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커피만드는 아재입니다.
전통적인 금융강국 스위스와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작년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의 붐(boom)을 이끌었던 것은 미국,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을 꼽을 수 있습니다. 년초에 하락장이 시작되어 지금은 조금 진정된 것 같지만 최고점대비 50%이하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암호화폐에 우호적인 국가를 뽑으라고 한다면 일본, 스위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아래와 같이 스위스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우호적인 발표들이 있었습니다.
- 스위스 금융감독청, 암호화폐 규제 가이드라인 내놓았다…투명성이 핵심
- 스위스 경제장관 "암호화폐 허브 국가로 키우겠다"
- 스위스, '크립토밸리'로 고용창출·외화수입 증대...한국과 '거꾸로'
- 中 정부 규제에 '무릎'....세계 최대 비트코인 채굴업자도 스위스로 이전 준비
스위스와 암호화폐를 연결짓기 전에 스위스의 전통적인 은행에 대해서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저의 경우에 스위스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비밀금고'입니다. 스위스 은행만의 특징은 바로 어떠한 상황에도 절대로 고객의 정보를 그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개인은 물론이고 국가, 심지어 국제 단체에게도 예외없이 적용됩니다. 지금 포스팅을 작성하고 있는 저같은 개미에게는 아무런 메리트가 없지만 자신의 재산을 공개하고 싶지 않은 기득권 세력이나 각종 범죄 조직에게는 꽤 필요해 보입니다. 그들이 소유한 검은돈을 스위스의 은행에 보관하면 그들이 속한 나라의 검찰 수사로부터 안전을 보장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과거 스위스의 은행은 자신들에게 들어오는 돈이라면 묻지도 따지지 않고 받아 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독재자가 나랏돈의 일부분을 꿀꺽한 비자금(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을 비롯해 콩고민주공화국의 모부투, 나이지리아의 아바차, 멕시코의 살리나스, 아이티의 두발리에, 아이보리 코스트의 그바그보, 리비아의 카다피, 이집트의 무바라크 등), 사람들에게 사기를 쳐서 얻은 돈, 범죄조직이 14세 소녀를 인신매마하여 번 돈, 건축사가 터널 보수공사용 자재를 횡령하고 얻은 돈 등 돈의 출처와 상관없이 돈이기만 하면 받아주었습니다. 또한 은행 내부적으로도 돈 주인의 이름 대신 번호로만 표시되는 비밀계좌를 운영하여 비자금 숨기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비밀계좌에 예치되는 돈의 다수가 검은돈이기 때문에 맡기면 이자를 받는 것이 아니라 보관비를 내야하는 서비스의 형태로 운영되었습니다. 일반 개인이 월급을 받아 따박따박 저축하는 용도의 계좌가 아니기 때문에 금액의 단위가 다르고 그들에겐 일부를 떼주더라도 숨겨야하는 돈이기 때문에 은행, 사용자 모두 윈윈입니다. 또한 잠시 넣어둘 용도의 돈이 아니라 오랜 시간동안 존버시켜 묵혀야 할 돈이고 스위스 은행이 아닌 다른 어떤 방식으로 보관해도 나갈 비용이니 신경쓰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스위스 은행은 보관비로 수익을 얻는 동시에 보관된 돈을 이용하여 가난한 나라에 대출을 해주고 이자를 받아가는 식으로 추가로 수익을 창출하였습니다.
1935년에 스위스 은행법(Bankgesetz)이 제정되어 고객 거래에 대하여 무조건 비밀을 지키는 스위스 은행의 문화는 수십 년간 은행비밀주의를 철저하게 지켜왔지만 조세피난처, 탈법자금을 세탁하는 지역이라는 오명을 얻게 되었으며 미국, EU, OECD 등으로부터 은행비밀주의 완화요구에 시달렸습니다. 이에 스위스 정부는 2013년 10월 9월 OECD 조세회피방지조약에 서명함으로써 수십 년간 지켜왔던 은행비밀주의 원칙이 거의 와해하였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조약을 체결한 국가들은 모든 회원국 간 의무적으로 금융정보를 교환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 2018년으로 돌아와서 1월 25일 스위스의 경제부 장관이 스위스를 암호화폐 허브 국가로 키우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블록체인의 특징을 봤을 때, 과거 영광의 은행비밀주의를 암호화폐에 적용해 발전시켜나가려는 것은 아닌지 개인적으로 우려가 됩니다. 제가 생각하는 블록체인은 양면성이 존재하는데요. 블록체인 네트워크는 공개된 분산장부이기 때문에 지갑주소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누구나 특정인의 암호화폐 자산의 크기, 흐름 등을 살펴볼 수 있기 때문에 양성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특정 지갑에 수천억 상당의 검은돈이 암호화폐로 보관되어있더라도 지갑주소를 무수히 생성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갑주소의 소유주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다면 추적할 수 없기때문에 음성화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스위스의 암호화폐 국가로의 전환이 의미하는 것이 암호화폐의 익명성에 초점을 둔 발전이 아니기를 저는 희망합니다. 저는 예를들어 공적자금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되어 국민들이 자신들이 낸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얼마나 쓰여지는지를 감시할 수 있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블록체인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오픈할 것인가에 대한 기술발전이 아니라 어떻게 더 많은 정보를 암호화하여 숨길 수 있을까에 대한 수요가 커진다면 블록체인의 제도화는 점점 멀어질 것이고 저변 확대에 실패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가치관은 다르기 때문에 포스팅을 봐주시는 분들의 의견이 궁금하네요. 댓글을 통한 가르침 부탁드리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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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포스팅을 위해 오랜 시간 고민하고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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