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이야기] 독일, 제 4의 금융제국으로 도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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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롤루스 마누스, 사를르마뉴, 혹은 샬러메인 대제는 유럽의 수호성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피핀 3세가 승하한 뒤, 약관 26세의 나이로 아우스트라시아Austrasia(지도 상 가장 진한 초록색 영역) 를 계승한 카롤루스 대제는 아키텐Aquitaine지역의 반란을 진압하고, 프랑크 왕국의 단독 왕이 됩니다.

그러나 당시 프랑크 왕국은 동로마 제국이나 이슬람 세력과는 상대가 되지 않을 만큼 빈약했습니다. 그렇기에 카롤루스 대제는 강력한 군사력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전쟁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전쟁, 승전을 통해 자신의 리더십을 더욱 강하게 하고 전리품을 통해 경제를 부흥시킨다는 그 전략은 어찌 보면 대패 시 국가 자체가 흔들릴 정도로 날카로운 칼날 위를 걷는 것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헝가리 초원지대까지 정벌하여 대부분의 전장에서 승리를 거둡니다. 전쟁을 거듭할 수록 국가는 부강해져 갔습니다. 쉴새없는 전쟁과 대부분의 승리, 그에게 전쟁은 내치이자 외치였고, 끝내 로마가 이루어내지 못한 탈 지중해 제국을 이루게 됩니다.

그렇다고 카롤루스 대제를 전쟁광이라 치부하기엔 곤란합니다. 잉글랜드의 오퍼Offa와는 거의 대등한 수준의 대접을 하며 친교를 유지했으며, 동로마 제국의 우위를 인정하고, 하룬 알 라시드와 긴밀한 동맹을 맺을 정도였죠. 서로마 제국 황제이자 신성 로마 제국 황제로 이어지는 가톨릭 세력의 정치적 왕이 이슬람 아바스 왕조의 칼리프와 긴밀한 동맹이라니, 심지어 우호의 상징으로 코끼리를 보낼 정도라니, 참 아이러니합니다.


이 라시드가 아닙니다(....)

카롤루스 대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초기 프랑크 제국의 형성과 운용 과정이 지금의 EU와 굉장히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 EU를 움직이는 사람들이 카롤루스 대제에서 배우고 있는 걸지도 모릅니다. 카롤루스 대제의 통치는 "다양한 하나"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문자와 서법을 '카톨링거 소문자'로 대체하고, 행정과 군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개혁하여 무역, 통치, 커뮤니케이션을 편리하게 만들었습니다. 한편으로 가톨릭이 중단시켰던 고대 로망스어나 독일어 방언을 권장했으며, 정복국의 문화나 기관을 파괴하기보다 받아들이는 쪽을 택했습니다.

그 원리는 EU의 보충성 원리Subsidiarity, 최소 단위의 의사결정권을 존중하는 시스템으로 이어졌죠. 카롤루스 대제는 대의를 위해 효율성이 필요한 경우에만 획일화된 규칙을 요구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는 현지 관습과 관행을 우선시했습니다.

그의 화폐개혁 역시 유럽 중앙은행과 굉장히 유사합니다. 당시엔 로마시대로부터 이어져 온 솔리두스라는 금화가 사용되었습니다. 그런데 비잔틴 제국의 몰락으로 동서 교역이 단절되면서 금 부족이 발생하자 카롤루스 대제는 은본위제로 전환함과 동시에 양적완화(아마 인류 최초가 아닐까 합니다-_-) 정책을 펼칩니다. 통화공급을 늘리고 단일화폐체제로 바꾸면서, 통상무역이 활발해지는 결과를 얻었죠.


당시 쓰인 화폐, 데니어입니다.

그의 철학과 제국이 비록 그 자식들에게 이어지지는 못하지만, 이후 신성 로마 제국으로 이어지면서 카롤루스의 시스템은 고대 로마와 현대 유럽 사이의 중요한 가교 역할로 작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이후 루이 14세, 7년 전쟁, 나폴레옹 전쟁, 보불전쟁, 제 1차 세계대전, 제 2차 세계대전으로 유럽은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게 되죠.

1948년, 헤이그 회의에서 유럽 연방제를 향한 첫 행보가 이루어집니다. 이후 1952년 ECSC 발족, 1957년 EEC 결성, 1967년 EC로의 통합, 1992년 EU의 탄생으로 이어지죠. EU의 화폐 통합 역시 엄청난 노력을 통해 진행됩니다.

