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가벼움과 무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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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엔 그림을 그리면서 '가벼움'과 '무거움'에 관한 생각을 하고 있다. 밀란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고 나서 생각은 시작되었다. 어떤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무거움이다. 한편 의미에서 자꾸 벗어나는 것은 가벼움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은 끊임없이 가벼움에 대항하는 싸움이다.

내가 현재 그리고 있는 것이 뭔가 진정한 의미가 깃들여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작업하면서 수시로 드는 생각은 "이게 도대체 뭐지?" ,"이게 뭘까" 라는 생각이다. 물론 재미는 있지만 이 그림에 무거움이 깃들여 있을까? 라는 회의가 지속적으로 나를 괴롭힌다.

그러다가 그림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느껴질 때 정말 괴롭다. 아마 취미생이라면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그냥 그리는 그 즐거움 자체만 즐길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업으로 삼는 이상 이것은 나와 누군가에게 분명 무거움(의미)으로 다가와야 된다는 부담이 크다.

세잔이나 반고흐는 평생 독고다이로 작가 생활을 했는데, 그들은 어떻게 이 가벼움을 이겨냈을까? 생각해보면 진짜 대단하다. 외부의 관계나 인정 없이 홀로 한평생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그 그림의 퀄리티에 상관없이 무조건 대단한 것이다. 천재의 자기 확신은 모든 것들을 이겨낼 수 있는 것인가? 지금 그리고 있는 그림이 아무것도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그들은 어떻게 이겨내고 한평생 정말 '그림만' 그릴 수 있었을까?


@thel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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