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순간은 마법처럼 지나갑니다. 지나가버린 기차에 손 흔들어 봐야, 후진기어 넣고 돌아오는 일은 없습니다. 다음 열차를 기다리는 수밖에요.
우리는 지지리 복도 없는 인생이라고 한탄하고는 하지만, 마법의 순간, 기적의 순간이 없었던 인생은 없습니다. 다만, 알아채지 못했거나.. 대합실 의자에서 졸고 있었거나.. 차표를 분실했거나.. 차표가 있는 줄도 모르고 집에서 TV나 보며, 떠나가는 기차를 탄 사람들을 부러워했을 뿐입니다.
몰랐으면 덜 억울합니다. 언젠가 하늘에 올라가 내 인생의 선택의 순간들을 Replay 해서 보게 되면, 그제서야 '아! 저게 기회였구나..'하고 무릎을 치겠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하늘에 와 버렸는데요.
문제는 알면서도 주저하게 되는 순간입니다. 왜 주저할까요? 기적이 일어나는 순간인데 말이죠. 그런데 사람들은 매우 주저합니다. 막상 기적이 다가오면 '어.. 이거 받아도 되나..' 두려움에 빠져듭니다.
그들을 막아서는 건, 아이러니하게도 루틴입니다. 고통중독.. 신세한탄의 루틴을 막상 포기하려니 두려워집니다. 왜냐구요? 그게 익숙하니까요.
마법사는 오랫동안 사람들을 관찰해 왔습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사람들은 이미 자기 좋은 대로 잘 살고 있다는 결론입니다. 사회와 제도, 가족과 운명을 한탄하지만, 실은 모두 저 좋을 대로 내린 결론과 선택을 따라 살고 있을 뿐입니다.
물론 환경에 의해, 그런 선택이 익숙해지는 과정은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노예제 속에서도 탈피하고 탈출을 감행하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누리는 인격 사회의 결과는 모두 선조들의 위대한 선택들을 통해서입니다. 인류의 차원도 그러할 진대.. 개인의 차원은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러니 핑계를 대면 본인만 억울할 뿐입니다.
일상성, 고통의 루틴에 대한 집착은 정말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인간은 마치 고통과 고난을 즐기러 온 마조히스트들이 아닌가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기적의 순간은 오로지 그 순간을 학수고대하며 기다린 사람에게만 보입니다. 똑같이 보고 있으면서도 고통에 중독된 인간들은 그것을 알아챌 수가 없습니다. 알아챈다 해도 루틴을 놓고, 기적의 열차에 탑승하기를 두려워합니다.
저는 [멀린's 100] 시즌 1에서 이상한 이벤트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일명 [멀린의 마법여행 31]입니다.
[INTRO]
마법사입니다. 그렇다구요.
마법의 열차는 불시 도착, 정시 발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