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스티미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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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팀잇 8개월 차, 3人 3色

이 부분은 픽션임을 먼저 밝힙니다.


비사이로 막가 씨는 평생 앞만 보고 달려온 워크홀릭이다. 당연히 아이와 보낸 시간도 적다.

도쿄 중심가에서 살며, 무엇보다 스스로 이뤄냈다는 자부심도 높다. 그런 그에게 사유재산권과 자유민주주의는 양보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이다. 다른 이들의 삶에는 큰 관심이 없고, 평소 SNS는 지인과만 소통한다.

그는 코인투자에 빠져 부족한 정보를 검색하는 와중에, 작년 가을 스팀잇에 가입했다.

대세글을 눌러본다. sweetssj의 글이 가뿐하게 수백$을 찍으며 매일 올라온다. '오 여행기를 잘 적으면 수백$도 가능하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글을 쓰면 스팀을 준다고 하니, 시간 나거나 코인이 횡보할 때 글을 써봐야지 생각한다.

어떤 태그를 써야하는지도 잘 모른채 글을 적었다. sweetssj처럼 될 수 없다는 것을 금방 직감하고 잠시 충격을 받는다. 보상도 댓글도 택도 없이 적다. 점점 스팀파워의 중요성을 실감한다. 그 몇몇은 사실상 만들어진 스타가 아닌가하는 느낌도 받는다.

인기글 및 그 댓글들을 접하면서 나름 공들인 것이란 걸 깨닫게 되자, 더 많은 공감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정성스런 포스팅과 댓글을 올린다. 피드백하는 재미도 생겨나고, 나름 문체를 보며 글쓴이의 심정까지 이해해보려 한다. 그는 평소 서점의 수많은 책들을 보며, '사람들은 정말 할 말이 많고 고민이 많았구나'라고 간접적으로 느끼고는 있었지만, 바쁘게 달리기만 하다보니 그들의 생각을 진정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을 한 적이 없었다. 왜 책을 내면서까지 이렇게 그만의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일까 같은...그에게는 그저 지인들과의 관계만으로도 충분히 바쁘고 복잡했기에.

재미를 붙이고 스팀파워를 늘려볼까 하던차에 그는 짜증이 좀 났다. 지나치게 편향된 정치글을, 심지어 보팅봇으로 대세글에 버젓이 올려놓아 모르고 읽었다. 같은 글로 하루 수십번 도배하는 사람, 다중계정으로 여러사람 행세를 하며 버젓이 많은 보상을 받아간 사람 등등의 이야기를 보며 처음으로 뮤트 기능을 사용해본다.

하지만 뮤트를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생각도 든다. 현실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적당히 어울리며 살아가는데, 탈중앙화/분산화를 추구하는 이 곳에서 더더욱 닫혀있지 않고 오픈 마인드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선정성 스팸 계정을 제외하고 뮤트를 모두 푼다.

보기 싫은 글들이 올라와도 이제는 그러려니 한다. feed만 보면 이런 일이 없지만, 새로운 글들을 발견하기 위해 최신글을 읽어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겪게되는 현상이다. 좋은 것을 얻으려면, 싫은 것도 좀 받아들여야 하는 법인가보다 생각한다. 그는 이제 자신의 기준과 다른 웬만한 글, 스팸글을 봐도 거의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선입견을 가졌던 몇몇 계정들에서 유용한 글들이 자꾸 보인다. 성향이나 과격한 태도는 꺼리는 부분이지만, 그 계정글 모두가 싫은 것은 아니란 걸 느낀다. 그의 기준에 의한 것이긴 해도, 좋은 글을 좋게, 비판 글 또한 유익한 측면이 있다면 인정하고 보팅도 한다.

가끔 갓 가입한 뉴비의 글에서 보이는 실수, 마크다운의 허술함 등을 보면서 흐뭇하게 웃기도 하고, 그 안에 좋은 내용이 담겼다면 팔로우하고 댓글을 단다. 스팀잇에 조금 더 즐겁게 적응해 나가길 바라는 마음, 나에게도 유용하거나 즐거울 다양한 포스팅을 해주었으면 더 좋겠다는 그런 바램과 함께 말이다. 그렇게 리스팀이나 보팅을 했던 뉴비가 어느 덧 그의 명성을 앞서가고, 인정받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고, 그도 좋은 소재거리를 고민한다.

