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퍼가기와 저작권
안녕하세요. 스팀잇을 보면 다른 분들의 동영상을 가져오는 분이 종종 계신데요. 지난 글에서도 말씀드렸듯 불법 콘텐츠를 임베디드 링크로 가져오는 경우 저작권 침해 방조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해당 판례는 지상파 방송을 대량으로 임베디드링크한 업자에 대한 것이었는데, 최근 이와 관련하여 한 개인 블로거가 기소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한글 2007 강의동영상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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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가명)는 어느 날 Daum TV팟에서 한글 2007 강의 동영상을 보다가 너무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이를 본인이 운영하는 다음 카페에 소스코드를 복제하는 방법, 이른바 임베디드 링크 방식으로 퍼갔습니다. 그런데 해당 강의 동영상을 다음 티비팟에 올린 사람은 그 동영상의 저작자가 아니었어요. 그러니까 그 동영상은 저작권을 침해한 불법 콘텐츠였던 셈입니다.
그 동영상 저작권자는 스텔라가 운영하는 카페에 해당 강의 동영상이 게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스텔라를 저작권법 위반죄로 고소했습니다. 사실 그 동영상을 불법으로 다음 티비팟에 올린 건 제3자였고, 스텔라는 다음 티비팟에 올라온 그 동영상을 자기 카페에 퍼갔을 뿐이지만 검찰은 그 동영상을 퍼간 스텔라 역시 저작권 침해행위를 방조했다며 기소했고 형사재판이 진행되었습니다.
피고인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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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라의 변호인은 이렇게 주장했어요.
"스텔라는 다음 티비팟에 올라온 동영상을 단지 퍼갔을 뿐입니다. 소스코드는 공개되어 있었고, 이를 복사하는 임베디드 링크 방식으로 퍼갔다고 해도 이를 통해 그 동영상을 카페 내에서 바로 볼 수 있게 될 뿐이지 그 동영상을 복제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 그 강의 동영상이 저작권을 침해한 저작물인지도 정말 몰랐어요..ㅠㅠ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다음 티비팟에서 동영상 하나 잘못 퍼갔다가 전과자가 될 위기에 처한 스텔라. 법원은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법원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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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검사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스텔라가 성명불상자가 Daum TV팟에 게시한 위 영상저작물이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아니한 동영상이었음을 알면서도 이를 게시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달리 인정할만할 증거가 없다. 또한 위 소스코드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도록 공중에 제공된 것이었던 사실이 인정되는 바, 스텔라의 경우 위 동영상이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아니한 것임을 알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의정부지방법원 2017. 2. 2. 선고 2016고정405 판결)."
즉, 스텔라가 그 저작권위반 동영상을 임베디드 링크 방식으로 카페에 퍼간 것 역시 원칙적으로 저작권 침해 방조에 해당하지만, 스텔라는 그 동영상이 저작권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지 아니한 동영상이었다는 걸 모르고 퍼갔기 때문에 무죄라는 것입니다(저작권법은 그게 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위반한 사람만을 처벌하고 있습니다). 만약 스텔라가 그 동영상이 저작권자로부터 허락을 받지 않은 것이란 사실을 (미필적으로나마) 알았다면 유죄가 선고되었을 것입니다.
한 줄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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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을 침해하는 동영상을 스팀잇에 함부로 퍼오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