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와 인플레이션] 6) Let It Be Again? 자유주의의 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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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와 인플레이션] 5)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It's the economy, stupid!)

시장에 한 차례의 파도가 몰려 지나갔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큰 쓰나미의 전주곡일지, 혹은 스쳐 지나가는 파도일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BTC의 미승인 거래수는 30만건까지 육박하더니 어느새 23만건 가량으로 줄어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거래를 하기엔 하루에 처리되는 거래량을 생각한다면 터무니없이 느립니다. 수수료 또한 BTC의 가격이 올라가면서 점점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S9 마이너를 독점하고 있는 우지한이 지속적으로 이런 의도적인 Segwit 미지원 블럭을 채굴해나간다면, - 물론 스스로는 ASIC BOOSTing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왜 우리는 이러는지 다 알고 있죠. - BTC의 거래에 충분한 지장을 줄 것이며 이것이 로저 비어의 지속적인 언플과 결합한다면 큰 공포장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의 암호화폐 시장은 전체적으로 BTC의 브랜드 가치에 의존하고 있는 경향이 큰데, BCH 세력은 2인자 작전에서 벗어나 'Operation Dragon Slayer'와 같은 루머를 의도적으로 흘리고 한편으로는 독점된 채굴기를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BTC에 대한 세뇨리지라는 헤게모니를 가져가려 하고 있습니다. 탈 중앙화에 전적으로 반하는 행위이자, 향후 BTC를 비롯한 암호화폐 전반에 대한 시장의 신뢰 자체를 파괴할 가능성을 가져오게 되는 행위입니다.

과연 BTC가 무너진 후, BCH가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입니다. 탈중앙화를 목표로 하는 암호화폐가 특정한 세력에 의해 통제된다? 그만큼 큰 리스크가 어디에 있을까요. 그렇기에 최근 저는 POW가 아닌 POS나 dPOS의 방식의 새로운 암호화폐가 점진적으로 시장의 파이를 가져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아마 새로 꾸리는 포트폴리오에는 BTC는 물론 일부 포함되겠지만, Steem, EOS, ADA 등 몇몇 가능성이 있거나, 펀딩 회사가 있거나, 자생적 플랫폼을 유지할 수 있는 새 암호화폐가 상당량 포함될 것입니다. 물론 그 비율이나 조정 시기, 시장 진입 시점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할 시간이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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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저러나 제게 개인적인 악재가 생겨버렸습니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제 편집장님(마눌님)께서 잘 갖고 놀라시며 레이저 키보드와 마우스를 하사하시었는데, 쓰라는 글은 안 쓰고 에란젤 어딘가에서 총이나 쏘고 있는 시간이 점점 늘어날 것 같습니다.

저와 같이 플레이하는 또 다른 개발자는 "키보드랑 마우스 바꿨으니 KDA 1.5 넘겨야 되는거 아니냐?"는 진위판단불가적 망발성농후기담을 늘어놓는데, 겨우 1 턱걸이도 힘든 제게 1.5를 바라는건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딴 에임으로 이 험난한 에란젤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_-;;

서론이 길었습니다. 오늘은 BTC 안에서도 로저 비어라는 또 다른 생각을 가지고 또 다른 행동을 하는 팀이 있는 것 처럼, 케인지언과 그에 대한 안티테제로 나온 프리드먼에 대해 한번 생각해볼 시간을 가지겠습니다. 그들의 학설 자체를 깊게 알 필요는 없습니다만, 오일 쇼크 이후 ~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 대부분의 국가가 통화정책을 펼쳐온 기반이 되었기에 알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바로 이 시기에 만들어진 수많은 이론과 모델과 허상들이 서브프라임 이후 지금 우리의 발목을 그러잡고 있는 과거의 허상이기 때문입니다.

Theorem 6.

경제학파들도 인플레이션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갖고 있다. 경제학파 내에서도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을 옹호하는 케인즈 학파와 자유시장경제 원칙을 고수하는 고전학파로 나뉜다. 케인즈학파는 인플레이션이 생산력을 방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고전학파는 돈은 실제 경제활동에 아무런 영향력을 끼치지 못한다고 본다.

1973년. 운명의 그 해가 오기 전까지 통화량과 실업률의 법칙 - 필립스 곡선 -을 신봉하던 국가에선 통화 발행을 적당히 조절해서 인플레이션을 만들면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 기대했고, 실제로 그 '케인즈' 방식은 어느 정도 경제 안정의 효과를 거뒀었습니다.

