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_책방] 나를 사랑하는 평범하지만, 실질적인 방법 (feat 책_스몰 스텝)


나를 사랑하는 평범하지만, 실질적인 방법 (feat 스몰스텝)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자기계발의 노력을 나는 언제쯤부터 시작했을까? 부모님의훈육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 스스로 하고 싶어서 시작하게 된 노력 말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불현듯 내게 던진 이 질문 덕에 나는 그 옛날 중학교 1학년의나를 만났다. 나의 자기계발 노력의 시작은 <프랭클린자서전>을 읽고 난 이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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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그때 이 글을 읽으면서 '도덕적으로 완전한인간'에 도전하고자 하는 프랭클린이 '쿨cool하다, 멋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이었다. 나도 프랭클린처럼 실행해보고 싶었다. 작은 수첩에 내가 원하는 덕목을 만들고, 프랭클린의 계율을 흉내 내어 몇 가지 항목을 적었다. 여러 항목을 한꺼번에 실천한 것이 아니라 프랭클린이 한 것처럼 1주에 1개씩집중하려고 했다.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시도만으로도 어른이 된 기분을 느꼈고, 스스로 내삶의 주인 된 만족감을 경험했다. 그 이후로 중3 겨울방학, 고2 겨울방학, 대학교1학년 겨울방학, 29살의 겨울 등 얼마간의 시간 터울을가지고 이런 시도와 노력은 계속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거듭되면 거듭될수록 실행에 대한 만족감 보다 완벽한 결실을 맺지 못하는 나의 시도들에 대한 불만족함이 늘어났다. 불완전한 결과지만, 그 시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드는 과정임을 그 때는 이해하지 못했다.

책<스몰 스텝>을만나다



그 동안 습관에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읽었다.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환경들을 조성해 보기도 했다. 어떤 것은 습관으로 내 몸에 장착되었고, 어떤 것은 내 몸에 장착되지 않고 떠나갔다. 이런 시도와 노력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피곤하고, 피로한 일’이라는 생각이 은근히 자리잡으려할 때 책<스몰 스텝>을 만났다. 기존의 습관 책, 자기개발 책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는 이 책을 왜 그리도 많이 추천하는지 하는 의구심을 가지고 책을 읽었다.


#좋은 습관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 무엇인가?



내가 좋은 습관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이유는 그때 그때 조금씩 달랐다. 앞서 말했듯이, 중학교1학년 때는 정말 ‘성인군자’ 혹은 ‘완벽한 인격체’가되고 싶다는 환타지때문에 습관노트를 시작했다. 그 이후에는 좋은 성적/좋은학교 입학 위한 ‘자기 관리’, 조금 더 나은 인생을 살기위한 일종의 ‘자기 훈련’을 위해서였다. 어떤 이유이든 더 나은 ‘내일’ 혹은‘그 무엇’인가를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완벽하게 실행되지 않은 리스트들은 ‘오늘도 이걸 못했네’, ‘이래가지고 되겠어?’와 같은 크고 작은 실망감과 자기비난을 남겼고, 완벽하게실행한 날을 제외하고는 행복하지 않았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들이었는데, 그 노력의 시간들이 때로는 숨가쁘고, 때로는 힘들고, 재미가 없었다. 완벽하게 해 낸 날엔 기쁨이 컸지만, 나 스스로를 닦달한 피로감을 녹일만큼은 아니었다.

언뜻 보았을 때 <스몰 스텝>의 리스트들은 내가 그 동안 사용해왔던 습관 관리 리스트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내가 만든 것이더 정교하고 예쁘기까지 했다. 또, <스몰 스텝>에서 제시하고 있는 ‘작은 행동’도 내가 그 동안 시도했던 ‘작은 행동’들과도 그다지 다르지 않았다. 나 또한 ‘1분 스쿼트’, ‘10분 독서’ 이런것들을 시도했으니까… 그런데 도대체 뭐가 다르다는 것인가?



