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말돌리 수도원 전경
항공권부터 예매했다. 스페인 마드리드(In)/이태리 로마(Out)이다. 애당초 스페인만 돌아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이 어찌 인생일까? 외적 여건과 이에 따라 반응하는 마음으로 인간의 행동 노선은 유연하게 변화할 뿐이다. 욕구 혹은 의도에 의해 발생하는 인생 교향악이라고 표현하자. 이것이 감각적 탐닉의 지향으로 편향된다면 탐욕일 것이고 그 욕구를 잘 제어할 수 있다면 건전한 의도라고 표현될 것이다.
탐닉적 성향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다만 탐닉적 성향으로 인하여 ‘나’와 관계되는 ‘타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이 해를 끼치는 것이다. 그 악영향이란 아마도 ‘조화’를 거스르는 결과때문일 것이다. 종국에는 나의 의도(원인)에 의해서 그러한 결과를 불러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오로지 행위자의 의도와 실행에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인과(因果)의 법칙Law of Karma이다.
삶이 있으면 죽음이 있기에 영원히 머물러 있는 장소가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이 지구별에서 여행하고 있는 존재들이다. 그런데도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낯선 땅을 찾아가는 것을 여행이라고부른다.
매사에 그렇겠지만 여행할 때는 몸에 힘을 빼는 일이 정말 중요하다. 내가 긴장하고 있다는 것은 나보다 다른 사람이 더 잘 알아차리고, 한껏 긴장한 사람만큼 연약해 보이는 존재도 없다. 해가 지고 있었다. 사라진 나의 떡볶이집들을 떠올리며 by @roundyround
힘빼는 여행이 되자고 다짐하였지만 계획부터 힘이 계속 들어간다. 나에게 있어서 힘들이는 것은 욕심이기 때문이다. 유연성이 필요하다.
서양 은수자隱修者들의 수행터를 중심으로 여행을 계획하면서 그분들의 서적들을 탐독하고 있다. 그러면서 점점 확신이 드는 것이 동양이나 서양이나 고매했던 정신활동의 패턴은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수행의 중심이 하늘(神)이 되든 안(마음)으로 향하든 도를 닦아 수행이 깊어질수록 아래로 위치하는 것이 수행의 본질이다. 그래서 그들로부터 자연적으로 체화되어 드러나는 겸손함은 수행자의 표징이다. 지금의 시대는 정신문화에 있어서만큼은 한없이 개방되었다. 디지털 문명이기 때문이다.
배낭영성
여행전기(사회와 소통하는 통로, 수도원약국)에 삽입된 글 중 일부를 남겨둡니다.
이탈리아의 까마돌리 수도원은 베네딕토회와 관련이 있다. 나는 베네딕토 성인을 통해서 대승불교 운동의 모습을 보았다. 깨달음의 사회화 운동이랄까? 영혼의 정화淨化라는 것은 절대로 개인적일 수 없는 것이다. 개인이 존재하는 이유는 타자가 존재하기 때문에 개인이 있는 것이다. 이 까마돌리 수도원은 1,0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고, 수도사들은 도를 닦음(하느님과의 만남)에 있어서 자급자족과 함께 대중과 소통하는 통로로 의학을 발전시켰다. 그리고 이러한 운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까말돌리 이외에도 두군데가 더 있다. 제노아와 아씨시에 있다고 한다. 우선 가보고자 하는 수도원 약국을 기록해둔다.
안티카 파르마시아 에르보리스티카 디 산타안나
까말돌리 수도원
라베르나 수도원
까말돌리 수도원 방문을 위해 명동성당의 수도원 약국에 방문하였다. 까말돌리 수도원의 제품은 화장품으로 여성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나는 여기서 몇 가지 에센셜 오일을 구매했다. 특히 31가지 천연 약초로 만든 오일의 냄새가 너무 좋다. 이번에 방문하면 지인들을 위한 선물 꾸러미로 수도원 약국에서 판매하는 의약품을 구매할 계획이다. 나도 약초 연구를 하니까 오일을 한번 만들어 볼까?
스페인 여행前記
프롤로그
수도원 문화의 성격
Fabada Asturiana 스페인의 순대국?
500년 이상된 스페인 수행자의 밥그릇
절벽위에 세워진 수행자들의 공동터전
동굴이 왜 수행자들의 공부방이 되는가? 자발적 고립은 양날의 칼
돈키호테에게 보여진 풍차: 일수사견(一水四見)
성모님의 염화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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