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 바로가기
왜 한국은 비트코인에 열광할까요?
왜 일본도 비트코인에 열광하는걸까요?
오늘날 미국이, 그리고 전 세계가 (미국을 제외하고) 가장 경계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입니다. 단순 성장률로 놓고봐서는 수년 내 동북아의 경제적 패권 국가였던 일본을 때려부수고 자산이나 생산량에서 구미를 죄다 찍어누를 것 같아 보이거든요.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상은 조금 다릅니다. 문화대혁명 이후 이어진 체제의 문제와 더불어 역사적으로 이어내려온 중국인들 특유의 속성이 결합하고 있는데요. 중국의 최근 암호화폐에 대한 엇박자 비슷하게 보이는 행보는 이런 역사적, 경제적 현실과 깊게 결합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찌되건, 현 시점에서 중국은 S9 채굴기를 중심으로 한 bitmain 세력을 통해 BTC, BCH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나라입니다. 우 지한 개인 뿐만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국가, 그리고 그 국가를 컨트롤하는 당의 행보에 우리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노자老子는 그의 저서 <도덕경道德經>에서 致虛極, 守靜篤. 萬物並作, 吾以觀復. 夫物芸芸, 各復歸其根도경 제 16장이라 말합니다. 노자가 말하는 '빔(虛極)'을 이해하려면, 당시 중국인들이 생각한 우주 변화의 원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쉽게 풀자면 무극에서 태극이 나오고, 태극이 변화하며 만물을 일으킨다는 개념입니다. 우주 공간에서도 부지런히 쌍소멸이 발생해서 빈 공간이 사실은 빈 공간이 아니라는 걸 상상하시면 쉽습니다.
왜 쓸데없어 보이는 한자 이야기를 꺼내냐면, 노자가 말한 무극이 변화해 태극이 되고, 태극이 다시 하나의 무극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이 중국의 역사가 움직여 왔기 때문입니다. 그가 생각했던 '성인의 도를 잃어간' 주周나라 이후, 주나라는 분열했고, 오랜 분열과 전란의 끝에서 진晉나라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진나라는 시황 이후 호해에서 멸망하고, 가슴이 부드러운 남자인 유방이 궐기한 초한지가 시작되죠. 항우는 우미인과 함께 삶을 다한 뒤, 한漢나라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다시 우리는 삼국지의 무대가 되는 후한의 전란시대를 보게 됩니다.
미안해요 백하팔인
노자는 이런 전란 속에서 물과 같이 조용히 없는 듯 살 것을 주문했지만, 우리는 그 물이 흘러 온 경로를 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중국 공산당이 신장 위구르 지구를, 티벳을, 조선족을, 그리고 별 것 아닌 것 같은 파룬궁을 강력하게 찍어누르고 금순공정Great Firewall of China을 VPN 금지에 이르기까지 더더욱 강력하게 피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중국은, 아니 중국 정부는, 다시 중국이 분열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최대한 그들이 만들어낸 중화인민공화국이라는 하나의 인위적 무극체를 억지로 끌고가려고 하는 것이죠. 하지만, 가만히 다시 중국 대륙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이런 지방분권과 통합국가의 체제의 반복은 단순히 전란이라는 악재만은 아니었습니다.
변방 문물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장강 이남의 문화가 주축이 되는 등 문화적으로 더욱 풍부해지는 기회가 되었고, 썩어가던 체제가 다시 회복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어찌되건 이런 움직임은 중국 공산당에겐 굉장히 피로를 줄 것으로 보임에는 틀림없겠죠.
1989년 벌어진 천안문 대학살 사건은 이런 공산당의 분열에 대한 공포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단순한 진압이나 폴리스라인 구성이 아닌, 학살이 일어난 데 대해서 데이비드 리에David T. C. Lie는 "공산당 지도부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농민공과 트위터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당측은 인민이 통제를 벗어나 위협적 세력으로 발전하면 단순히 혼란 이상이 될 것으로, 현 공산당 체제가 붕괴할 것으로 본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중국 공산당은 경제 성장에 목을 매어 왔습니다. 1979년 이전까지의 중국은 집단농장과 강제노동 등 당장 밥그릇에 밥을 넣어주는 체제를 취했고, 덩샤오핑 이후에는 성장주도형 경제를 표방했습니다. 인민을 잠재우고, 어찌하건 당이 움직이는 대로 인민을 레밍처럼 이끄는 이런 정책은 무시무시한 기적을 일으켰습니다.
중국의 GDP가 30년만에 27배 이상 증가해버린거죠. 총 생산량은 미국의 50%에 달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미래가, 당이 이끄는 이런 경제 성장 드라이브가 계속 이어질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중국의 경제 성장 모델은 의아한 면이 굉장히 많습니다. 위 그래프를 보실까요? 급격한 GDP 성장에 비해 실질 구매력이나 소비에 사용된 비율은 크게 높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돈은 다 어디로 흘러 들어갔을까요? 바로 투자와 저축입니다.
