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맹가리는 탁월한 지식인이다. 그의 삶을 보면 은근이 열등감이 밀려든다.
한번 밖에 탈수 없는 공쿠르상을 두 번이나 받은 사람.
로맹 가리(RomainGary, 1914~1980)는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14세 때 프랑스로 이주. 법학을 공부한 후 공군에서 1940년 전투기조종사.
첫 소설 『유럽의 교육』이 1945년에 비평가상.
같은 외교관으로 불가리아, 볼리비아, 미국에 체류했다.
『하늘의 뿌리』로 1956년 공쿠르상을 받았다.영사 시절에 영화 감독을 하며 배우22살 연하 진 세버그를 만나 결혼.
『레이디 L』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1962), 『이 경계를 넘어서면 당신의 승차권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1975), 『여자의 빛』(1977), 『연』(1980) 같은 소설을 남겼다.
- 1980년 파리에서 권총 자살했다.
사후에 남은 기록을 통해 자신이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그로칼랭』(1974), 『가면의 생』(1976), 『솔로몬 왕의 고뇌』(1979), 그리고
1975년 공쿠르상을 받은 『자기 앞의 생』을 썼음을 밝혔다.
로맹가리는 편견과 제국주의 전쟁과 민족주의 판치던 20세기 한 복판을 살아가면서 그런 이념들을 너무도 역겨워하며 살았다. 그의 생각은 [인간의 문제]에 노골적으로 쏟아놓았다. 요 책은 다음에^^
그의 책들은 전쟁, 가난, 학살, 이념, 섹스 와 같은 것들이 이성이라는 가면을 쓰고 저지르고 행해지는 행태를 스스로 직면하게 만든다. 항상 독특하고, 번쩍이며, 잔잔한 감동을 음미하게 하는 책들이다.
특히 이 책은 두껍지도 크지도 않고, [세들은 페루에..]는짧은 단편이다. -1독 추천드립니다. ^^
61세에 에밀 아자르라는 필명으로 이 책을 썼습니다.
ISBN : 9788982816635
정말 웃픈 책이다. 9살 아이의 노인같은 천연덕스러움이 유쾌하다. 그러나 그런 완숙함은 그 짧은 삶에 절철된 비참함이 인생을 채우고도 남음으로 인함이므로 슬프다.
9살 어린 주인공은 웬만한 사람들이 평생 겪을만큼의 아픔을 겪어버렸다.
전쟁과, 가난, 이별 등 고통과 ‘차라리 모르는게 나았을 것’들로 가득한 생을 겪은 어린 주인공은 다가오는 생을 초탈한 시선으로 살아내면서 철이 들었다. 그의 글들을 읽으며 우리는 느낀다. 누구에게나 사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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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말해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의 칠층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로자 아줌마는 육중한 몸뚱이를 오로지 두다리로 지탱하며 매일 오르내려야 했다. 그녀는 유태인이라서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불평할 처지가 못 되지만....
사람이 사랑 없이 살 수 있나요?
아홉 살 아이의 입을 통해 세상 다 산 지성인 로맹가리가 말을 한다.
아홉 살 , ‘행복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사색이라는 걸 할 나이다.
나는 나의 내부에 넘칠 듯 쌓여가고 있던 그 무언가를 쉬페르(개)에게 쏟아 부었다. 녀석이 없었더라면 ... 콩밥 신세가 되었을 것이다. 녀석을 산책시킬 때는 내가 뭐라도 된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녀석에게는 내가 세상의 전부였으니까. 나는 녀석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남에게 줘버리기 까지 했다. 나 자신이 살고 싶었던 멋진 삶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28
두려움은 늘 따라다니는 것.
삶은 늘 나와는 상관없이 굴러가기 마련이다.
여섯 살에 도둑질을 하면서 아주머니들속에서 엄마의 흔적을 느낀다.
나는 주인이 여자인 곳에서 훔치기를 좋아했는데 내 엄마는 여자일 것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보고 있을 때 달걀을 훔쳤지만 ....아주머니는 나를 바라보더니 머리를 쓰다듬으며 ‘참 예쁘구나’라고 말해 주었다. 심지어 뽀뽀를 해 주었다. 한순간 나는 희망 같은 것을 맛보았다. ...나는 손에 달걀을 쥔 채 거기 서있었다. 여섯 살 때 쯤이었고 내 생애가 모두 거기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18
가난한 이들에게나 부유한 이들에게나 목숨이 뭐 그리 중하겠는가.
