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혁명 속에서 나타난 희대의 아웃사이더
19세기 중후반은 격동의 시대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국에서만 해도 근현대사에 기록될만한 굵직한 일들이 19세기 중반과 후반에 벌어졌죠. 한편 서구에서는 이무렵 증기기관으로 대표되는 1차 산업혁명 체제가 마침내 정착을 하게 됩니다.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까지는 물리적으로 인프라 구축이 안 되었으며, 사회적으로는 기계 파괴 운동인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나면서 정착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19세기 중반에는 이 모든 문제들이 일시적으로 해소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근대 이전의 역사에서 보지 못했던 새로운 존재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바로 노동자와 자본가입니다.
마르크스는 이와 같은 새로운 현상들이 사회 전반에 퍼질 때 등장한 인물입니다. 대학 때도 마이웨이, 학위 취득 후 언론인으로 활동할 때도 마이웨이를 걸었던 그는 거침없는 행보만큼이나 독창적인 철학을 구축해나갔습니다. 우선 당시 그가 살던 독일에서 유명한 철학자였던 헤겔의 변증법을 자신의 방식으로 재정립시켰습니다. 헤겔의 변증법은 간단히 말해서 두 개의 모순되는 주장을 통해 참된 진리를 찾아나가는 방법인데요. 동양에서는 정(正)과 반(反)이 부딪쳐 합(合)이 된다는 정반합으로 잘 알려져 있는 사고법입니다. 마르크스는 거기에 포이어바흐의 유물론을 흡수해서 변증법적 유물론이라는 철학을 새로 만들게 됩니다. 헤겔은 정반합의 논리가 정신적인 것에 있다고 했지만 마르크스는 그 논리를 부정했고, 대신 모든 것이 물질에 있다는 이론이었던 유물론을 결합시킨 것입니다.
마르크스는 이제 더 나아가서 인류의 역사 자체를 변증법적 유물론의 시각으로 바라보기 시작합니다. 원래의 전통적 변증법이라면 제도, 문화, 사상과 같은 정신적 상부구조가 충돌해서 새로운 것이 나타나야 하는데, 마르크스의 변증법적 유물론은 경제, 물질, 생산수단에 의한 하부구조의 충돌로 인해 새로운 체제가 나타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예컨대 고대국가에서는 왕족이 노예를 생산수단으로 이용했는데 이 충돌과정에서 중세봉건제라는 새로운 시스템이 나타났다고 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지금의 자본주의 사회는 봉건영주와 농노의 부딪힘 속에서 탄생한 또 하나의 시스템일 뿐이었습니다. 결국 변증법적 유물론에서는 자본주의 사회 역시 노동자와 자본가의 대립 속에서 언젠간 없어질 체제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가 자본주의 사회 다음으로 제시한 사회가 20세기의 한 축을 장식했던 공산주의였습니다. 공산주의란 말 그대로 생산수단을 모두가 공적으로 소유하고 계급 없이 능력에 따라 일하며 필요에 따라 받는다는 이념을 가진 사회를 뜻했습니다.
당연히 이런 반체제적인 이론을 제시했으니 그가 무사할리는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독일의 압박을 받게 된 마르크스는 결국 영국으로 망명을 떠나게 됩니다. 특이한 점은 보통 이렇게 압박을 받게 되면 소리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마르크스의 경우 영국에서 오히려 정신적/물질적 지주인 엥겔스라는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인물의 도움으로 그는 1867년에 자본론이라는 유명한 책 한 권을 내놓게 됩니다. 이 책 한 권의 파급력으로 그는 오늘날까지 설문조사에서 진화론의 찰스 다윈과 함께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을 끼쳤던 사람 중 하나로 손꼽히게 됩니다.
마르크스의 노동가치설 파헤치기
그렇다면 자본론은 도대체 무슨 내용을 담은 책이기에 세계를 그토록 뒤흔들어 놓았던 것일까요? 일단 그의 책 자본론은 다른 건 몰라도 노동가치설이라는 경제적 이론에 한해서는 거의 끝을 본 책으로 평이 나 있습니다. 경제사상을 통해 보는 블록체인 시리즈 2편에서 소개해드렸던 리카도의 노동가치설을 비판하고 시대상황에 맞는 새로운 노동가치설을 제시하죠. 리카도에 의하면 이윤은 지주, 자본가, 노동자에게 돌아가고 이 과정에서 유의미한 불로소득은 지주만 얻게 된다고 했는데 마르크스는 자본가에게도 불로소득이 생긴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여기서 자본가에게 불로소득이 점점 심하게 집중되는 원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잉여가치라는 개념을 자본가가 가져가기 때문입니다. 잉여가치란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을 초과한 이윤을 뜻합니다. 또한 불변자본은 기계처럼 움직이지 않는 자본을 의미하는 것이며, 가변자본은 사람과 같은 노동력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마르크스의 주장에 따르면 이 잉여가치를 노동자와 자본가가 나누어 가지는 것이 아니라 자본가가 독점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우지한이 봉제공장에서 100만원의 월급을 받고(가변자본), 감가상각비를 제외한 30만원 짜리 재봉틀(불변자본)을 돌리면서 일하는데 200만원어치 이윤이 나왔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러면 총 70만원의 잉여가치가 생기게 되는데요. 마르크스는 이것이 반복되면서 자본가의 불로소득을 초래한다며 부당함을 주장했습니다.