난징南京의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이런 과오투자과하거나 모자라는 투자의 극을 보여줍니다. 2009년 공산당은 4조 위안을 때려부었습니다. 미국 기준으로 경제규모를 계산하면 1조 2천억 달러의 규모죠. 이 결과물이 베이징-상하이 고속도로와 난징 신시가지, 난징 남부 기차역입니다.
그런데 상하이-난징 고속열차의 운임은 30달러 정도에 불과합니다. 부채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과학과 기술 인프라 투자 역시 과오투자가 심각합니다. 장닝의 하이테크 무선 브로드밴드 연구소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런 인프라에 대한 과오투자는 우리가 4대강 정비 사업에서 충분히 겪었던 것 처럼, 사람들이 오지 않거나 실효수익이 없다면 어마어마한 정부 부채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그 부채는 다시 수많은 은행에 전가됩니다. 실제 중국의 은행은 그렇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재무제표는 매우 깨끗하지만 CDO를 비롯하여 리스크한 요소를 여과없이 서구에서 들여온 자산관리상품들은 하나의 자산 인플레이션이 깨지는 순간, 마치 도미노처럼 중국 경제를 압박할 것입니다.
인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값싼 노동력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온 중국의 성장은 인구학적 전환이 시작된 지금, 중국의 인력이라는 경제 성장의 동력은 사라질 수 밖에 없습니다. 살제 노동 가능 인구인 20~39세 인구는 드라마틱하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노동과 기술, 그리고 자금이라는 모든 요소가 적신호를 보이고 있습니다. GDP가 증가하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은 과오투자라는 것 까지 드러나고 있습니다. 중국은 위험합니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 대학 교수는 "실제 중국의 사회 인프라에 대한 과오투자는 중국 정부가 발표한 GDP의 10%를 아득히 초월하며, 10% 이상을 감축해야 중국 경제가 의미있는 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이런 위험이 현실적으로 증명될 수 있을까요? 바로 개인의 이탈입니다. 수많은 전란과 압제를 견딘 중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스스로의 자산을 지키려는 것에 굉장히 집착하는 면모를 보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엘리트와 자산가를 중심으로 자금 엑소더스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실제 WSJ에서도 중국의 자금 엑소더스에 대한 기사가 언급된 바 있을 정도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암호화폐에 대한 격렬하기까지 할 중국인들의 개인투자 및 중국 공산당이 암호화폐를 극렬할 정도로 차단하려는 이유입니다.
이런 중국의 흐름이 이어지는 한, 음성적으로 암호화폐로 빠져나오는 자금은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Dash, XMR, Zcash로 대표되는 익명성이 보장되는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는 곳곳에서 커질 것입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은 증가할 것이며, 자국 거래소에 이어 화교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 일본 등 가까이 접근할 수 있고 경화로의 환전이 쉬운 곳의 프리미엄 역시 증가할 것입니다. 수요가 미친듯 증가할 것이니까요.
FED가 지금까지 수출한 달러 인플레이션을 달러 약세라는 방식으로 조절하기 시작하면,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각국의 헷지펀드들에 의해 야금야금 갉아먹을 것이며, 그 성장 신화 또한 막을 내릴 것입니다. 게다가 금융 군벌들의 타락과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유출까지 반복되면, 서민층이나 중산층은 불경기에 더더욱 취약해 질 것입니다.
그리고 세계 대공황이 미국의 기침에서 시작한 것 처럼, 이 파문은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입니다. 우리가 손 댈 수 있는 부분은 아니지만, 항상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지금 중국 금융 군벌들의 주력 수단인 (익명)암호화폐를 특히나 눈여겨 보고 그 흐름에서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를 잘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중국과 미국이라는 양 축이 흔들리고 있는 와중에, 암호화폐는 각국 정부에 눈엣가시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습니다. 미래를 바라보고 움직여야 할 우리가 과연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할지 아직 확실하게 답변을 내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중국이라는 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고, 어떻게 움직여 나갈지는 조금이나마 같이 공부를 해 본 것 같습니다.
흐름이 어지럽습니다. 중국과 미국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단기적으로 장이 어떻게 나아갈지, 프리미엄이 어떻게 변할지 모두 예측이 힘듭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Telegram의 TON 등을 시발점으로, 메이저 기업들이나 커뮤니티들이 ICO를 진행하면서 ICO의 붐이 도래할 것이라는 것입니다.
그 수많은 ICO 중, 옥석을 잘 찾아내시길, 그 판단과 행동의 모든 곳곳에 필요한 때를 위한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다음 글 바로가기
[역사 이야기] 독일, 제 4의 금융제국으로 도약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