책<스몰 스텝>을 몇 장 넘기지 않아도 그 차이를 알 수 있었다. 같은 행위라 할지라도 그 의미가 달랐다.

<스몰 스텝>에서 제시하고 있는 행위의 목적은 ‘더 나은 무엇’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나에게 힘을 주는 어떤 것’이었다. 아침에 달리기를 한다고 할지라도, <스몰 스텝>의 달리기는 체력관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달리기라는 행위 자체가 나에게 에너지를 주기 때문에 하는 것이었다.

<스몰스텝>은 ‘내일을 위한 것’, ‘내일의 나를 위한 것’ 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지금의 나를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이런 스몰 스텝은 완벽하게 할 필요가 없었다. 스몰 스텝을 실행하면 기쁨이 생겨나고 삶의 에너지가 만들어질 뿐, 스몰스텝을 실행하지 못해도 자기 비난이 일어나지 않는다. 만약 실행하지 못한 항목으로 인해 스스로에게 실망감을 느끼거나 자기비난을 하게 된다면, 그 항목은 스몰 스텝으로 적절하지 않다. 혹은 내가 실행하는 스몰 스텝의 목적을 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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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측면에서 보면, 내게 힘/에너지를 주는 작은 실천 <스몰 스텝>은 감사 일기와 축복의 기도 holy 10이다. 내가 이 2가지를 매일 같이 하는 이유는 내일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다. 하지 않으면 왠지 허전하지만, 하고 나면 충만한 에너지가 내 마음에 가득하기 때문이다.


박요철 작가가 주장하는 <스몰 스텝>은 ‘지금의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자, 내가어떤 사람인지 발견하고, 그 ‘나를 돌보는 행위’이다. 방법은 평범하지만, 실질적이다. 그리고 아름답다. 나를 어떻게 사랑해야 할 지 모르겠다면, 지금의 나를 위한 작지만 아름다운 행동을 반복하면 된다.

#구슬은 꿰어야 보배가 되고, 점들은 서로 이어야 선이 되며, 습관은 기록해야 지속하게 된다.



좋은 습관들, 장착하고 싶은 습관들을 꾸준히 실행하기 위한 여러 방법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다. 혼자하는 것 보다 함께 하는 것을 더 선호하는 나는 친한 친구와 함께 ‘의무감’이 아닌 ‘재미’의 방식으로 작은 습관 만들기를 시도했었다. 이름하여 <작심삼일프로젝트>. 방법은 이랬다.

  1. 목표 행동 3가지를 선택한다. 목표 행동은 매일 측정 가능해야 한다.
  2. 목표 행동을 하고, 인증 사진을 보낸다.
  3. 연속 3일 실행했을 때, 상대방으로부터 ‘참 잘했어요’ 칭찬도장을 선물 받는다.
  4. 목표 행동은 3일에 한번씩 바꿀 수 있다.
  5. 10개의 도장을 먼저 받은 사람은 상대방으로부터1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는다.


어찌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이 방법으로 작은 습관 만들기를 시도했다. 그 중에 어떤 습관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반면, 어떤 행동들은 3일에 한번 꼴로 다른 행동으로 교체되었다. 6개월 동안 꽤 재미나게 실행했지만, 어느 날 갑자기 특별한 이유도 없이 우리의 <작심삼일 프로젝트>는 중단되었다. 특별히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동시에 말이다.

사실, 이 방법은 그렇게 나쁜 방법은 아니었다. 어쩌면 꽤 괜찮은 방법이다.

  1. 목표의 구체성: 목표 행동은 측정 가능하고 사진 인증이 가능한 매우 구체적인 것이다.
  2. 행위에 대한 피드백: 습관 목표 치고는 피드백이 빠르다. 목표 기간이 3일인탓에 피드백 또한 3일에 한번 꼴로 있다. 다시 말해 딱 3일만 참고 하면 된다. 첫날은 처음 시작이라 ‘마음을 가다듬고’ 하고, 둘째 날은 ‘하루만더 참으면 된다’하면 되고, 셋째 날은 ‘오늘만 하면 되니까’ 쉽게 한다.
  3. 보상과 재미: 재미요소도 있다. 3일에 1번 꼴로 받게 되는 ‘참 잘했어요’ 칭찬 도장1달에 1번 꼴로 받게 되는 선물이 그것이다. 상대방이 연속으로 칭찬 도장을 받고 있는데, 내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한다면, 은근 경쟁심이 생겨서 더 잘하고싶어 진다. 혹시라도 1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게 되면, 또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나름 짜임새 있는 이 방법이 왜 뜬금없이 중단되었을까?

