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서 처음으로 고산 지대에 가게 되니까 걱정이 많다. 원래 두통이 잦은 편이고 저질 체력이다보니 반드시 겪게 되는 차량의 꼬불 꼬불한 운행 때문에라도 멀미로 개고생하지 않을까 두렵다. 거기 운전사들 굉장히 터프하다고 한다. 예전에 유럽여행때 꼬불꼬불한 드라이브때문에 메슥거리는 거 억지로 참느냐고 혼났다.적어도 일행들에게 민폐를 덜 끼쳐야 할텐데 몸이 불편하면 무의식적으로 짜증 나는게 인간 본성이다. 혹시 차 안에서 토하면 쪽팔리다.
일반 고도에서 기압이 750mmHg, 4,000m정도의 고지대 기압이 대략 450~ 550mmHg정도 되니까 최대 40%정도의 감압 상태를 경험하는 것이다. 이게 어떤 의미냐면 1기압에서 마시는 산소 40%정도가 줄어들면서 무기력증, 두통,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이 발생하다가 심하면 폐나 뇌에 물이 차는 증상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체질따라서 다르지만 급작스런 고도 변화에 우리 몸이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인데 델리에서 바로 대략 3,500m 높이의 레로 항공편을 이용하니 몸 적응이 느린 사람이라면 쉽게 겪게 될 수 있다.
증상이 온다면 몸을 활짝 펴고 심호흡을 하는 습관을 들이고, 산소를 최대한 마시고 몸에 골고루 퍼지도록 해야 하니까, 천천히 움직여야 하고, 사진 찍으려고 몸을 쭈그리는 등의 움츠린 자세를 삼가하는 게 좋다. 물을 자주 마시면서 소변 배출을 자주 하고 모자를 반드시 착용하여 따뜻하게 하란다.
어떤 셀파의 꿀팁이라고 하는데 이 셀파 앙증맞다.
도착지 보다 더 높은 곳의 대략 100m 를 더 올라갔다가 다시 100m를 내려오면 기압이 낮아지기 때문에 고산병이 발생되지 않음
이게 뭐람? 이미 고산병이 걸렸는데 어떻게 100m를 올라간담?
인터넷에 떠도는 처방을 모두 정리해 두었다.
- 양약 처방으로 아세타졸 아마이드가 가장 효과적인데 이뇨제여서 장시간 차량 운행시 고생 할 수 있다고 한다. 미리 복용하라고 많이 추천하는데 나는 준비만 해간다.기타 비아그라, 아스피린, 소화제 계통 등이 있다. 비아그라나 아스피린은 아마도 혈액순환을 촉진시키려는 의도일 것이다.
- 한약 처방으로 주로 심장 강화와 수액 대사 조절에 관련된 약재(계지, 복령, 백출, 인삼, 황기)로 구성된 것을 추천한다. 영계출감탕, 진무탕 등이 있는데 진무탕의 경우 과거 사약에 자주 사용된 부자가 들어가 있다. 물론 잘 쓰면 약이다. 이거 한방에서 극 허약자들의 기력을 회복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 에센셜 오일로 페퍼민트, 레몬, 유칼립투스, 라벤다, 생강, 타임 등이 이용되는데 한약 처방과 유사한 관점이고 고산병 증상(두통, 소화불량, 어지러움)에 초점이 맞춰진 아로마들이다. 손수건에 농축 아로마 오일을 몇 방울 떨어뜨리고 수시로 냄새 맡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아로마는 산소를 생산하는 식물의 정수이니 상쾌한 향기를 마시면 몸속에 산소를 실어다 주지 않을까?
아무쪼록 아무일 없었으면 좋겠다.
라다크 여행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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