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e's 번역 이야기] #2. "그래"는 뭐라고 번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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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 읽고 글 쓰는 Bree입니다.
여러분들의 성원에 힘입어 두 번째 번역 이야기를 들고 왔습니다. 재미있게 읽어주세요. ^^

Hello, this is Bree. I'm translating @tata1's Bootoon series. I think my postings can be helpful to those who study English and want to translate Korean into English. So I'd like to share translation tips, do's and don'ts, etc.


제가 영어를 조금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주변에서 갑자기 훅!하고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00는 영어로 뭐라고 그래요?"하면서요. 만일 그런 단어가 명사이고, 뜻이 정확하다면 별 문제가 없지요.

주변인 1: 자동차 핸들은 영어로 뭐라고 해요?
Bree: Steering wheel이라고 해요.

그런데 아무리 단순해 보이는 단어라도 여러가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건 한번에 답해드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럼 머뭇머뭇거리게 되고, 상대방은 "영어 잘한다더니 뭐 이래..." 하는 표정을 잠시 짓다가 굉장히 배려해주는 목소리로 "괜찮아요. 나중에 사전 찾아보죠." 하고 맙니다.

물론 제가 진짜로 모르는 단어라서 머뭇거릴 때도 있습니다. ^^;;
하지만 단어가 상황에 따라 여러가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어서 단번에 말씀 못 드리는 경우도 꽤 됩니다. 예를 들어 이번 붓툰에 나오는 "그래"라는 단어가 그렇답니다.

아, 먼저 @tata1님의 붓툰 보고 가실까요?

[붓툰bootoon-마니어 스토리]-힐러? 그게 뭔데?

Korean word 그래 seems easy to translate into English. But it has many layers of meaning in it so, it can become Yes, Good, Sure, Okay, Suit yourself, etc. according to its context. And you should decide which word to use wisely.


그래

위에 있는 붓툰을 보면 아시겠지만, 중간에 마니어가 "그래, 거기서 썩어라."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에서 "그래"는 영어로 뭐라고 번역해야 할까요?

우선 영어로 번역하려면 우리말 뜻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래"라는 말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답니다.


1. 상대방의 말이 맞다는 긍정의 의미



Yes

A: 이 시 니가 썼니?
B: 그래, 내가 썼어.

상대방이 한 말이 맞다는 의미의 "그래"라면 그 말은 영어로 yes가 됩니다.

A: Did you write this poem?
B: Yes, I did.



2. 상대방의 제안을 받아들이거나 요구에 응하는 의미



Okay, Sure, Good, I'd love to, Great, Why not, etc.

A: 점심으로 피자 먹자.
B: 그래.

상대방의 제안을 받아들일 때의 "그래"는 Okay가 됩니다. 상황에 따라서(대답하는 사람이 얼마나 기쁘게 그래, 좋아!하는가, 아니면 뭐 그냥저냥 그래 먹자, 하는가 등의 분위기에 따라서)는 Sure, Good, I'd love to, Great, why not 등으로 번역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말투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영화/드라마의 경우, 혹은 글로써 화자의 분위기와 심정을 다 전달해야 하는 소설의 경우라면 더욱 고심해서 번역해야겠지요. 그래서 번역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A: Let's have pizza for lunch.
B: Okay.



3. 상대방의 마음대로 하라고 하는 경우.



Suit yourself.

A: 점심 안 먹니?
B: 다이어트 중이야. 점심 굶을 거야.
A: 그래, 좋을 대로 해라.

상대방의 의견을 듣고 난뒤 "그래, 너 좋을 대로 해. 그래,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래, 그렇게 해."라고 말할 때는 "그래"가 Suit yourself가 됩니다.

A: Aren't you going to have lunch?
B: I'm on a diet. I'll skip lunch.
A: Suit yourself.



4. 상대방의 말을 확인하는 경우



He did?, etc.

A: 그 사람 책 냈대.
B: 그래?

"그래? 정말이야? 그렇구나."라며 상대방이 한 말을 확인할 때는 "주어 + did"라고 말해줍니다. 사실 이 표현은 조금 복잡할 수도 있는데 앞에 나온 주어와 동사에 따라서 "주어 + did/do/does/am/is/are"처럼 뒤에 나오는 동사도 바뀝니다. 어려우실 수 있으니 예제를 몇 개 들어드릴게요.

A: He published a book.
B: He did?


A: 우리 애 이제 유치원 다녀.
B: 그래?

A: My son goes to kindergarten now.
B: He does, now?


A: 저 화가에요.
B: 그래요?

A: I'm a painter.
B: Oh, you are?


보셔서 아시겠지만 "그래"라는 단순한 단어라도 상황과 문맥에 맞게 번역을 해야 한답니다. 어쩌면 위에 나열한 것 외에도 또 다른 상황도 있을 수 있을 거에요.

@tata1 님의 붓툰에서는 "그래"가 어떤 의미로 쓰인 건지 살펴볼까요? 어린 새에게 "네가 진짜 누군지 알려줄까?"라고 했더니, 전에는 알고 싶어하던 새가 "싫다"고 꼬리를 내리며 다시 알 속으로 숨었어요.

이런 상황에서 "그래, 거기서 썩어라."라고 말을 했으니, 이때의 "그래"는 "(나는 알려주고 싶지만 니가 싫다면) 그래, 좋아. 너 좋을 대로 해."라는 의미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suit yourself로 번역했지요.

그래, 거기서 썩어라.

Suit yourself. Just stay there and rot away.



본문에 쓰인 @tata1 님의 그림은 저자의 허락을 맡고 사용했습니다. ^^


관심이 있으신 분들을 위해 제가 번역했던 @tata1님의 글 링크를 남깁니다. 그림이 있고, 글이 짧아서 영어로 읽기에도 좋아요. 한글판이 있으니 함께 보시면 영어 공부에도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shift 키를 누른 채 누르시면 새창으로 뜹니다.)

Please check @tata1's Bootoon series in English below before you go. Press shift key and click, then a new window will pop open.

우리말: [붓툰bootoon-마니어 스토리]-힐러? 그게 뭔데?
English version: [Bootoon - Manyer Story] Healer? What is it?

앞으로도 재미있는 번역 이야기 들고 오겠습니다. 지금까지 Bree였습니다! :)


덧붙이는 말씀: 번역가는 저마다 자신의 철학과 기준에 맞춰 고심 끝에 번역을 합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제가 번역한 것이 틀리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명백한 오역이 아니라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번역'인 거라고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물론 건전한 토론과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Bree's 번역 이야기] 지난 글 링크입니다.
@bree1042를 팔로우하시면 더 많은 번역 이야기들을 재미있게 공부하실 수 있습니다. ^^

[Bree's 번역 이야기] #1. "덜 큰 마녀"는 뭐라고 번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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