물론 유로화로의 통합이 밝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스와 스페인이 유로존에서 탈퇴한 후, 자국의 통화가치를 평가절하하는 방식으로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등 EU에는, 그리고 유로에는 구조적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우리나라 정부가 원화 평가절상을 막는 것도 유사한 이유입니다.

2010년 초 밝혀진 그리스의 국가적 분식회계 이후, 국가 채무 위기는 유럽 곳곳으로 번졌습니다. 3년간 유럽은 위기속을 왔다갔다 했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독일이 IMF, ECB, EU에 후방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강력한 회생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유로화는 위기 기간 내내 1.2~1.6 USD선에서 거래되었으며, 각국의 외환 보유고에서도 중요한 통화로써 한 축을 담당하게 됩니다. 유로화가 망할 것이라는 회의론과는 거리가 있는 결과였죠.

미국은 2010년, 지난 기간 동안 실시해 온 양적 완화를 통해 수출한 인플레이션을 도로 수입하고자 합니다. 달러를 약하게 만들어 수입가를 올리겠다고 한 것이죠. 2012년 버냉키 연준제도 이사회 회장은 도쿄 연설에서 '수출상대국이 환율을 내리지 않으면 고 인플레이션으로 대응하겠다'고 사실상 협박을 가할 정도였습니다.

미국은 이런 정책을 통해 의도적으로 유로를 약세장이 아니라 강세장으로 만들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자본을 미연준에서 유로로 흘러들어오게 했습니다. 임금경직성 이론이 사실상 사장된 지금, 자본의 투입은 유럽의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위축되는것과 별개로 유로화 자체는 튼튼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죠.


EU는 독일의 4번째 제국이 될까요?

유로화 자체는 의도적으로 강해지고 있으며, 기 소르망Guy Sorman은 "유럽은 유럽 국가들의 평화를 위해 탄생했으며, 이 프로젝트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대가를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로 영국을 제외한 EU 자체의 안정성이나 유로화에 얽힌 다양한 국가들은 유로에, ECB에 굉장히 충성도가 높습니다.

또한 유로화라는 정치적으로 안정된 화폐에 기반한 자금 흐름을 비롯하여, 대규모의 유동성이 뛰어난 채권시장과, 미국보다 25% 더 많은 단단한 금 보유량 역시 유로화의 단단함에 기여합니다.

여기에 중요한 것은 중국입니다. BTC의 보유와 금 보유가 굉장히 높은 중국 세력은 현재 유럽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으며, 유럽으로 자산을 전진배치하고 있습니다. 상당한 현물과 자본이 미국 시장이 아닌 유럽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 USD의 기축통화 위치는 흔들릴 수 있게 되겠죠.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원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고 있는 러시아는 미국보다 아무래도 유럽이 헤게모니를 쥐는 것을 선호합니다.

달러와 유로(+배후의 중국, 러시아)가 경쟁할 바로 그 때, 금과 BTC는 현물 확보의 용도로, 그리고 자산 보유의 중심으로 가치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 핵심은, 건전통화를 주장하고 통화약세를 주장하지 않는 독일에 있습니다.

독일은 현재 칼날 위를 걷고 있습니다. 중국 자본을 받아들이면서 EU 통합의 선봉장으로 약 달러 시대를 억누르고 성장해 나갈 것인지, 혹은 중국 시장의 버블 버스트와 함께 모든것이 붕괴할 것인지라는 두 가지 극단적인 시나리오 속을요.

유로와 달러의 경쟁은, 필연적으로 현물의 흐름을 가져 올 것입니다. 지금까지 BTC에 냉담했던 유럽 소비자나 금융가 역시 본격적인 금융 전쟁이 시작되고, 중국의 참전이 본격화되면 그 흐름에 탑승할 것입니다. 그러면 BTC는 지금까지 보지 못한 고공행진을 벌이게 되겠죠.

그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 USD와 EUR의 싸움이 어디까지 이어질 지에 대해 잘 지켜보는 것 역시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일 것입니다.

급락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지금이 오히려 신규 진입자들에겐 최고의 찬스가 아닐까 합니다. 과열에 가려졌던 진흙 속의 진주들이 본격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것은 싼 값에 진주들을 죄다 포트폴리오라는 광주리에 주워 담는 것 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이 BTC의, 암호화폐의 현물을 통제하는 시장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한국 투자자들이 이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길 바랍니다. 무엇보다 여러분과 제가 함께 그 주인공이 되길 바랍니다. 오늘도 경제적 자유를 위한 여러분의, 우리의 판단과 행동의 모든 곳곳에 필요한 때를 위한 행운이 함께 하시길 기원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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