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터키우기 vol.4] "To win or Not to win, That is ques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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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나: 학교에서 별일 없었니?
한터: 짜증나 죽겠어요.
지가 먹던 아이스크림을 내 의자에 떨어뜨려서 내 바지에 다 묻었어요.
사과도 안하고 장난이래요.
점심때는 화분에 물주는 조리개로 내머리에 물준다고 뿌렸어요.
머리는 금방 말랐는데 옷이 축축해서 화가 계속 났지만 장난이라니까 꾹 참았어요.

(학교폭력이다. 시작됐다.)

나: 한터야. 엄마말 잘들어.
지금부터 학교에서 선생님이 계실때와 안계실때를 구별해서 사는거야.
선생님이 계실때는 하던대로 하고 선생님이 안계시면 엄마가 하라는대로 해.
이제부턴 복도계단에서 뛰어도 되고 욕을 해도 돼. 원래 그렇게 하는거야.
너 한테 장난치는 애들 내버려 두면 안될꺼 같아.
그리고 이 쵸콜렛 네 짝꿍주고 우리엄마가 '너 봤는데 예쁘다고 하더라' 그말 꼭 해.

(심장이 터질꺼 같다. 내아이가 학교폭력에 시달린다. 그러나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지금 지면 어른이되어서도 이 사회에서 못버틴다.)

며칠뒤..

한터: 자꾸 남자애들 셋이서 때리고 도망가서 짜증나죽겠어요.
두명까진 괜찮은데 셋이니까 쫒아갈 수도 없고요.

때리는것도 맞는것도 싫어서 태권도를 배우지 않은 한터는
달리기도 축구도 잘 못하지만 어릴때부터 할머니와 선생님들 어깨 안마를 하느라 손힘이 세다.
팔씨름하면 다 이긴다.

(싸움의 기술을 가르켜야겠다.)

나: 한터야. 이제부터 잘 기억하고 써먹어.

1.여자와 아이는 건드리면 안돼.
몸에 터치없이 아무리 짜증나도 겁만 주는거야.
겁만 주면 다신 못덤벼. 때리면 맞고 욕만던져.

2.남자애들은 먼저때리지 말고 기다려.
상대가 때리면 같은곳을 걔가 때린힘보다
무조건 세게. 이왕이면 온 힘을 실어서 때려.
한번만 아파보면 못덤벼.
셋이상이 덤비면 한번에 한놈만 때려.
이게 원칙이야.

3.열번쯤 네힘으로 싸워보고
진짜 진짜 안되겠으면 엄마한테 넘겨.
대신..엄마가 나서면 그애는 이사가야해.
친구가 아무도 없는곳으로.
그러니까 네가 싸워보는거야.
방법은 엄마가 이제부터 가르켜줄께.

그때부터 시작된 일년간의 전쟁.
매일 벌렁대는 심장과 늘어가는 짜증난 학교생활.

학교방과후 끝난시각..

나: 선생님 한터가 학교폭력에 시달려요. 별일없어요?
로봇샘: 어쩐지..남자애들 4명이서 낄낄대고 한터는 몹시 표정이 안좋더라고요.
나: 선생님. 애들 모여있으면 혼내주세요. 한터 좀 잘 지켜봐주세요. 특히 별명 못부르게요.
로봇샘:걱정마세요. 어머니. 우리 한터 제가 지킬께요.

(눈물이 난다. 자꾸..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 있다.젤 앞에서 놀리는애가 누구였더라..아. 상명이.....그 엄마 전화번호가 어디있었는데...)

나: (울먹이며)상명이엄마! 자기아들이 울아들 놀리는데 앞장서 있대.
제발 말려줘요. 이름부르게 해줘. 몰려다니며 놀리지도 말고. 부탁해요.
상명맘: 어머나......몰랐어요. 우리애가 작아서 자꾸 놀림을 당해서 검도를 시켰는데..

놀릴상대가 나타나니까 앞장을 서는구나...............
(엉엉 운다)

우리애가 요즘 사춘기에요. 내가 단단히 혼구멍을 내놓을께요.
미안해요. 한터엄마. 맘고생이 심하겠다.

며칠뒤.

한터: 자전거 타고 도망가면서 때리면 어떻게 해요?