관심분야 외에도 자연스레 접하는 카테고리가 좀 늘었기에, 스팀파워를 올려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좋은 글을 읽고 보팅도 못해주면 미안한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그는 스팀잇 활동을 통해 코인 등의 심도 있는 투자정보를 습득할 뿐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입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웠다.


물아까와 쓰지마 씨는 평생 소설, 그림에 매달려왔다. 그는 부인, 아이와도 별거중이다.

이상주의자를 자처하며 대중영합적 작품을 쓰지 않는 그는, 자의와 무관하게 시코쿠의 산골마을에 살고 있다. 자신이 작품에 투입한 시간을 생각했을 때 너무 보상이 작다고 생각하기에, 자연스레 사회의 분배구조에 불만이 높다. 그에게 자본주의란 억압에 가깝다.

그는 작가로서의 벌이가 시원치 않던 차에, 생각의 가치에 적절한 보상을 한다는 말을 듣고, 작년 가을 스팀잇에 가입했다.

평소 그가 써오던 소설의 일부를 스팀잇에 올려본다.

'0.02$', '0.23$', '1.02$'...

몇 건 올려보고 실망해서, "스팀잇은 망할거다. 이대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 내가 수십시간 고민해서 올린 글이 이 정도 보상이라면 과연 어떤 작가가 오겠는가? 더군다나 보상기간도 1주일에 불과한데 말이지."는 내용의 포스팅으로 스팀잇 커뮤니티 전체에 광역 어그로 도발을 한다. 물론, 비사이로 막가 씨 같이 비판도 수긍하는 스티미언들은 이미 많기에 오히려 그 글은 대세글에 올랐다.

그는 뒤늦게 여러 사람들의 글을 많이 보고 피드백을 해보게 된다. 하지만 순수하고 전문적인 작가들이 많이 들어와서 좋은 소설, 연재글, 그림 등을 많이 올려줘야 스팀잇이 발전하는데 스팀파워가 높은 사람의 평범한 글보상이 대체로 훨씬 높다는 사실을 비판하고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낮게 보는 그 마음은 그대로다.

점차 더 많은 글들을 보면서, 자신의 글만이 고급지고 높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조금 깨달았다. 다들 바쁘게 살면서 자기만큼 치열한 고민을 하고 살고, 나름 특정 분야의 전문경험이나 일상의 소중한 경험 등에서 쌓인 유익한 글들이 많다는 것에 놀란다. 꼭 글쓰기를 공부하고 완전한 형식을 갖춘 글이 더 고급지다는 생각은 다소 버렸다. 그래도 그렇게 형식을 갖춰나온 글에 더 감동을 느끼는 것은 인지상정인 듯 하다.

초기에 그는 선의를 베풀지 않는 고래는 악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이었지만, 성장기 스팀잇에 있어서 투자 목적으로 들어온 사람들도 많이 필요하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는 것으로 마음이 바뀌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그렇게 컨텐츠 위주의 시스템을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하다.

하지만 코인도 조금 공부하고, 타인의 전문 혹은 일상경험에서 오는 글들도 조금 읽어보려고 오늘도 노력 중에 있다.

보통 온라인 활동을 많이 하면 현실에서의 감각이 떨어진다고 타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오히려 그는 스팀잇 활동을 통해 그의 부러질 것만 같던 자존감은 많이 버리고, 타인에 대한 이해도가 늘어 좀 더 편안한 글을 쓰게 됐다.


교(=今日, 오늘) 씨는 '내일 할 일을 오늘 할 필요는 없다'가 인생 모토인 소규모 자영업자다.

별 다른 꿈 없이 도쿄 근교 작은 마을에서 하루벌어 하루살고 있다. 자신의 성장에 관심이 적어서인지, 아이들과 격없이 잘 놀아주어 아이들만은 그를 잘 따른다. 비슷한 사람들이 그 마을에 모여서인지는 몰라도, 서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도 많이 한다.자신은 안분지족 스타일이라고 생각하고 현실을 받아들이고 산다. 그렇다고 그가 사회 돌아가는 현상에 대해 이해도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 경험해보면 관심이 줄어들듯이, 어린 시절 그는 도쿄 생활에 일찍 지쳤으며, 여행경험과 책읽기를 통해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있기에 오히려 초월해 있는 상태이다.

그는 놀면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에 끌려 스팀잇에 작년 가을 가입했다.

당시에는 스팀달러가 2만원대까지 치솟기도 해서 여행을 즐기면서 디지털노마드를 꿈꾸는 자신에게 아주 최적화된 블로깅 플랫폼이라 생각했다.

