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갈까요?
구약성서에 보면 신의 뜻을 거역했다가 고래 뱃속에 갇힌 요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요나는 우리로 치면 일본 같은 나라인 원수의 도시 니느웨에 가서, 회개하고 돌이키지 않으면 심판을 받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라는 신의 계시를 받습니다. 그러나 요나는 니느웨 사람들이 회개하기를 원치 않았기에, 신의 명령을 거역하고 3200km나 떨어진 정반대 편 지중해의 끝(지금의 스페인 지브롤터 인근)으로 도망치다 결국 고래 뱃속에 갇히게 됩니다. 그리고는 니느웨 인근의 해변가에 토해집니다. 뭐 어쩔 수 있겠습니까? 죽지 않으려면 신의 뜻을 따라야지요. 그럼에도 용납할 수 없었는지 요나는 꼼수를 씁니다. 사흘 길은 족히 걸릴 니느웨의 성읍을 하루 만에 주파하며, 신의 메시지를 흘리듯 전하고 미션을 얼렁뚱땅 끝내버립니다. 못 알아들은 니느웨의 사람들이 회개하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죠.
그런데 니느웨의 사람들은 귀신같이 알아듣고 전 백성이 애통하며 회개를 합니다. 그리고 구원을 얻습니다. 물론 심판도 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말을 지금 하려고 합니다. 이것은 상당히 귀찮은 일입니다. 한 달 동안 유럽에 가자. 가서 캠핑을 하고 글을 쓰자. 그런 제안을 여러분들에게 해야 하는 겁니다. 누가 가겠습니까? 유럽을.. 한 달 동안 여행하자는 제안을.. 딱 한 달의 기간만을 남겨 놓고 해야 한다면.. 그걸 누가 듣고 '저요! 저 가겠습니다!' 할까요? 유럽인데 말이죠. 한 달인데 말이죠.
뭔가에 홀려서 흥분되는 마음으로 그대들을 꼬시고 있는 게 아닙니다. 뭔가 어케 이벤트를 만들어 볼라고 짱구를 굴리고 있는 게 아닙니다. [스팀시티]를 찾아 나선 총수님들의 지구 일주의 여정이 시작되었을 때부터 마법사에게 찾아와 있던 직관이었습니다. 2년 전 유럽버스킹 투어를 마치고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부터 알고 있던 여정이었습니다. 차마 무시했다가 요나처럼 될까 봐 (이미 마법사는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궁금하신 분은 [스팀시티 프리퀄]을 읽어보시길) 그냥 말하는 겁니다. 일단 공지를 올려 보는 겁니다.
글쓰기 유랑단
개요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글쓰기 유랑단]입니다. 한 달 동안 암스테르담에서 로마까지 캠핑투어를 하며 글을 쓰는 겁니다. 글은 뭐든 써도 됩니다. 단 1주일에 적어도 1편은 포스팅을 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모인 글은 [매거진 春子_유럽편]에 실릴 거고 단행본으로도 제작될 겁니다. 5월 한 달간 진행될 예정이고 마법사랑 가는 겁니다. 그리고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물론 가라앉은 [스팀시티]를 찾아 지구일주 중인 春子([스팀시티] 온라인 플랫폼의 매거진)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여행을 가야 할 누군가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바로 너! 그대 말입니다. 가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고, 어떤 상황이 일어날지 모르지만, 그 누군가에게 이 여정은 매우 운.명.적. 일 겁니다. 언젠가 이때를 돌아보며 '그때부터 였어. 내 삶이 달라지기 시작한 때가..'하게 되는 일인 겁니다. 그래서 마법사는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귀찮습니다. 이제 여행은 좀 지긋지긋하기도 합니다. 순례의 여행은 더욱 그렇습니다. 저는 이미 2년 전, 같은 코스의 순례를 떠난 경험이 있습니다. 아니 10년 전에도 순례를 떠났었고 비슷한 여정을 여러 번 가이드 해 왔습니다. 물론 인생의 여정을 말하는 겁니다. 매번 운명적이었지만, 매번 성공적이었다고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런 제안조차 수도 없이 해왔지만, 운명의 그들이 매번 반응한 것은 아닙니다. 때론 빰을 맞기도 하고 무릎을 꿇어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제 인생도 아닌데 말이죠. 그래서 '이젠 그러고 싶지 않다. 그때에는 나도 초보 마법사라 열정이 가득했다.' 변명하고 싶습니다. 남의 삶에 기적을 일으킨들 돌아오는 것도 없더란 말입니다. 그러나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제안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대를 초청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그대의 인생에 매우 결정적인 제안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물론 마법사 역시 더 이상 괴생물체의 습격을 받고 싶지 않아 그렇기도 합니다. 고래 뱃속에 갇히고 싶지 않아 그럽니다.