2.자본가는 특성상 끊임없는 이윤율 극대화를 추구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이윤율은 앞서 말했던 잉여가치에 불변자본과 가변자본을 더한 값을 다시 나누면 그게 곧 이윤율이 됩니다. 간단히 수식으로 표현하면 ‘잉여가치 / (불변자본 + 가변자본)’이 이윤율이 되겠습니다. 그러므로 마르크스의 주장을 그대로 따르면 자본가는 이윤율을 극대화하기 위해(불변자본 + 가변자본)의 값을 줄이든지, 잉여가치를 늘리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합니다. 그것도 아니면 두 가능성을 모두 충족시키는 이상적인 이윤율 극대화를 모색하겠죠. 그래서 자본가들은 분모에 해당하는 (불변자본 + 가변자본)을 줄이기 위해 불변자본에 비해 비교적 줄이기 쉬운 가변자본부터 정리를 시작합니다. 노동자들의 임금을 최소한으로 준 다음 이용가치가 없어지면 정리해고를 단행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엔 분자에 해당하는 잉여가치를 늘리기 위한 계획에 착수합니다. 가변자본에 해당하는 노동자들을 다 해고시켰는데 어떻게 잉여가치를 생산하냐고요? 마르크스는 자본가가 그동안 더 높은 생산력을 자랑하는 새로운 기계를 도입해서 가변자본의 필요 없이 잉여가치를 더 늘릴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2번 내용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불변자본의 생산성을 높이고 가변자본을 줄인 자본가는 잉여가치를 극대화하는 것에 성공합니다. 하지만 이내 그 행위를 목격한 다른 자본가가 잉여가치를 해당 자본가보다 더 높일 수 있는 기계를 도입합니다. 이런 패턴이 반복되다보면 결국 자본가들 중에서도 소수만이 살아남고 나머지는 이윤폭락, 대규모 실업 등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겠죠. 그래서 마르크스는 자본주의의 이러한 민낯을 깨달은 노동자들이 종국에 세상을 스스로 변혁시킬 것이라 주장했습니다.
또한 화폐에 대해서는 ‘가시적인 신’이라는 칭호를 부여하며 화폐가 모든 인간적 특징을 지우는 전도된 세계를 낳는다고 말했습니다. 화폐 이전의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이 직접적으로 생산과 거래를 담당했는데, 화폐 이후의 시대에서는 모든 상품이 화폐를 통해 값이 매겨졌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인간 대 인간의 결합이 물질 대 물질의 교환으로 바뀌면서 사람들이 모든 것을 물질만능주의로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죠. 심지어 그의 관점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자본가와 노동자가 아무렇지 않게 계약을 맺는 행위도 화폐의 물신성에 의한 현상이었습니다. 돈이라는 껍질을 벗겨놓고 보면 자본가가 노동자를 명백히 착취하는 행위인데 계약이라는 환상으로 노동자를 정당하게 돈을 주고 산다는 인식을 심어줘서 양자 간의 관계가 평등하다고 착각하며 살게 된다는 것이죠.
사회주의가 블록체인에 주는 선례
이처럼 마르크스는 산업혁명이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의 현상을 변증법적 유물론과 노동가치설을 통해 독창적으로 해석해냈습니다. 그리고 그의 사상은 실물에서 전례 없는 정치적 지각변동을 일으켰죠. 그러나 오늘날 사회주의를 표방한 국가들은 그의 바람처럼 ‘계급 없이 능력에 따라 일하며 필요에 따라 받는다’라는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마저도 쿠바를 제외하면 전부 변질된 중앙집권국가가 되거나 자본주의의 물결을 받아들여야만 했습니다. 왜일까요?