흥미롭고, 당장의 생활을 위한 벌이수단으로도 괜찮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가입 초기임에도 스팀잇 시스템을 부지런히 공부했다. 이미 현실사회를 초월한 그의 풍부한 경험에서 오는 소탈함이 있고, 스팀잇에는 디지털노마드를 꿈꾸는 이들이 꽤 많기에, 서로 공감하면서 편하게 많은 이들과 즐겁게 교류하고 있다. 진정성 있는 여행기 뿐 아니라, kr-gazua와 kr-title 태그까지 넘나들며 다양한 포스팅을 한다.

이미 가게는 문을 닫게 생겼다. 원래부터 그랬지만, 스팀잇에 빠진 뒤로는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스팀잇에서 인기인이 되어가면서 어느 정도 보완이 되고 있어서 나쁘지 않다. 이렇게 희로애락을 공유하며 편한 시간을 보내면서 부수익을 지속하면서 평화롭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 그에게 유일한 걱정은 스팀잇이 망하는 것이다. 늘 스팀잇이 잘 되었으면 하고 바라고 있다. 사소한 언쟁이 생기거나, 큰 논란이 불거질때면 늘 그런 고민에 휩싸인다. 가능한 평화로운 방향으로 사태를 마무리 지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싸우던 말던 갈 길은 정해져 있는 건데 굳이 안 싸웠으면 싶다. 도쿄의 생활에서 벗어나면서 느낀 삶의 지혜다. 나 하나 그곳을 나왔다고 해서 달라질 것도 없고, 세상은 늘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안다. 스팀잇이 잘되면 지금처럼 살면 되는 것이고, 안되더라도 또 다른 길을 찾을거라 편하게 생각한다.

그는 스팀잇 활동을 통해 디지털노마드 라이프를 추구함에서 오는 희로애락을 적당히 공유하면서도, 바쁜 현실을 사는 이들의 다양한 포스팅을 접함으로써 현실 감각도 놓치지 않고 때론 빠르게 습득하여 더 잘 사용하고 있다. 웬만한 분야에서 반쯤 전문가 행세를 할 수 있게 되었다.





★ 담을 완전히 허물지는 못했지만, 셋은 나름의 스팀잇을 즐기고 있다.



그렇게 스티미언이 된다

이 부분은 사견일 뿐입니다.


스팀잇에는 이 외에도 수많은 가입자들이 있다.

정보나 좀 얻으려왔던 나도 이렇게 묘한 글까지 쓰고 있다.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려 노력도 한다.

"아버지"는 친권자의 의미도 있지만, 시간을 들여 아이와 함께 성장해야 "진짜 아버지"다. 진정한 아버지에게 아이는 그가 살아온 방식대로 길러져야 할 소유물이 아닌 인정받고 존중되어야 할 인격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진정한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형상은 국가마다 좀 다르지만, 아이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 와중에 아이는 사랑을 받고 인격체로서 성장해 나가는데 그 성장속도는 다 다르고, 편견없이 자라도록 노력해도 어쩔수 없이 그 국가의, 그 부모의 사고방식도 일부 주입된다. 거기에 아이의 생각이 덧붙여진다. 그 속에서 아버지 또한 더 큰 인격체로서 성장해 나간다. 이런 성장에는 정해진 방법도 속도도 존재하지 않는다.

막 가입한 스팀잇 뉴비들도, 올드비 역시도

제도도 부족한 이 곳에서 정해진 방법도, 속도도 없이 그렇게 각자의 시간을 들여 성장해 나간다. 당연히 다르게 스팀잇을 하며, 편견의 담을 허물려 노력해도 어쩔수 없이 자신의 삶과 가치관이 일부 투영된다.

우리는 나이/현실에서는 성인이지만, 스팀잇에서는 대부분 아이나 다름없다.
시간을 두고 타인을 때론 진정한 아버지의 마음으로 보면서, 함께 성장하려는 지혜가 필요한 것 같다. 모든 것은 뚝딱뚝딱 손쉽게 만들어질 수 없다.

그때서야 (가입했다는 의미로서의) 단편적인 스티미언이 아닌,
그렇게 (성장하는 인격체로서의 진정한) 스티미언이 된다.
어쩌면 부족하지만 되어가고 있다가 더 맞을 것 같다.

스팀잇 활동 뿐 아니라, 일상관계/투자 활동에도 적용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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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에다 감독의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보고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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