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터키우기 vol.5] 아들에게 날개를 달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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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살. 6학년..

이들은 단지 세종류만 있을뿐.

1.모태쏠로
2.여친(남친) 있었으나 헤어짐
3.여친(남친) 있음

한터는 모태쏠로다.
여자애들이 취향에 안맞아서 란다. 켁.
전쟁같은 5학년을 보내고 졸업반이 되고보니 좋은점이 있다.
졸업반 아이들은 아무도 초딩생활에 관심이 없다.
어떤 중학교를 가야할지..
(물론 절대권력 엄마의 결정에 따라 달라진다)
중학교에 가게되면 친구들은 어떻게 되는건지
내가 과연 잘 할 수는 있는건지
두려움이 가득해서
모든일에 시큰둥하다.
심지어 한터를 놀리는 일까지도.

송파구엔 25개 중학교가 있다.
이명박시절 순위를 정해서 발표했다.
울동네엔 상위5위인 중학교와 하위5위인 중학교가 두블럭 도로를 사이로 자리한다.
엄마들 사이에선 일류와 똥통으로 불린다.

누군가는 이사를 단행하며 상위권 학교에 보낸다.

내 평소 소신은
'용꼬리가 되느니 뱀머리가 되자' 다.

한터는 후자 중학교에 들어가기로 한다.

그렇게 일년을 보내던 끝무렵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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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 있는 공립학교들은 학기초
학교홍보도 하고 돈도벌겸
외국학생들을 수업에 참여시키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다른나라는 모름)

시드니의 채스우드하이스쿨에 원서를 냈다.
한달간 시드니에서 수업을 듣게 됐다.

한터가 카톡공짜전화로 걸어주기만
하루종일 기다린다.
처음간 며칠은 적응기간으로 전화금지다..

드디어 걸려왔다.

한터: 엄마!

나: (대답이 바로 안나온다..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보고싶다..)
오야. 내새끼..홈스테이 집은 어때?

한터: 여기에 5살짜리 남자 애가 있는데 내가 놀아줬더니 아줌마가 좋아하세요.

(그럼 그렇지. 생존본능은 갑이다)

나: 저녁은 머 먹었어?

한터: 바베큐요. 맛있었어요.

나: 다른 학생들은 누가 있어?

한터: 고1누나는 한국사람, 일본형들도 있고 한 다섯명쯤 되는거 같아요.

나: 학교는 어땠어?

한터: 수업은 70%는 이해되고 피타고라스 정의를 배우는데 아무래도 중2과정 같아요. 친구들이 몇살이냐니까 13살 14살이래요. 다들 공부 잘한대요.

나: 그럼 형 누나랑 공부하는거네? 넌 몇살이랬어?

한터: 13살이랬죠. 어차피 영어는 반말이니까 상관없어요. 지들이 알게뭐래요. 선생님들이 친절하고 너무 좋으세요. 마틴루터킹 조사숙제가 있어서 도서관에서 검색해서 발표를 했는데 친구들이 시큰둥해서 좀 짜증났어요.

나: 걔네들은 발표하는게 일상이라서 그래. 네발표가 내용면에서 알차긴 힘들었을테니까.
하튼 우리아들 잘하고 있네. 화이팅. 참 점심은 어떻게해?

한터: 홈스테이아줌마가 간식을 싸주세요.

나: 뭘 싸주시는데?

한터: 비스켓 일때도 있고 식빵샌드위치 일때도 있고요.

(아침은 각자 알아서 시리얼을 우유에 타먹고
학교가서 점심은 완전 간단한 샌드위치로
저녁 한끼만 고기로 배부르게 먹이는구나...
살빠져 오겠다. 밥한그릇씩 먹는 앤데....
눈물이...자꾸 앞을 가린다)

한달간 아이를 품에서 떨어뜨려 보지 않은
사람은 말을 마라. 정말 딱 죽을것만 같다.
매일 애생각이 나고 매일 애목소리가 듣고 싶다.

그러니...'가만히 있으라'는 안내방송만 믿었던
착한 아이들을 300명씩이나
세월호와 함께 차가운 바다에 수장시킨
그 부모들은 어찌 살고....
아이들은 나몰라라 국민들은 나몰라라
드라마에 빠져살던
박근혜랑 그 일당들은 반드시 천벌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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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며칠후

나: 오늘은 무슨일 없었어?

한터: 함께 온 또래 세명 중에 중2형이랑 함께 온 애가 있는데 그애가 자꾸 현성이를 때리고 기합줘서 현성이가 나만 졸졸 따라다녀서 좀 귀찮아요.

(이게 뭐야? 외국에서 까지 괴롭힘이야?)

나: 넌? 너한테는 안그래?

한터: 나한테도 '엎드려뻗쳐'를 하랬는데요... '니가 먼데 명령이야. 저리 꺼져!' 이랬더니 머 그 다음부턴 말 안걸어요.

(캬. 5학년때 훈련한 보람있네. 그런데 이것들이..)

나: 한터야. 잘했어. 네가 좀 귀찮더라도 현성이 챙겨. 도서관에도 꼭 같이다니고. 또 현성이 때릴려고 하면 '우리엄마가 너네엄마한테 전화한다더라' 고 해.

한터: 엄마가 그애엄마 전화번호 알아요?

나: 엄마는 머든지 다 알아.

그렇게 한달을 보내고 공항에서 손톱물어 뜯어가며 기다리다 만난 한터가 날 보고 환하게 웃는다.

엄마. 아빠. 진짜 재밌었어요.

그래. 시드니 맥도날드 아이스크림은 무슨맛인지 시드니 도서관 인터넷은 어떤지 차분히 삼겹살에 된장국 먹으면서 얘기하자. 잘했어. 내새끼..

지금까지 한터의 100%사실만 있는 어린시절이야기를 읽어주시고 심지어 부족한 글에 보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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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느라..
기억을 더듬어 보느라..
배신으로 칼맞은 상처
많이 아물었습니다.
아직 시간은 더 필요하겠지만요. 그럼 저는 이만 뿅!


지난얘기


댓글알바 @sochul 추가사항

이 글을 끝으로 마스터께서.. 한동안 쉬시려나봅니다.

그간 칼맞은 울분을..
지금까지의 연작으로 승화시켜주신 마스터께
'풀보니스팀'을 가동해주심이 어떠하실지..

제가 또 다음에 또 모셔오려면..게런티도 해야하고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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