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_책방] 책을 읽는 다채로운 요령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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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포스팅에서 최근 활용하고 있는 독서요령 4가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지난 포스팅 [마녀_책방] 책을 읽는 다채로운 요령 #1

마녀 독서요령1. 책을 읽기 전에 목적을 명확히 하자.
마녀 독서요령2. 책의 제목과 표지를 보고 호기심과 질문을 가져보자.
마녀 독서요령3. 밑줄도 봐가면서 긋자!
마녀 독서요령4. 책이 안 읽힐 땐 듣자!


위에 제시한 4가지의 독서요령은 제가 이미 실행하고 있고, 저에게는 매우 만족스러운 방법들입니다.

반면, 오늘부터 소개할 몇 가지 요령들은 앞으로 적용해 보고 싶은 독서 요령들입니다.

마녀 독서요령 5.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수평 전개하자.


다독가 분들 중에서 매달 혹은 매분기별 테마 독서를 하는 분들이 계시더군요. 이런 테마 독서의 끝판왕(?) 중에 한명은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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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는 20대 초반부터 1개의 분야를 3~4년정도 파고 드는 집념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매 3~4년마다 분야를 바꿔서 공부했습니다. 중세역사, 일본 미술, 통계학 등 다양한 분야들이 여기에 해당됩니다. 무려 60년을 이와 같이 했으니, 3년마다 1개의 분야라고 셈한다면, 그가 평생 공부한 분야는 대략 20여개정도 되겠네요.


<완벽한 공부법>과 <일취월장>을 쓴 신영준 박사가 어느 강연에서 ‘하나의 분야에 전문가가 되고 싶으면 그와 관련한 책을 30권 이상을 읽어라’라고 했습니다.

만약 학자였던 피터 드러커가 관심 분야에 대해서 매달 1권씩 책을 읽었다면, 3년이면 36권정도는 읽었을 것입니다. 신영준 박사의 기준으로 보자면, 피터 드러커는 20개 정도 분야의 전문가라고 지칭할 수 있겠네요.


피터 드러커처럼 3~4년 동안 하나의 분야에 집중하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1개 관심 분야에 관한 책을 10권정도 읽어봅시다. 그 분야에 상당한 식견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처음에는 입문서라고 칭할 수 있는 가벼운 책을 중심으로 읽다가 점점 학문적 수준의 책으로 확장해 나가면 더 쉽게 그 분야를 정복할 수 있습니다.


저도 이런 식의 수평 전개 방식으로 책읽기에 도전해 보고 있는데요.
2가지 장애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뭐든 새로운 재미와 흥미에 반응하는 저의 성격입니다.
하나의 주제에 지속 집중하고 싶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주제가 눈에 들어와 처음 주제에 대한 관심도가 확 떨어져 버리곤 합니다.

두번째관심분야의 책 10권을 선정하는 것과 어떤 순서로 읽을 것인가에 관한 것입니다. 주변에 본인의 관심 분야 전문가들이 있다면 10권의 책과 순서를 가이드 받아볼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책 선택에서 어쩔 수 없이 시행착오를 경험해야 하겠죠.

안타깝게도 이 시행착오들은 관심이 계속 옮겨다니는 제 성격과 결합해 상호 시너지를 일으키며, ‘하나의 주제를 수평 전개하며 읽기’ 실행의 강력한 장애물로 작용합니다. 한 마디로 처음 책 선정 잘 못하니까, 그 분야에 대한 관심을 더 빨리 잃어버린다는 겁니다. 최근에는 뇌과학 분야에 도전했다가 1권의 책도 종료하지 못하고 다른 주제로 옮겨 왔습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저의 독서는 ‘남독’이 되고 맙니다.

<어떻게 읽을 것인가?>의 저자 고영성은 하나의 주제를 수평 전개해서 읽는 방법을 ‘계독’이라고 하고, 이 책 저 책 자유롭게 옮겨 다니는 저와 같은 독서법을 ‘남독’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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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석은 남독이 창의성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는데요. 성격상 이 책 저 책을 넘나드는 저는 의도치 않게 남독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창의성이 개발되고 있고요. 실제로 최근에 읽은 심리학 책과 특정 소설 책을 결합하면 새로운 소재의 글쓰기가 가능해질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것에 관해서는 다른 기회에 글쓰기를 해볼 생각입니다.


이러저런 이야기로 한참 돌아왔지만,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수평전개해서 읽자의 결론입니다.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수평 전개하며 읽는 '계독'은 다음과 같은 효과를 경험한다고 합니다.