첫째로 평등을 위해 도입한 임의의 방식이 화를 불러일으켰기 때문입니다. 마르크스가 자본론을 내고 자신의 정치/경제적 이론을 설파하면서 사회주의의 단계적 정착을 제시했는데, 거기서 그가 이야기한 것은 자본주의의 붕괴->프롤레타리아 독재->공산사회로의 정착이었습니다. 여기서 공산사회로의 정착은 국가와 계급이 소멸하고 공동체끼리 알아서 능력만큼 정당하게 받는 사회를 뜻했는데 이 과정이 한 번에 이루어질 수 없었으므로 과도기적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프롤레타리아 독재였습니다. 자본주의의 잔재를 없애고 노동자가 완전히 적응하기 전까지는 노동자가 사회의 주인으로 참여하면서 국가가 생산수단을 관리해야 된다는 정치적 이론이었죠. 그런데 막상 현실에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적용시켜서 생산수단을 국가에게 맡기니 그의 이론과는 다르게 관료가 부패하기 시작합니다. 그 원인은 간단하게 인간 근원의 본성이나 당시의 특수한 시대적 상황 등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최초의 공산사회주의 국가를 수립했던 레닌이 도입한 방식 중에 ‘민주집중제’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이 제도는 투표 대신에 자신의 의견을 직접 개진해서 협의를 통해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인데요. 어떻게 보면 오늘날 선거제도가 비판받는 이유 중 하나인 ‘형식상의 1인 1표’를 잘 공략한 직접참여 제도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민주집중제를 채택하자 점점 의결권이 강력한 소수에 의해 여론이 조성되면서 마찬가지로 변질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나중에는 민주집중제가 정적을 제거하는 효과적 수단으로까지 자리매김하게 되었죠.
둘째로 지나친 원칙에 입각한 사상이 교조주의를 조장했기 때문입니다. 교조주의란 합리적 사고 없이 하나의 신조만을 고집하는 현상을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들이 이렇게 되었던 이유는 애초부터 마르크스의 이론을 현실화시키려했었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그들은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이 행동은 마르크스의 이론과 어긋나는 것인가’를 늘 염두에 두고 움직여야 했습니다. 실제로 이런 그들의 생각으로 인해서 제도의 경직성이 초래되었고, 조금이라도 어긋난 부분이 생기면 그 문제로 인해 논쟁하고 정적을 처단하느라 시간을 소비해야 했습니다. 마치 조선시대에 상복을 몇 년 입을 것인가를 두고 싸운 예송논쟁처럼 말입니다.
항상 전환기에는 새로운 사상과 관념, 그리고 그것이 실물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느냐에 따라 다음 사회로의 이행에 대한 성패가 갈립니다. 하지만 사회주의는 위와 같은 이유로 결국 실패하게 되죠. 블록체인 또한 4차 산업혁명으로 가는 길목의 열쇠 중 하나로 지목되는 만큼 사회주의가 겪었던 선례를 잘 새겨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보여집니다. 혹시 블록체인의 철학과 관련된 탈중앙화를 위해 올바른 방식을 개발하고 있는지, 그에 따라 납득할만한 충분한 시뮬레이션을 돌려봤는지 검토해 보아야 합니다. 사회주의를 염원하던 시대에서는 이 시뮬레이션을 실물에 직접 돌려 보아야 알 수 있었기 때문에 굉장한 리스크가 뒤따랐지만, 다행히 블록체인 세상에서는 이 실험을 실물이 아닌 디지털을 통해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만큼 비교적 적은 리스크 속에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빠르게 돌려볼 수 있는 것이죠. 네트워크 참여자들은 그런 장점을 잘 살려서 최대한 안정적인 블록체인 컨센서스를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블록체인이 모든 걸 해결해 줄 것이라는 생각을 배제해야합니다.만약 이러한 현상이 심화된다면 나중에는 ‘블록체인이 아닌 것’이라는 이유로 의미 없는 논쟁을 해야 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블록체인은 분명 금융 분야를 필두로 한 몇몇 분야에서 확실한 쓰임이 예상되지만, 모든 분야에 블록체인의 ‘탈중앙화된 투명한 공개원장’이 적용될 것이라는 생각은 옳지 않습니다. 전환기에 성공적인 정착에 실패한 사회주의를 보면서 블록체인의 네트워크 참여자들은 이러한 교조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주의가 추구하려했던 본래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마르크스가 처음에 생각했던 사회주의는 공동체주의에 입각한 자율적인 공유경제체제였습니다. 여기에는 더 이상 국가도 필요 없고 노동자는 딱 필요한 만큼만 일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만 그 사회를 실현시키기 위한 수단을 잘못 설정했기에 몰락의 길을 걸었던 것이죠.
