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간보기] 글쓰기 꿀팁! - 고종석의 문장 2

파이리의 문화산책-책 간보기

안녕하세요! 파이리의 문화산책입니다.
'책 간보기' 코너는 제대로 다 읽어보기 전에 이게 어떤 책인지 느껴보실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개요나 남들의 감상만으로는 내게 어떤 경험을 줄 지 예상하기 힘듭니다. 이 때 책에 담긴 정보들을 다양하게 접해보면서 인상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정보를 전달하는 비문학 책에서 효과적입니다.

오늘은 저번 게시글에 이어 <고종석의 문장 2>를 간보겠습니다! 역시 바람직한 우리말 문장의 감각과 저자의 가치관이 알차게 담겨있는 책입니다.

예시가 많이 나오는데, 어떤 부분이 이상하고 바뀐 문장은 어떻게 좋은지 스스로 체크해보시면 보다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글을 자주, 많이 쓰고 계시는 스티미언 분들께 직접적으로 도움 될만한 팁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번 게시물을 못 보신 분들을 위해 링크 걸어놓겠습니다.
(고종석의 문장 1 게시글 링크) @charmander2/ektku-1


[책 간보기] 고종석의 문장2

똑같은 음절

  • 이 문장을 스스로 썼을 때 문장에서 뭔가 이상하다 느끼면 언어적 감수성이 좋은 분입니다.
    ex) 고대 이래의 현인들이 열정을 영혼의 병이라고 선고하고 있었다
    -> '병이라고'에서 '고'를 빼고 싶습니다. '고'가 반복되는 게 어색합니다. 문법적으론 맞지만 읽을 때 불편합니다.

비롯한

  • 그 주체로부터 무언가가 정말 비롯되었다는 확신이 없으면 '비롯한' 대신 '포함한'을 써야 한다. 잘못하면 자신을 굉장히 앞세우는 우스운 표현이 될 수 있다.
    -> '비롯한'의 의미를 다시 새겨보는 계기였습니다. 분명 원인을 언급하는 단어인데 어느새 지칭 범위를 정하는데 쓰고 있었네요.

-시키다

  • 가능하면 접미사 '-시키다'는 '-하다'로 바꿉니다. 이게 더 깔끔합니다.
    ex) 스탈린 시대의 소련은, 사회 구성원의 사적영역을 거의 말소시키는 한편.....
    -> 스탈린 시대의 소련은, 사회 구성원의 사적영역을 거의 말소하는 한편.......

같은 말 자제

ex) 문화로서의 전체주의를 제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해야할 일은, 우선 진리의 전유권을 포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남들이 진리를 전유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 두번째 '전유'란 표현은 '진리를 독차지하는 것'이라고 바꿔줘야 합니다. 한 문장에서 같은 말을 되풀이 하지 말자, 이것도 좋은 글쓰기의 원칙입니다.

극단적 단어 자제

ex) 그 영화가 묘사하는 교사들의 폭력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 '조금도'라는 말이 거슬립니다. 너무 과장하는 것 같습니다. 강조를 위한 부사는 되도록 피하는게 좋습니다. 글을 쓸 때 객관적 느낌을 주려면 과장하지 말고, 지나치게 강조하지 말아야 합니다. 영화 속 폭력이 '조금도' 과장이 아닌지 조금은 과장인지 명확이 판단하기 힘들텐데 저렇게 단정지어 말하면 객관성만 잃을 수 있습니다.

-것이다

ex) 매질은 근본적으로 감정적인 것이다.
->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은 아니지만, '감정적이다'라고 하는 게 좋습니다. '것'을 서술어로 하는 문장은 한국어에서 그리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것' 을 과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편리하기 때문이겠죠.

균형감, 대칭성

ex) 그것은 윤리적으로 비난 받을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도 처벌을 받는다
-> '처벌을 받는다' 를 '처벌 받는다'로 바꿔줘야겠습니다. 균형감이 살아납니다.

'우리~'

ex) 아랫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는 것이 우리 사회처럼 권위주의에 침윤된 사회에서 쉬운 일은 아니다.
-> '우리'라는 말은 객관성을 침해할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등 그 국가를 객관적으로 칭하는 단어를 선택하면 좋습니다.

선전언어

  • 정보 전달보다는 표현적 기능이 두드러진다. '으르렁말'과 '가르랑말'로 나뉜다.
  • 전략적 글쓰기의 방법 중 하나는 이 선전언어를 잘 사용하는 것이다. 자기 편에겐 좋은 이미지를, 상대편엔 나쁜 이미지를 덮어 씌워야 하기 때문이다.

'들'의 사용

ex) 그 이유는 평양이 너무 많은 기념 조형물들로 덮여 있다는 데 있을 것이다.
-> '들'은 되도록 안 쓰는 게 좋고, 특히 복수라는 게 다른 곳에서 명시돼 있을 경우에는 빼는게 한결 깔끔합니다.