이제 목숨이 그녀에게 남아있는 전부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목숨을 소중하게 여기지만 세상의 온갖 아름다운 것들을 생각해 볼 때 그건 참 우스운 일이다. 63
가난하고 처참한 환경에 살아온 9년은 행복과 거리두기를 한다.
마약주사를 맞는 놈들은 행복에 익숙해지기 때문에 끝장이다. 행복이란 부족할 때 간절해지는 법이니까.... 행복이란 놈은 요물이기 때문에 그놈에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어차피 녀석은 내 편이 아니니까 난 신경도 안 쓴다. 100
기가막힌 상황앞에 당황한....
곱게 큰 젊은 의사는 열 살짜리를 처음 보는 듯 주인공을 뚫어지게 바라본다.
여긴 뭐하는 데냐? 유치원같은데냐? ...
도데체 어떻게....
누가 이 노부인에게 헤로인을 주사한거냐?
아이는 호주머니에 손을 찔러넣은 채 세상 물정 모르는 젊은 의사를 바라보면서 말없이 미소를 보낸다.
> 말해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
> 겨우 서른밖에 안된 그 젊은 친구는 아직 배워야할 게 너무 많은 풋내기인 것을....
열 살이 되자 아이는 사랑을 이야기 한다.
정말 끝내주게 예뻤다. ...“어린애가 거리에서 혼자 돌아다니면 안돼!”
나는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 웃기는 얘기였다. 하지만 나는 그녀에게 뭘 가르쳐 주려고 거기에 있는 것은 아니었으므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넌 내가 본 아이들 중 가장 예쁘구나” “당신도 멋져요” 그녀가 미소지었다. ...
이유는 알수 없지만 아무튼 갑자기 내 속에서 희망 같은 게 솟았다.
..... 그녀는 내게 말을 건네고, 희망을 일깨우고, 친절한 미소를 보냈다. 그리고 한숨지으며 떠났다. 나쁜년. 109
그 아이의 주변은 죄다 창녀고 부랑배의 세계이다. 그게 정상이다.
그들의 일상은 처참하지만 그들에게는 평범한 일상이고 그게 삶이다.
행복과 신, 그런건 다 남의 이야기이다.
하루에도 사십번 씩 오르내리던 작은 호텔이 있는 거리를 지날 때 무척 감격했다. 자기가 몸을 팔아 벌어먹던 거리를 다시 보게 되어 무척 기쁘다고, 밀린 빚을 다 갚은 느낌이라고 했다. 그녀는 오랜만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 지난시절 이야기를 했다. 그때가 자기 생애에서 가장 좋았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169
신은 언제나 남들에 의해서만 존재하니까. 173
자기를 보살피던 로자 아줌마가 죽자 시체를 곁에 두고 향수를 뿌려가며 곁을 지킨다.
내가 수양엄마 시체 옆에서 삼주를 지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로자 아줌마는 내 수양엄마가 아니었으니까. 그건 사실이 아니다. 그렇게 오래는 내가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향수가 다 떨어지고 없었으니까.
세상을 거꾸로 돌릴 수 있는 방법... 나는 온 마음을 다해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라몽아저씨는 내 우산 아르튀르를 찾으러 애가 있던 곳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감정을 쏟을 가치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아르튀르를 좋아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테고 , 그래서 내가 몹시 걱정했기 때문이다.
사랑해야한다. 307
아이는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 손에 쥔 달걀하나 그게 인생이라는 것을 .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죽는 것이 생이지만
그를 태어나게 한것도 경이로운 생리라는 깨달은. 차라리 모르는 게 더 나은 일들이 많은 어린 날들은 곧 지나가 버린다.
사랑뿐이다.
[로맹가리의 삶과 죽음.]
무서워하는데 꼭 이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자기앞의 생, 죄지은 자, 새들은 페루에...
나는 그것들을 무척 즐겼다. 안녕 그리고 감사한다. 1979 로맹가리
[슬픈결말로도 사람을은 행복해질 수 있다는 것을]
더 이상 만들 것도, 말할 것도, 할 곳도 없다고 판단했다. 그의 작품은 완성되었고 그에게 진행 중인 작품은 없었다. 아들은 작년에 대학입학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아들이 어른이 되었다고 판단했고 그래서 그는 떠났다.
로맹가리의 짤막한 유서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난다.
“나는 마침내 완전히 나를 표현했다. ”
다낭과 하노이의 거리, 베트남 독립사와 한국
신무신론의 선두,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비판
[늙어감에 대하여-저항과 체념사이에서]장 아메리. [죽음이란 무엇인가]-셀리게이건
보팅소녀 이미지는@cheongpyeongyull 님이 그려주신 작품입니다.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