그래서 일단 가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가서 그냥 글을 쓸 겁니다. 책을 읽을 겁니다. 별다른 프로그램도 일과도 없습니다. 눈뜨면, 머물게 되는 유럽의 어느 도시에 그대들을 떨궈줄 겁니다. 그대들은 하루를 온전히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다, 저녁에는 머무는 캠핑장에 모여서 소고기를 먹고 와인을 마실 겁니다. (유럽은 소고기가 싸고 와인이 쌉니다. 그리고 맛있습니다.) 그리고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읊을 겁니다. 노래를 하고 춤을 출 겁니다. 그날 읽은 책에 관해 말할 겁니다. 살아온 이야기를 나눌 겁니다. 그리고 자연의 품에 누워 잠이 들 겁니다. 그걸 매일 반복할 겁니다. 그리고 그대들은 글을 쓰겠죠. 소설을 쓰는 이도, 시를 쓰는 이도, 에세이를 쓰는 이도, 일기를 쓰는 이도, 편지를 쓰는 이도 있겠지요. 그걸 포스팅하고 묶어서 책을 낼 겁니다. 아무도 안 살 겁니다. 하지만 나의 이야기, 우리의 이야기를 기록으로 남길 겁니다. 그게 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이런 식으로 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릴뿐입니다. 가겠다는 사람, 운명의 부름에 응답한 사람들이 모여, 가서 뭘할지, 언제 갈지, 어디로 갈지, 어떻게 갈지를 함께 얘기하고 같이 결정할 겁니다. 4월 한 달 동안 말이죠. 그리고 5월에는 출발할 겁니다. 전 일정을 다 참여하지 않아도 됩니다. 각자의 운명적인 타임 테이블이 있을 테니 그것에 맞추어서 합류하면 됩니다. 하루도 좋고, 일주일도 좋습니다. 한 달 내내 함께 한다면 즐겁겠죠. 모두 알아서 결정하면 됩니다. 그걸 모아서 마법사는 그대들 인생의 가이드를 성실하게 감당할 겁니다. 운전도 하고, 안내도 할 겁니다. 유럽에서 하는 캠핑 좀 잼나긴 합니다.
물론 싸울 수도 있고 힘들 수도 있고 피곤할 수도 있습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랑 함께 지내야 하니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뭐 그렇다고 패키지여행보다야 못 하겠습니까만은, 그래도 타인과 함께 하는 모든 것은 다 힘들고 피곤합니다. 하지만 뭔가 기억에 남을 겁니다. 어쩌면 인생이 통째로 바뀔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에게는 죽느냐 사느냐 하는 선택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게 누군지는 본인이 압니다. 지금 내 얘기를 하고 있다고 느끼는 그대 말입니다. 제목만 봤는데도 가슴이 콩닥콩닥 뛰는 그대 말입니다. 뭔가 싶어 읽어 내려가다 보니 급 흥미가 땡기고 있는 그대 말입니다. 그리고 왠지 두려워져 더 읽어 내려가기 무서운 그대 말입니다. 네, 그대의 여행입니다. 그대를 초청하고 있는 겁니다. 나는 마법사이니까요.
칼 융은 '요나 컴플렉스'를 자신의 운명이나 사명을 피하려는 인간의 무의식적인 성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저는 귀찮지만 피하지 않으려고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말했으니 됐고 글로 썼으니 됐습니다. 반응은 그대들의 몫입니다. 누가 고래 뱃속에 갇힐까요?
긴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운명이니 알아먹는 것은 본인의 책임이죠. 아무도 신청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좀 귀찮거든요. 하지만 누군가 지원한다면 마법사는 성심을 다할 겁니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정성을 다할 겁니다.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마법사는 운명의 그대에게 늘 그래왔습니다. 빰도 맞고 무릎도 꿇었으니.. 그럼에도 아니 그래서 그의 삶에 기적이 일어났으면 된 거 아닙니까? 그러나 주저하는 누군가는 공황장애에 걸리기도 하고, 별말도 안 했는데 답변이 늦었다고, 답메일이 스팸 편지함에 꽂혀있었다고, 또 그냥 좀 망설였다고 단칼에 관계가 단절되기도 했습니다. 아, 여기에선 누군가를 뮤트 하기도 했었죠. 무례하지만 제 책임이 아닙니다. 그대들의 몫이었습니다. 저는 전달할 뿐입니다. 직관을 거역할 수가 없습니다. 마법사니까요. 직관의 마법사이니까요. 그러니 욕먹어도 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안 가도 됩니다. 내 인생 아니니까요. 그러나 그럼에도 그대에게 이것은 너무도 중요한 제안입니다. 나에게 부탁하지 않았습니까? 이 세상에 내려오기 전에, 2019년 5월에, 그대를 꼭 유럽에 데려가 달라고 말이죠. 저는 약속을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유럽 어딘가에서, 春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대의 인생에 동참하려고, 그대의 삶에 대해 듣고, 그대의 꿈을 응원하려고.. 春子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법사는 황금열차를 끌고 와 여러분을 초청하고 있습니다. 그대로 유럽으로 날아가 우리는 운명의 다음 조각을 맞추어 가게 될 것입니다.
마법사와 함께 하는 [글쓰기 유랑단] 유럽투어
일 정 : 5월 한 달간
코 스 : 암스테르담 ~ 로마 구간 어딘가
인 원 : 운명의 부름에 응답하는 모두
비 용 : 아직 모름. (같이 정해 봅시다)
내 용 :
_ 글쓰기 (1주 1편 스팀잇 포스팅 / 매거진 春子 유럽편 수록 / 단행본 제작)
_ 책읽기 (세계문학전집 그리고 읽고 싶은 책 / 위즈덤 레이스 BOOK100 )
_ 캠 핑
_ 씨티투어 (각자, 삼삼오오 싸돌아다니다 카페에서 놀다 오기 / 위즈덤 레이스 CITY100 )
_ 그러나 가겠다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고 싶은 대로 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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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happy@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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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마법사의 답신을 기다리십시오.
망설여도 됩니다.
하지만 마법의 열차는 언제나 불시 도착, 정시 출발입니다.
PS.
[스팀시티 프리퀄] 박살 난 유리창은 암스테르담에 버려져 있다.
를 참조하십시오.
[스팀시티 + 글쓰기 유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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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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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는 없습니다
그 후..
[도서출판 춘자 / 배낭영성] 여기 이곳 스팀잇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