하고 글을 올렸습니다.
조제리님 (@clayop)이 친절한 설명을 달아주니 그제서야 알았다는 듯 댓글을 달았습니다. 이 때까지도 저도 이 분을 알아보지 못하고 있다가, 조금 뒤에 알게 되어 인사까지 드렸습니다.
/@rednetkjh/3dfvza#@atomrigs/re-rednetkjh-3dfvza-20160824t220745952z
평판점수 이미 망가졌는데 논공청년님 아이디 새로파시는 낫겠다고, 아, 그런데 스팀파워 때문에 그냥 어카운트를 죽일 수는 없겠구나 하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냥 계속 표절내용올리다 말겠거니, 스팀 시스템이 알아서 걸러주겠지 넘겼습니다. 이것은 논공청년님의 화려한 신공에 대한 저의 무지였던 것 같습니다.
오늘의 1등이신 @augur 님도 논공청년님의 상투 아이디중의 하나인 듯 했습니다. 빗썸게시판에서도 논공청년님의 활약상에 대한 감탄이 많더군요.
그래도 @augur 와 @rednetkjh 가 같은 인물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전제에서 스팀잇에서 포스팅한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아니다 다를까 우연치고는 너무나 기막힌 우연이 있더군요. 허클베리핀의 모험이라는 영문소설을 그냥 생표절해서 올리는데 augur 가 서장을, 나머지 1장, 2장은 rednetkjh 가 포스팅을 했더군요.
/@augur/adventures-of-huckleberry-finn-by-mark-twai
/@rednetkjh/huckleberry-finn-chapter-01-civilizing-huck
/@rednetkjh/huckleberry-finn-chapter-02-the-boys-escape-jim
아마도 이것은 이전에 올린 어카운트 착각으로 일어난 실수였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닌가? 제가 여전히 논공청년님의 깊은 실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가요?
좀 더 추적을 해보았습니다. 몇주전부터는 교차투표를 자주해왔는데, kr 섹션 글이 얼마 없다 보니 우연히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kr 섹션에 포스팅한 것이 아닌 bitcoin에만 올린 글에도 역시 따라 다니더군요.
그냥 투표만 해주고 다니는게 아닌 말로만 듣던 유체이탈의 신공도 시전해주시더군요.
물론 위의 포스팅도 표절비디오 였습니다.
아마도 이 두개의 어카운트밖에 못 찾은 것은 저의 미력함 때문이겠지만, 사실 어카운트가 몇개 있다고 무슨 죄입니까? 안그렇습니까 논공청년님! 그냥 쿨하게 오픈하고 활동하시는게 더 좋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만 표절은 그만하지죠. 요행으로 이번에 한번 성공했겠지만, 설마 계속 성공하겠습니까? 음.. 역시 저는 하수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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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위의 포스팅들을 조사하던중 최근 몇주 동안의 포스팅에는 대부분 다 @lee3 와 @lee5 의 투표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lee 시리즈도 논공청년님의 분신들인가 잠깐 의심을 했었지만, 좀 자세히 들여다 보니 아닌 것 같았습니다. lee 팀에는 봇이 있는 것 같더군요. 하루 수백번 투표에 참가하는 봇인 것 같습니다. 밸런스도 얼마 없는데 그렇게 막 찍어서 얻는 이익이 뭘까 그 의도는 모르겠으나 여기도 여러 어카운트가 얽혀 있습니다.
아무런 내용도 없는 테스트 포스팅에 업보트를 해줄 사람은 없겠지요. 그런데 여기 5명이나 그런 분들이 있습니다.
lee 시리즈는 2부터 시작해서 5가 있는데 3과 5가 자동 봇인 것 같고, 5가 주 포스팅 어카운트인 것 같습니다. lee 시리즈만 있는게 아니고 다른게 몇개 더 있는 것 같은데 찾아봐야 할 동기부여가 안되네요. 마찬가지로 어카운트 여러개 만들어서 봇만드는게 뭐가 잘못인가요? 어짜치 고래들도 그러는데요 뭘. 댄은 대놓고 아예 고래들의 봇으로 큐레이션하는 ASIC 봇 전쟁하는건 어때 이런 판인데, 이런 소소한 어카운트 만들어서 봇 장난하는 걸 가지고 뭐라 하기는 쉽지 않을 꺼 같네요. 아닌가요? 어카운트당 10불씩 삥땅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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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투표수로 인기도를 측정하는 것은 이런 공격들에 너무 취약하겠지요. 하지만 보유한 돈의 제곱에 비례해 투표 영향력을 부여하는 것은 해도 너무 한 것 같구요. 결국 진정한 탈중앙화된 아이덴티와 이를 바탕으로 한 평판시스템(reputation system)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봅니다. 탈중앙화된 평판시스템에 대한 여러가지 시도들을 소개하고 같이 토론해볼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