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으시네요.”
혹시 병원에서 건강 검진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거나, 직장으로 날아온 결과지를 받아보신 적은 없으신가요. 아마 콜레스테롤이란 말을 안 들어보신 분은 거의 없으시겠지만, 실제로 내 피에 콜레스테롤이 높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할 지 당황스러우실 분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내 피에 기름기가??’ (이상지질혈증) 시리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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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탄. 콜레스테롤 너의 정체는? (아수라 백작 같은 콜레스테롤)
언젠가부터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 있어서 필요 없고 병을 일으키는 독성 같은 것으로만 인식되고 있습니다만, 의학적으로 콜레스테롤은 반드시 필요한 물질임을 짚고 싶었습니다. 오늘은 콜레스테롤이란 어떤 것인지 설명해드리겠습니다.
마징가라는 만화에 나오는 아수라 백작은 닥터 헬이라는 악당이 화산에서 죽은 남녀의 시체의 좌우를 합쳐서 만든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얼굴의 반쪽은 여자, 반은 남자로 되어있죠. 흔히 아수라 백작으로 유명하지만, 원래는 아수라 남작이었는데 마징가에게 죽은 후에 아수라 백작으로 추서된 것이라고 하네요.
(한겨레, 2007-07-16, 구본준 기자, 마징가의 아버지를 만나보세요
http://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22793.html)
콜레스테롤은 두 가지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얼굴은 우리 몸에 너무 중요한 구성요소의 얼굴이고,
두 번째 얼굴은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을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얼굴입니다.
콜레스테롤은 우리 몸에서 어떤 일을 할까요?
- 세포막의 구성
- 신경계의 구성
- 비타민 흡수에 도움
- 호르몬의 생성
- 비타민D의 생성
우리 몸은 세포로 구성되는데, 이 세포막에 반드시 필요한 것이 콜레스테롤입니다.
특히 뇌, 척수, 말초신경계의 신경계 막에 콜레스테롤이 필요합니다.
비타민은 지용성 비타민과 수용성 비타민이 있습니다. 물에 잘 녹아 쉽게 장에서 흡수되는 수용성 비타민과 달리, 지용성 비타민은 쉽게 흡수되지 않습니다. 간에서 나온 콜레스테롤은 담낭(쓸개)를 거쳐 담즙으로 장으로 나와 지용성 비타민(비타민A,D,E,K)와 섞여 장으로 쉽게 흡수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우리 몸엔 여러 호르몬이 있는데, 이런 호르몬 중 많은 호르몬이 콜레스테롤을 필요로 합니다.
스테로이드 호르몬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알도스테론)
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비타민D 합성에 필요한 물질로 콜레스테롤이 필요합니다.
(전통적으로 구루병, 골다공증 등 뼈의 건강과 관련되어있다고 알려져있으나, 최근엔 그 외에도 다양한 부분에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있음.)
우리 몸에 들어온 영양소가 콜레스테롤이 되는 과정과 만들어지는 호르몬, 기타 물질의 경로를 만들어보았습니다. (일부 중간 과정과 생산물은 생략하였습니다.)
콜레스테롤의 화학식입니다. 호르몬들과 비타민D와 형태가 비슷하죠? 호르몬과 비타민D를 만드는데 반드시 필요합니다. (출처 :wikimedia에 open되어있는 화학식을 모아서 만들어보았습니다.)
그럼 이렇게 반드시 필요한 콜레스테롤이 왜 건강의 적이 된 걸까요?
그것은 콜레스테롤이 세포막을 구성할 정도로 세포막과 친밀성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이 오히려 과할 시 세포막에 지나치게 쌓일 수 있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죽상경화증,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쌓여 혈관이 좁아지는 현상을 이야기하는데, 이것이 심장혈관에 발생하면 협심증, 심근경색을 유발하고, 뇌혈관에 발생하면 뇌경색(중풍)을 발생시킵니다. 그 외에도 모든 혈관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어서, 경동맥, 신장혈관, 대동맥과 말초혈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출처 : wikimedia에 open된 정상 혈관과 죽상경화증 및 혈전이 발생한 혈관)
혈관 벽 내부에 콜레스테롤이 쌓이고 혈관내피세포의 증식이 일어나면서 혈관이 두꺼워 지고 좁아집니다. 이곳에 백혈구와 같은 염증 세포와 물질, 활성산소의 발생 등으로 혈관 내벽이 약해지고 쉽게 터져 이 혈관 내피가 파열되면 피가 나오면서 혈전(피떡)이 발생하면 혈관을 막아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 병을 일으킵니다.
(2015-Harrison's Principles of Internal Medicine-19th Edition)
(죽상경화증의 병태 생리, clinical vascular medicine, 고려의대, 서홍석)
사망의 위험이 높은 심혈관질환(심근경색)과 삶의 질을 급격히 낮추는 뇌경색의 위험 인자 중 하나로 지목된 콜레스테롤은 그동안의 꾸준한 연구를 통해 혈중 LDL-콜레스테롤 (저밀도 콜레스테롤)이 높을수록 질병의 위험이 증가하고, 수치가 낮을수록 질병을 예방하고, 재발을 방지한다는 연구가 누적되면서, 적정 이상의 수치는 건강의 적으로 인식이 되었습니다.
우리 몸에 반드시 필요한 콜레스테롤, 하지만 과하게 되면 오히려 병을 일으켜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
유교에서 말하는 ‘중용’이 떠오르게 하는 콜레스테롤입니다.
이 후엔 콜레스테롤과 관련된 또 다른 주제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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