재미있게도 최근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그가 말했던 공유경제체제의 초창기 모습이 보이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숙박 공유 서비스 기업인 ‘에어비앤비’인데요. 에어비앤비는 숙박업을 운영할 집을 직접 사지 않고도 집을 가지고 있는 주인을 숙박수요자와 연결시켜 이윤을 창출하는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에어비앤비는 집주인에게 숙박비에 대한 효율적 이윤을 제공하고, 숙박수요자에게는 다른 전통업체보다 값싼 숙박비를 제시합니다. 하지만 에어비앤비는 현재 복잡한 수수료 절차, 결제 시스템의 불합리함 등에서 오는 숙박수요자들의 불신감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블록체인은 지금의 불완전한 초창기 공유경제 모델을 한 단계 더 발달시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컨대 숙박업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게 된다면 에어비앤비식의 공유경제보다 한 층 더 발달한 자율적 네트워크를 도모할 수 있습니다. 숙박수요자와 집주인의 장부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복잡한 수수료 절차를 간단히 끝낼 수 있고, 각국 고유통화로 인해 비효율적인 결제를 해야 했던 부분은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경제로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사진만 보고 해당 집을 찾아갔다가 사기를 당한 숙박수요자의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데, 이 경우에도 블록체인을 통해 보상 및 제재 매뉴얼을 명확히 기록한다면 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현대사회는 마르크스가 생각했던 양상과는 매우 다르지만 자연스럽게 공유경제의 생태계를 확장시켜 나가고 있습니다.
노동가치설은 무조건 옳은 것인가
지금까지 공유경제라는 측면에서 오늘날 마르크스 사상의 단면이 남아있는 것을 확인해보았습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좋든 싫든 마르크스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그가 파고 들었던 노동가치의 본질에 있습니다.
‘나는 회사에서 맨날 야근하면서 일하는데 왜 돈을 이것밖에 못 받는 거지?’
‘저 사람은 누가 봐도 명백하게 일을 열심히 안하는데 나보다 어떻게 돈을 더 많이 받는 거지?’
‘스팀잇에서 글 엄청 열심히 썼는데 나는 0.1$받고 저 사람은 몇 줄 대충 써놓고 100$를 받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쯤은 본능적으로 생각하게 되어있는 문제들입니다. 그리고 인류가 이런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지 않는 이상 마르크스의 이름 넉자는 어디선가 분명히 거론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불과 5년 전에 주류경제학파였던 토마 피케티가 ‘21세기 자본’이라는 책을 들고 나왔을 때 사람들은 그가 자본소득과 노동소득의 격차심화를 다룬다는 이유만으로 마르크스학파가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마르크스는 노동가치설의 정점을 자신의 손으로 일구어낸 인물이었기 때문입니다.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정점은 곧 내리막길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19세기 중반 이후의 경제학자들은 그 무렵 새로운 고민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분명히 사람은 능력과 필요에 따라 정당한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으면 위에서 설정해 놓은 명제처럼 반드시 부당함을 느끼게 되어 있습니다. 문제는 이 모든 명제가 노동가치설‘만’으로 명쾌하게 설명될 수 있냐는 것입니다. 이미 애덤 스미스, 리카도 때부터 발판을 다져놓고 마르크스가 끝장을 본 노동가치설로는 더 이상 기존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르크스 이후의 경제학자들은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나갔고, 19세기 중반 이후가 되면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합니다. 오늘날 오스트리아학파의 조상 격이 되는 인물과 현대경제학의 기틀을 다진 인물이 바로 이 집단 속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경제학사에서는 곧 이 집단을 한계효용학파로 명명한 뒤, 경제학의 첫 번째 혁명으로 알려져 있는 한계혁명을 주도하였다고 기록합니다. 암호화폐의 근간이 되는 원리 중 하나죠. 다음시간에는 이 한계효용학파의 선구자들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SH
참고문헌
Socialism and the blockchain
토드 부크홀츠 저, 이승환 역,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김영사
칼 마르크스 저, 강신준 역, 자본Ⅰ-1, 길
토마 피케티 저, 장경덕 역, 21세기 자본, 글항아리
https://cointelegraph.com/explained/the-sharing-economy-explained
경제사상사를 통해 보는 블록체인 시리즈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 블록체인에서 다시 태어나다
KEEP!T History: 두 명의 아웃사이더가 세운 경제적 토대
KEEP!T History: 로버트 오언과 협동조합, 그리고 블록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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