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 새벽 4시 제가 잠든 사이에 온 첫 녀석이 그랬듯이 이번 녀석도 같은 시간, 도둑처럼 와 있었습니다. 오늘 아침, 저는 한창 진행중인 겨울학기 첫 강의를 끝내고 우선 https://steemd.com부터 접속했습니다. 며칠 간 대역폭 결핍에 의한 실어증. 읽을 수만 있을 뿐, 쓸 수는 없는 증세가 심해져서 생긴 습관입니다. 우리 시대 뉴비의 슬픈 자화상이죠.^^ 바로 거기서 녀석이 온 걸 확인했습니다. 리워드라는 녀석, 이렇게 생겨먹었더군요.
0.211 그리고 0.036이라는 미미한 숫자... 미묘한 기분이었습니다. 글을 쓰고 월급을 받던 기자시절, 글을 쓰고 원고료를 받던 번역가/작가 시절, 내가 쓰거나 남이 쓴 글을 팔아 어음 쪼가리(!)를 받던 출판사 사장 시절, 그리고 글이 아닌 말을 주로 하고 내가 보낸 월급 내가 받는 '독립학교의 대표'라는 모호한 지위의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기분이었습니다. 숫자의 미미함 때문? 그건 아닙니다. 지금까지 계정 상의 숫자=재산 축적과는 별개의 삶을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거니까요.
그보다는 대다수 뉴비들이 그러하겠지만 가상공간에서 내가 벌어들인 첫 수입이라는 의미가 가장 컸습니다. 0.211, 0.036. 앞으로 저는 이 숫자를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첫 리워드를 가능하게 했던 13인의 스티미언들을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woo7739
@eversloth
@hukyong74
@cqf
@ubg
@lostmine27
@prismmaker
@riverbrane
@dothy
@bella99
@kingkim
@astraler
@bottymcbotface
그리고 특히 저의 첫글이자 가입인사인 지혜를 나르는 작은 날개에 첫 댓글을 달아주신 @hukyong74 님 감사합니다.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이 글의 자취도 스팀잇이 사라지지 않는 한, 블록체인 위에 영원히 기록되겠죠? 저는 기억과 기록의 힘을 믿습니다. 앞으로 제가 흔들릴 때,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널리 지혜를 나누겠다는 그것을 보람으로 삼겠다는 헤르메스의 초심에서 벗어나려 할 때 저를 붙잡아주는 힘이 되리라는 것을...
점점 길어지는 실어증 때문에^^;;; 이 글을 언제 올리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모든 댓글에 정성스레 답하리라, ‘돈’에 목적을 두지 않는 뮤지션, 문학인, 미술가, 연구자, 활동가들의 글에 최선을 다해 보팅, 팔로잉, 리스팀으로 화답하리라는 제 나름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 갑갑합니다만 이 또한 신세계에 정착하기까지 거쳐야 할 성장통이라 생각하고 절제하렵니다.^^
0.211, 0.036이라는 가상의 어음이 스팀 공동체의 건강한 성장과 더불어, ‘더 큰 나눔’으로 현금화(?)이 되어 돌아오기를...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스티미언들과 기원해봅니다. 이상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첫 보상에 대한, 헤르메스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기록이었습니다. 다시 한 번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