(이런 비겁한 새끼를 봤나)

나: 걔..달리기 못하지? 일단 작은 돌을 집어. 자전거 바퀴를 맞추는거야.
한터: 넘어져서 다치면 어떡해요?
나: 그정도로 안다쳐. 한번만 넘어지면 다신 너 못때려.

자전거를 쫒아다니다 달리기가 늘었다.
체육대회에서 달리기1등 도장을 받아왔다.
그래. 잘됐네.
서서히 끝이 보인다.

그렇게 짜증이 줄어가던 어느날..

한터: 글쎄 오늘 칠성문구점 앞에서 어떤 중학생누나 둘이서 2천원을 빌려달래요.

(헉. 삥뜯는거다. 이것들이..)

나: 그래서 어쨌어?
한터: "제가 언제 누나들을 또 만날 줄 알고 빌려줘요?" 이러고 그냥 집에 왔죠.

(캬. 역쉬 우리아들. 짠돌이)

나: 그 칠성문구사장님이랑 너 친하지? 전화번호 줘봐.

나름 무섭게 생긴 아저씨가 사장님이다. 칠성문구점에 전화한다.

나: 한터라고 왜 인사잘하는 5학년짜리 아이 아시죠?
사장님: 아예. 한터 반듯한 아이죠. 잘압니다.
나: 요새 그 문구점 앞에서 중딩들이 코묻은 초딩들 돈을 빼앗는다고 하네요.
가게 안에만 계시지 말고 밖에 자주 어슬렁거려주세요.
사장님: (깜짝놀라며)그래요??? 이노무새끼들 제가 혼낼께요. 걱정마세요. 어머니. 아예 하교시간엔 나가 있을께요.

매일 인사하는 외국인노동자들에게도 당부해둔다.
'하이'인사하는 한터가 보이면 별일없나 잘 봐달라고.
경비아저씨들에게도 당부한다. 다른동네애들이랑 한터가 함께 아파트에 들어오면 다른애들은 꼭 쫒아달라고.
음...또 누가 있지? 아. 미술방과후.

나: 선생님. 한터가 요즘 왕따래요. 안믿어지시죠?
미술샘: 어머나. 그래요? 우리반엔 5학년이 둘뿐이어서 몰랐어요. 둘인 잘 지내거든요.
나: 둘이 있을땐 안그러는데 셋만 모이면 그러네요.
미술샘: 방과후미술을 5년씩 하는애들이 없어서 한터는 제 자식같아요. 제가 잘 돌볼께요. 그나저나 어머니는 훌륭한 어머니세요.
나: 제가요? 왜요??
미술샘: 제가 미술수업을 십수년째 하는데요. 팔레트에 부족한 물감을 짜서 보내는 어머니 처음 봐요. 5년간 한결같이 너무 대단하세요.
나: 아니..물감이 없으면 그림을 어떻게 그려요? 그럼 다른애들은 어떻게 하나요?
미술샘: 물감이 떨어지면 제가 문자로 보내달라고 하고 가져오면 제가 일일히 짜주죠.

(아무도 미술수업용 팔레트에 부족한 물감따위를 신경쓰지 않는다. 이세상에 나 하나면...내가 정신병자다. 이런세상에서 살아남으려면 조심해야해. 암.)

이제 한터는 어떤 상황에 닥쳐도 끄덕없다.
상처가 한두개면 오래가지만 수백개면 오히려 단단해진다.
답은 정해져 있다.
그나저나 작전은 모두 먹혔지만 드러나지 않을뿐 아이들의 으르렁거림은 꾸준했다.
단지. 한터의 짜증이 사라졌다.
최강의 비비탄총을 장착하고 룰루랄라 '초딩해방군'이 되어 주변동생들과 동네놀이터를 접수하기 시작했다.
그럼 된거다. 곧 졸업이니까....

그나저나 단지 짜증만 잔뜩 있었던 그 세월을 스스로 왕따인줄 모르고 지났던 한터가 이글을 보면 놀라는거 아냐?
ㅋㅋㅋㅋ


지난얘기

댓글알바 @sochul 추가사항

'한터는 제대로 졸업했을까요? 내일 이 시간 한터키우기 마지막편으로 이어집니다.'
마스터께서 광고해 놓으라하셔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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