~에 대해

ex) 우리 사회의 청결주의와 순수주의가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예는 우리들이 혼혈인들에 대해 내보이는 태도일 것이다.
-> '~에 대해'는 다른 말로 바꾸는게 더 깔금하게 보일 때가 더러 있습니다. 여기서도 '혼혈인들에 대해 내보이는 태도'를 '혼혈인들에게 내보이는 태도' 혹은 '혼혈인들을 대하는 태도'라 바꿔주면 느낌이 다릅니다.

은유와 환유

  • 은유 : 유사성에 기초
  • 환유 : 인접성에 기초 (빵으로 식량을 표현, 금수강산으로 대한민국을 표현)

숙어

  • 숙어를 많이 알수록 글쓰기에 유리합니다. 글이 유려해집니다. 사전을 자주 열어보고 여러 표현을 익혀야 합니다. 환유든 은유든, 비유를 사용한 관용어구는 '글에 알록달록 무늬를 새기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첫 문장

  • 직접경험
  • 간접경험
  • 에피소드
  • 사전적 정의
    이 4가지 종류를 염두에 두고 쓰시면 더 편할 듯 합니다.

글의 구조

  • 저자는 철저히 계산해서 쓰는 게 잘 쓰는 글이라 말합니다. 비록 자신은 한번 느낌이 오면 쭉 써내려가는 스타일이지만, 글의 구조를 짜고 들어가는 사람이 부럽다합니다.

조사 생략

ex) 내가 처음으로 가본 외국 도시는 오사카였다
-> '으로'를 빼는 게 간결하고 좋을 것 같습니다. '오사카였다'는 앞에서 '가본'으로 시제를 사용했으므로 '오사카다'로 줄여줍니다. 즉 '내가 처음 가본 외국 도시는 오사카다'라고 고칩니다.

~것, ~점이었다

ex) 오사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그 도시가 조금도 인상적이지 않다는 것이었다
-> ~것은 ~것이었다 구조입니다. 반복이죠. 앞의 '것'을 '점'으로 바꿔주면 낫습니다.

글쓰기의 시작

  • 시작이 막막한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가는 게 아득해 보이지만 '하다보면' 익숙해집니다. 러너스 하이처럼 라이터스 하이, 리더스 하이를 느끼는 순간이 옵니다.

글쓰기의 주제

  • 세상 도처에 있는 것이 글감입니다. 모든 순간 생각이 요렇게 조렇게 떠오를텐데, 그것들이 다 글의 주제가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은 그걸 다 스쳐보냅니다. 꼭 메모해서 남겨둡시다.

글의 구성, 전개

  • 서론-본론-결론, 두괄식/미괄식 등 많지만 정답은 따로 없습니다. 대충 밑그림을 그려보고 떠오르는 단어들을 끼적이다보면 글이 써집니다. 단어가 단어를 불러내 문장이 되고, 문장이 문장을 불러내 글이 도비니다.
  • 일상생활 속에서 문득문득 구성의 밑그림이 되는 재료들을 발견했을 때 메모해둡시다.

스타일

  • 조금이라도 직업적 글쟁이가 될 생각이 있다면 스타일의 확립은 아주 중요하다.
  • 자기 문체가 생겼을 때 비로소 글쟁이가 된다.
  • 문법에 맞고 명료한 문장도 좋지만 제 나름의 수사나 특유의 말버릇이 있어야 글쟁이나 작가라 할 수 있다.

독창성, 창의성

  • 좋은 글, 좋은 책을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 의심과 회의를 통해 생각을 가다듬어 '새로움'을 만든다.
  • 표현을 많이 훔치다 보면 그것들끼리 화학 반응을 일으켜 새로운 표현이 나온다.

생각하는 힘

  • 일종의 머리 근력이다. 쓰면 쓸수록 좋아진다.

좋은 글의 요소

  • 명료하고 아름다운 글. 논리적으로 일관되고 수사학적으로 세련된 글
  • 어휘력. 글은 단어로 이루어져 있음. 어휘력은 글쓰기의 핵심능력
    수동적 방법 : 모르는 어휘 나오면 사전을 찾아 익힌다.
    적극적 방법 : 한국어 단어 학습을 위한 책 구매, 관용어구 공부, 사전 읽기

메세지 극대화

  • 논쟁에서 이기는 법 : 상대의 주장을 최대한 선의로 해석한 뒤, 그 내용을 논파해야 합니다. 무작정 상대를 깎아내린다고 이기는게 아닙니다.
  • 하지만 논파와 설득은 또 다른 문제겠죠. 메세지를 줘야한단 생각에 성급한 결론을 내리지는 맙시다. 질문만으로도 충분히 글이 됩니다.

좋은 삶, 글쓰기

  • 자기가 아는 걸 남과 공유하는 기쁨, 자기 생각 정리.
  • 상상은 기억들의 여러 변형들. 경험을 많이 하자!

꽤나 두꺼운 책이었는데 큰 도움 됐던 내용의 액기스만 서술해 놓으니 생각보다 적네요!
내용마다 주저리 주저리 하고 싶은 말 많았지만, 당초 목적을 해칠까봐 저의 해설은 최대한 자제했습니다.

댓글을 통한 질문이나 리뷰요청 모두 환영합니다

모쪼록 도움되는 정보였길 바라며, 문화산책은 다른 컨텐츠로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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