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그리고 비트코인] 5. 인도와 중국, 전략의 차이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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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도와 중국, 전략의 차이 (1/2)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 3,000m 여자 계주에서는 반가운 금빛 소식이 들렸습니다. 메달 색깔이나 갯수에 연연하는 체질도 아닐 뿐더러, 한국인이라는 내셔널리즘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타자입니다만, 몇 번에 걸친 중국 팀의 반칙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달려나간 한국 대표팀을 보자니 눈가가 찡해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바둑도 그렇고, 다양한 스포츠에서 중국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보입니다.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실리(메달)를 추구하는 조금 극단적인 성향이죠. 전 이것을 중국인들의 국민성이라 보진 않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만만디가 익숙한 나라였으니까요. 그렇다기보다, 중국 공산당 1당 체제와 중국인들 특유의 배금주의에서 나온 '눈에 보이는 성과에 과도할 정도로 집착하는 성과지상주의'가 아닌가 합니다.

덩샤오핑의 '흑묘백묘론'이 이런 결과, 성과 지상주의를 극렬하게 잘 보여줍니다. 꽌시關係라고 불리는, 어찌보면 평등한 경쟁이나 개인주의와는 거리가 먼 중국의 독특한 풍습 또한 어떤 방법이든 '성공하면 해결된다'라는 중국의 현재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꽌시란 없다'라고 주장하시는 분도 계시긴 한데, 중국인의 꽌시에는 그 단계가 있고, 가장 깊은 단계인 '라오펑요우老朋友'나 '시옹띠兄弟'에 이르면 우리가 무협영화에서 보는 그 장면이 나옵니다. 복수를 위해 강호로 떠나는 친구의 가족까지 자신의 가족인양 지키는, 그런 단단한 단계 말이죠.


그 정점에 있는것이 따거大哥라 불리는 관계죠. 사진은 홍콩따거 주윤발입니다.

금이나 BTC같은 거래, 아니 넓게는 사업에 있어서도 이런 중국인 특유의 성향 - 꽌시와 관치, 그리고 배금이라는 세 축 - 은 여실히 잘 드러납니다. 일례로 금 수출입을 해금하자 마자 중국인민은행에서는 1~3위 서열에 해당하는 사람을 보내서 상하이 금 거래소를 창설합니다. 철저히 전산화된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규제 완화와 새로운 거래 방식을 도입했지요.

그 와중에, (금 거래 자유화 발표를 하기 이전부터) 중국 정부는 금 애널리스트 자격 제도를 만들고 국가 검정 자격 시험 실시를 검토합니다. 일단 행동에 나서고, 상층부와 거기에 연결된 큰 손들이 동의하면 엄청난 속도로 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사업이 추진됩니다. 이것은 일당 독재의 추진력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속도입니다.

그리고 돈에 대한 중국인의 무시무시한 열정 또한 눈여겨봐야 합니다. 일찍이 상거래가 발달하고 금자와 은자라는 실물 화폐가 발달하면서 시장경제에 대비한 튼튼한 역사적 토양이 갖춰져 있었는데, 덩샤오핑은 사회주의를 채택하면서도 이를 부정하지 않았죠. 오히려 장려했습니다. 덕분에 중국은 시장경제적 사회주의라는 재미난 사회경제적 구조를 가지게 되었죠.

2007년, 4대 민간 은행의 금 업무가 해금되었습니다. 현물 금 매매에 17%의 부가세가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 시장에 금은 100t 가까이 팔려나갔으며, 이는 2007년 '황금돼지해' 이벤트와 맞물려 순금돼지가 정말 미친듯 팔려나갔습니다. 2008년, 상하이 선물 거래소에 금이 상장되자마자 단 하루만에 일본의 금 거래량 절반 이상을 기록하며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중국 무협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금자입니다.

중국 정부는 이런 분위기를 보면서 오히려 느긋해 하는 분위기입니다. 그것은 바로 금이 갖는 '화폐 소각 효과' 때문입니다. 암호화폐의 소각은 일반적으로 보유자들에겐 호재로 작용하지요? 전체 시총을 그대로 하면서 물량을 줄이면 그만큼 액면가가 오르는 효과가 나기 때문입니다. 중국 시장에서 금이 하는 역할도 비슷합니다.

중국의 수출경제가 만든 피드백인 외환(달러) 유입을 금이 흡입하고 있는거죠. 국내에 있는 과도한 유동성이 금을 사는데 빨려드는 것입니다. 금은 이자도 낳지 않고 그 자리에서 반짝이는 것이 전부라고 말씀드린 적 있습니다. 운용 리스크도, 신용 리스크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현금으로 금을 사면, 그 산 돈은 어딘가에 재투자되는거죠. 국내에 넘치는 유동성이 부동산이나 주식에 모두 흘러들어 가면 자산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데, 중국 시장에서의 금은 거기에 대한 버퍼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주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선 비상시에 꺼내 쓸 현물까지 생기는거니, 속으로만 셰셰를 외치며 그냥 가만히 규제 없이 죽은 척 하고 있는거죠.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3조입니다. 금 보유량은 약 20,000t에 달하고요. (2017년 기준) 인민폐를 금으로 바꾸지 않을까 했던 초기 중국 당국의 걱정은 쏙 사라지고, 지금은 훌륭한 유동성 흡수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금 사랑은 대단합니다. 특히 가격이 올라야 더 관심을 갖는 점이 신기하죠