1950년과 1960년대의 빛나는 미국의 황금기- 그들이 가장 돌아가고 싶어하는 - 는 그 때 만들어졌었죠. 실제로 킹스맨 - 골든 서클에서도 마약 여왕의 소제국 '포피랜드'는 그 시대의 황금기를 모델로 하고 있죠. 영화 외에도 다양한 미디어에서 그 시기를 추억하고 되돌아가려 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마치 우리가 그리던 1980년대의 고속성장기나, 일본이 그리워하는 다이쇼 로망처럼요. 모두가 행복했고, 모두가 부유했으며 손만 뻗으면 이루어 질 것만 같은 그런 황금기말입니다.

그리고 1973년 10월 6일. 이스라엘과 이집트-시리아 간에 벌어진 욤 키푸르 전쟁 이후 배럴당 3달러짜리 원유가 38달러로 폭등했습니다. 생산량이 증가해서 물건의 가치가 분명 돈의 가치보다 낮아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올라갔습니다. 당연하죠. 대부분의 제품 원료가 원유 그 자체나 원유의 부산물, 혹은 원유에서 나온 에너지를 기반으로 했는데 재료값이 오르니 비싸질 수 밖에요.

국가에서 아무리 지출을 늘려서 경기를 부양하려 해도, 이미 시동이 걸려버린 불황은 막을 수 없었습니다. 엄청난 물가 상승은 덤이었죠. 그러면서 대두된 것이 밀턴 프리드먼의 '신자유주의'입니다. 말들은 많이 들어보셨을 이름입니다. 예전 2차례의 민주당 정부가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였다느니, 아니면 이명박 정부가 '신자유주의 이념정부'였다느니, 생각해보면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어찌되건 가져다 붙인 것 같지만요.

지금에 와서야 신자유주의의 후유증들이 밝혀지고 있지만, 당시 신자유주의자들이 내걸었던 금융정책은 굉장히 효과적이었습니다. 신자유주의자의 거두인 프리드먼(Milton Friedman, 1976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 과 루카스(Robert Lucas, 1995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는 인플레이션은 노동자들의 실질 임금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낳는다며, 돈을 찍어내서 국가가 경기를 부양하면 수많은 거지들을 낳을 뿐이라고 정면 비판했습니다.

그리고 호황이 찾아왔습니다.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철저하게 통제된 통화량 증가정책 속에, 안정을 택했습니다. 국제수지가 악화되면 긴축정책을, 긴축을 통해 경기가 호전되면 긴축을 풀어 경제를 성장시키는 스탑-앤-고(Stop and Go Policy) 정책을 택했죠.

그 결과물이 각국의 중앙은행에 쥐어진 금리와 통화량 조절, 인플레이션 조절이라는 거대하고 무거운 고삐입니다. 그리고 세계화와 국제화라는 새로운 아젠다가 우리에게 다가올 무렵, 이것들은 무시무시한 쓰나미가 되어 우리를 덮치게 됩니다.

사실 역사적으로, 우리 인간이 안정된 국가를 이루고 통화 체계를 구축하여 백여년 이상, 길게는 2백여년 이상 안정적인 국가를 유지한 적은 없었습니다. 지금이 최초이자, 아마 마지막이 될 수도 있겠죠. 그렇기에 국가운영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경제정책 역시 완전하지 않았습니다. 시행착오를 반복해왔으며, 성공과 실패를 겪었습니다.

문제는, 앞서 포스팅에서 언급한 것 처럼 그 실패의 고통은 대부분 돈없고 힘없는 이들에게 전가되었으며, 성공의 열매는 일부 자산계층에게 대부분 돌아가버렸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글로벌 금융 위기와 자산의 인플레이션이라는 큰 줄기를 설명한 후, 저는 우리가 힘없는 개미가 아니라 건강한 하나의 경제 주체로 자리잡기 위한 투자에 대한 개념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제가 당장 특정한 코인을 얼마에 사고, 특정 주식을 얼마에 사라는 그런 조언을 드릴 수는 없습니다. 그럴 능력도 없고, 그래서도 안됩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왜 투자를 이해하고, 투자를 해야하며, 안정된 투자 수익을 거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기반이라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이 기득권들에 의해 자신들이 하면 '투자', 남들이 하면 '투기'라고 낙인찍힌 금단의 과실을 나누어 모두가 소득이라는 혜택을 나누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회복세를 보일듯 말듯 하면서 여전히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옥석을 구분하셔서 소중한 돈을 투자하셔야 할 때입니다. 적어도 1~2주 정도는 두 진영의 피말리는 싸움이 이어지겠지요. 그 시점을 냉철히 보고, 현명히 판단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판단과 결정의 중요한 시간 순간 순간에 필요한 때를 위한 작은 행운이 있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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