나는 이 의문을 책 <스몰 스텝>과 저자 박요철님의 이야기를 통해서 짐작해 볼 수 있었다.

저자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이러하다.

저자는 세 줄 일기를 꾸준히 쓰고, 주말쯤 한주간의 세 줄 일기를 리뷰하곤 했다. 그 행동이 어마어마한 변화를 가져온 것은 아니었지만,혹시나 하는 마음에 그 내용을 엑셀로 옮겨 적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신에 대한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발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작가는 스스로 ‘혼자있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 작가가 에너지를 얻는순간은 ‘만남과 소통, 교감 있는 대화’였다. 또 평소 조용하고 얌전하지만,가족들에게 한달에 2번 꼴로 무섭게 화를 내고 있었다.


만약, 우리가 그 때 1달에 1번씩 혹은 2달에 1번씩이라도 선물을 주고 받을 때, 1달 혹은 2달간의 우리 활동을 기록하고 리뷰했으면 어떠했을까? 내가 어떤 습관들을 지속하고 있고, 어떤 습관들은 3일을 채우지 못했는지, 내가 하기 싫어하는 행동의 특징과 하고 싶어하는 행동의 특징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분석했다면조금 다른 결론을 맺지 않았을까?

그 분석들을 통해 내가 선호하는 행동 특징들을 발견하고, 나에 대한이해가 넓어졌을 지도 모른다. 또, 잘 실행되지 않는 행동들의 패턴을 살펴보면, 생각하지 못한 통찰을 얻어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만약에 그런 분석들이 우리에게 의미있게 다가왔다면, 우리는 <작심삼일 프로젝트>를 더 소중하게 여겼을 것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유희, 재미, 성장의 기회로 활용했을 지도 모르겠다.


나를 위한 작은 행동들은 아름다운 구슬이다. 그 작은 행동들에 대한 충실한 기록들은 ‘내가 누구’인지 말해준다. 작은 행동들을 기록하는 것은 구슬을 꿰어 보배를 만드는 일이다. 그 보배가 어떤 모양일지는 구슬을 꿰어봐야 안다. 작은 행동의 반복과 그 행동을 기록하는 것, 그리고 그 기록이 의미하는 바를 발견하는 것은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아름다운 스몰 스텝을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나에게 박요철 작가가 <스몰 스텝>으로 선물한 메시지는 2개이다.

  1. ‘지금의 나’에게 에너지를 주는 스몰 스텝이 나를 사랑하는 방법이자, 나를 행복하게 한다.
    --> 그러니, 지금의 나를 돌보기 위하여 스몰 스텝을 하자.
  2. 목표 행동을 기록하고, 그 기록의 의미를 이해할 때, 또 다른 나를 발견하게 되고, 그 행동은 지속될 수 있다.
    --> 그러니, 습관을 기록하고, 패턴을 분석하자.**

마지막으로 작가의 글을 인용하며 글을 맺는다.

‘점을 잇는 삶’은 대단한것이 아니다. 오늘 당장 내 마음을 끄는, 좋아하는 일에최소한의 시간을 내는 것이다. 내게 주어진 아주 작은 일과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그것이 어디로 연결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일과 사람에 집중하면변화와 진보가 시작된다. 그리고 결국엔 깨닫게 된다. 그경험이 또 다른 경험을, 그 사람이 또 다른 사람을, 그도전이 또 다른 결과로 이어진다는 것을. 나는 그것이 ‘진짜살아있는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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