중국 민간 시장보다 더욱 강력한 손은 바로 국부펀드입니다.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약 20,000t의 금 중, 인민은행이 공식적으로 보유한 금이 4,000t입니다. 이는 중국 국부펀드CIC, China Investment Corporation가 달러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금과 신흥국 주식으로 옮겨가는 것을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 BTC 거래소는 공식적으로 금지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정책 방향이 결정되면 무서우리만큼 빠른 속도로 폭주하는 당 중심의 관치경제와 거기 맞춰나가는 큰 손들의 꽌시, 그리고 투기에 거리낌 없는 개인이 시너지를 이루게 되면 BTC는 더 이상 남아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금 자유화 과정을 보면, 향후 중국이 만들어 나갈 그림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1단계. 중국 인민은행의 금 매매 독점 종식, 거래소 경유로 이행
2단계. 금 관련 산업에 대한 참여 장벽 철폐, 개인 금 구좌 해금, 대형 상업은행의 개인 금 구좌 발매, 금 선물 상장
3단계. 금 수출입 규제 완전 철폐

현물, 특히 금 시장을 통해 중국 경제를 바라보면 국가시책으로서의 현물 자원 확보라는 국가적 전략과 더불어, 수출을 통한 경제 성장과 거기에 반드시 따라오는 인플레를 잡기 위한 물가안정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려는 당의 전략, 그리고 중국인민은행의 탐욕, 꽌시와 관치가 지배하는 중국식 '자유' 시장원리가 선명하게 시야에 들어옵니다.


현금 비율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습니다.(출처 : KOTRA CIC 보고서)

현 암호화폐 시장을 놓고 중국이 보이는 이중행보, 하나는 RMB를 출금할 수 있는 거래소를 금지시키고,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채굴장을 규제하는 것과 더불어 다른 쪽에서는 P2P 거래는 잡지 않으며, 중국 자본의 출자로 외환을 출금할 수 있는 해외 거래소 설립이나, 해외 채굴장 설립은 막지 않는 것은 중국이 그리는 전략적인 그림으로 보입니다.

BTC라는 실물을 꾸준히 중국 내부로 유입시켜서 과잉 유동성을 빨아들이는 것이죠. RMB 출금 거래소를 막은 것은 과도하게 들어온 유동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인플레이션을 조정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금'으로 중국 정부가 BTC를 바라보고 있다는 훌륭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중국의 대형 도, 소매 유통업체들이 꾸준히 Bitmain 등의 암호화폐 회사와 협업하는 것 역시 향후 암호화폐라는 시장에서 중국이 갖는 포션을 높여나가겠다는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 중심에는 BCH 세력이 존재하겠지요. BCH가 아무리 실패한다고 하더라도, 이런 중국이라는 비하인드가 있는 한 완전한 실패는 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그것이야 말로 BCH가 갖는 근원적 문제이기도 합니다... 의도를 가진 세력에 의해 주도당하기 너무 쉽다는게요...)


중국의 규제는, 모든 시장을 빨아먹기 위한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을까요?

BTC 시장은 개미들이 가세하며 조금씩 가격이 오르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거래량이 미묘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런 거래량을 보고 비관적으로 보시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하루 이틀 사이에 BTC가 멸망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BTC의 성장 후 알트의 성장이 반복되며 올 한해를 또 뜨겁게 달굴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무조건적인 펌프/덤프가 왔던 작년과는 달리 굉장히 조심스러운 움직임이 보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러고보니 Upbit와 Gopax에 Steem과 SBD가 각각 지갑 오픈이 되었다는 소식 또한 들렸습니다. EOS를 중심으로 한 EOSFinex라는 분산형 거래소 또한 준비중에 있다고 합니다. 제가 아는, 그리고 우리가 아는 정보는 이미 대부분이 낡은 정보입니다. 그렇기에 그 정보만 맹신하며 추격매수 하는 것은 고점에 물리는 결과만 낳을 것입니다.


이걸 참 갖고싶었는데 말입니다. 지금은 구할 수나 있으려나요

우리가 할 일은 그 낡은 정보들을 잘 조립해서, 제대로 된 새 정보를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그 판단의 중심에 금이라는 현물 시장의 역사와 GBP에서 USD로 넘어온 기축 통화의 역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통화의 역사와 전망에 이어, 금 시장을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코인 시장은 매우 빠릅니다. 항상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빠르고, 항상 우리가 생각한 것 보다 급격하며, 항상 우리의 전망과는 반대로 흐릅니다. 그렇기에 항상 정보를 주시하고, 조심스레 움직여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함께 움직여 나가는 길에, 그 발걸음 한 걸음 한 걸음마다. 헛된 공포에 지지 않을 용기와 더불어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깃드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젠가 미소를 띄고 금융이라는 전쟁터에서 돌아와 우리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좋은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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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중동, Show me the 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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