1) 계독은 효율적인 독서법입니다.
처음에는 읽는 속도가 느리지만, 점점 빨라집니다. 배경 지식이 쌓여가기 때문이죠. 여러 책에서 자주 인용하는 사례는 건너뛰며 읽을 수도 있으니, 10권의 책이라 할지라도 점점 더 빠르게 읽어갈 수 있습니다.

2)하나의 주제에 대해 깊게 이해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분야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를 가지게 됩니다. 머리 속에 해당 테마에 관한 지도가 만들어질 테니까요.

계독은 적어도 10권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입문서에서 시작해서 전문서적까지 도전해 보세요. 주변에 관심 분야에 대해서 추천해줄 사람이나 경로가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성공적인 책 고르기를 하는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책 선정 요령을 터득하는 자신만의 방법이 생기게 됩니다.

이건 제 말이 아니라, 애독가들이 제게 해 준 조언입니다.

결국 책을 잘 고르는 방법은
책 고르기 시행착오를 즐기며 책을 선별하는 능력을 키워가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많은 독서법 책에서 권하는 책 고르는 팁.
이미 많은 분들이 책을 선택할 때 하고 있는 그것은 바로...

책의 목차와 머리말을 보고 선택하라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 책은 그 전 책의 주석을 참고로 하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좋은 입문서를 만나면 다음에 읽을 책은 저절로 찾게 될 수 있습니다.


마녀 독서요령 6. 한 번 읽은 책도 다시 읽어보자.


2017년에 방영했던 알쓸신잡에서 유시민 작가는 무인도에 가져갈 책으로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꼽아서 화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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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시민 작가는 <후불제 민주주의>라는 책에서도 <코스모스>를 10번 정도 읽어볼 것을 권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장하준 교수는 한글판으로 12번, 영문판으로 11번 총 23번을 중학교 2학년 시절부터 읽었다고 하며 <코스모스>의 가치를 역설하기도 했죠.

무엇이 <코스모스>를 여러 번 다시 읽게 만드는 것일까 궁금해서 얼마 전에 저도 코스모스를 구매해서 모셔놓고 있습니다. 읽을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는 거지요. 언젠가 시작하려고요. 720쪽 분량의 책이라 1독만 하여도 보람찰 거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장하준 교수가 <코스모스>를 23번 읽은 것처럼은 아닐지라도, 한 번 읽은책을 다시 읽어보시는 편이신가요?

이미 제 성격을 앞에서 밝혀 짐작하시겠지만, 저는 한번 읽은 책을 2~3번 다시 읽는 편은 아닙니다. 읽고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은 ‘언젠가 다시 읽을 거야’라고 마음을 먹지만, 그런 일은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세상에 읽을 책은 많고, 읽는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으니, 새로운 책만 읽기도 벅차니까요.

그럼에도 성문종합영어, 맨투맨, 수학의 정석(제 세대가 드러나는 군요)을 반복해서 본 것처럼, 책 1권을 여러 번 반복 읽기를 한다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요? 공자가 책을 맨 가죽 끈이 세번이나 떨어질 정도로 역경을 반복해서 읽은(위편삼절) 이유가 지식이 부족하고 이해력이 딸려서 그런 것만은 아닐 것입니다.

<그들은 책 어디에 밑줄을 긋는가>와 <어떻게 읽은 것인가>에서 재독의 효과 대해 유사하게 다루고 있는 부분이 있어서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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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책에 내가 긁적거렸던 흔적들을 보며, ‘이 때 이런 생각을 했구나. 좀 유치했구만.’하는 생각이 든다면, 그것이 바로 내가 성장했다는 증거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반면에 내가 예전에 썼던 글귀나 생각들을 보며 ‘와~ 이런 생각까지 했었어!”라고 감탄한다면 예전의 나보다 지금의 나는 적어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퇴보했다는 것을 의미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어쩌면 재독의 또 다른 효과 중에 하나는 나의 성장을 확인해 보는 도구도 될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을 때와 얼마나 달라지고 성장했는가를 알게 되는 거지요.

그래서 언젠가의 재독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책 위에 긁적거려 봅니다. 내일의 내가 오늘의 나를 만났을 때 성장해 있음을 발견하기를 기대하면서요.


제가 앞으로 더 많이 적용해 보고 싶은 독서 요령 2가지를 소개해 보았습니다.

마녀 독서요령 5. 비슷한 주제의 책들을 수평 전개하자.
마녀 독서요령 6. 한 번 읽은 책도 다시 읽어보자.


전혀 새로운 내용은 아닐 것입니다. 책을 좀 읽는다는 분들은 이미 실행하고 있는 방법들일테니까요.

그치면 저처럼 결심만하고 아직 실행 전이라면, 지금부터 계독재독을 실행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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