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hodolbak 입니다.
제가 속해있는 소모임인 '뻔뻔한 스티미언'의 이번주 주제가 'Dream in Drama' 에요.
(스사모 모임도 하고 있는데 막 양다리 ㅎㅎㅎ)
꼭 드라마 이야기가 아니어도 된다 하여 오늘은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음......
저는 꿈이 배우입니다. ㅎㅎㅎ
스타니슬라브시키의 '배우수업' 이란 책인데 대학 1학년때 샀으니 25년 된 책이네요.
얼마전 후배녀석에게 문자가 한 통 왔어요.
극단대표에 연출에 교수에 연극쪽으로 여러 일을 하고 있는 녀석인데요.
이번에 배우까지 욕심을 부려서 너무 힘들다고 짧은 공연이니 같이 좀 하자고~~~
항상 저의 연기(?)를 아쉬워 하는 놈이에요. (뭐 립서비스죠 ㅎㅎㅎ)
이 친구소개로 대학로 무대에서 공연도 해보고 했어요.
저는 성남초입에 있는 대학을 나왔는데요.
현재는 가천대랑 통합이 되면서 학교가 없어졌죠.
하여간 저는 당시 대학 연극동아리에서 처음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사진이 좀 흐리긴 한데 가운데 인물이 누군지 아시겠어요???
배우 성지루 입니다.
대학때 동아리 사진을 뒤져보니 이 사진 하나가 껴있네요.
성지루 선생은 저희 동아리 연출선생이었고요
당시 극단 '목화' 의 배우였습니다.
(네 지금 미투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그 '목화' 극단입니다.)
현재의 평판을 떠나 당시 운이 좋게도 '목화' 극단과 연이 닿아 좋은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고 성지루 선생은 세번째 연출 선생님이었습니다.
첫번째, 두번째 모두 목화 극단 배우들이었고 한작품, 두작품 지나가며 후배들에게 연출자리를 소개해주고 저희들을 가르쳐 준거죠.
뭐 당시 저희가 연출비를 제대로 드린 것도 아니고 선생님들도 그저 열정 하나로 한참 어린 학생들과 함께 한거죠.
첫번째 연출선생님은 배우 정원중!
두번째 연출선생님이자 저의 첫 연기선생님이신 손병호 선생님!
이정도면 모두 이름 있는 배우들이죠?
가끔 동아리 후배들이랑 얘기를 할 때 손병호선생님이 성지루선생님이 아닌 다른 후배에게 연출자리를 소개해 주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얘기도 합니다.
최근 가장 핫한 영화 '1987' 이 포스터에도 당시 '목화' 극단에서 활동하던 두명의 배우들이 있습니다.
누구일까요?^^
제일 우측 두명!
배우 유해진, 박희순 입니다.
당시 선생님들 공연보러 가서도 많이 봤었는데 저희 동아리의 연출선생이었다면 또다른 에피소드가 있었겠죠^^
성지루선생을 끝으로 동아리 자체적으로 연출을 해오다 2001년 다시 외부에서 연출선생님을 모셔왔습니다.
당시 손병호선생님이 극단을 하나 운영하고 계셨었는데 그 극단의 창립공연을 같이 했던 배우를 선생님이 다시 소개시켜주셨어요.
극단 '모시는 사람들' 의 배우 윤영걸.
제게는 정말 좋은 스승이고 형님인데 아직도 잘 안풀리시네요.
형님덕에 저는 2002년 28살의 나이에 한예종 연극원까지 시험을 봤습니다.
그리고 또다른 배우 '신기루만화경' 이란 극단의 배우 최재섭
(배우 오달수가 대표로 있는 극단인데 아 오달수도 ㅠㅠ)
얼굴이 혹시 낯이 익나요?
이런 저런 영화에 조연으로 단역으로 많이 나오죠.
최근에는 택시운전사에서 원래 광주로 가려고 했던 운전사역으로 나왔죠.
저희 동아리 사람들은 정원중선생님을 시작으로 재섭이 형님까지 좋은 선생님들 덕에 열정을 키울수 있어서 당시 함께 했던 친구들중 배우의 길로 들어선 친구들이 꽤 있습니다.
물론 본인들의 의지와 꿈이 컸었죠.
다시 예대를 가고 대학 연극과를 가고
뮤지컬배우에
성우에
탤런트에
다양한 곳에서 자신이 열정을 키우고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뭐 나름 각 분야에서는 이름좀 날리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어려움을 다 이겨낸 친구들이죠.
저역시 졸업하고 한동안 잊고 살다 2002년 다시 후배들과 공연을 하면서 한예종 연극원까지 늦은 나이에 시험을 봤어요.
당시 한예종은 8월에 시험을 봤는데요.
2002년 한일월드컵의 열기가 가시기 전이었어요.
총 3차까지의 시험.
1차는 자유연기, 즉석대본, 면접
2차는 작품분석, 면접
3차는 지정대본, 몸짓(마임), 면접
시험을 본 얘기를 하자면 밤이 새도 모자르고
저는 1차, 2차까지 합격을 하고 (당시 1차 합격자 중에 제가 나이가 제일 많았어요.)
최종 3차 마지막 면접에서 정말 바보같은 말실수로 인해 눈앞까지 온 합격을 발로 차버리고 말았습니다.
최종 합격자 발표가 날때만 해도 무덤덤 했었는데......
정말 어느날 갑자기 떨어졌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져서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지금도 그 생각을 하면 가슴이 먹먹해져 옵니다.
저는 연극이나 뮤지컬등 무대공연은 잘 보지를 않아요.
보고 나면 좀... 그렇거든요.
마지막 무대에 선지가 한 10년가까이 된것 같네요.
요즘 '미투' 이슈가 연극,영화계에까지 번지고 있는 사태를 아내가 보더니 이제 배우들 다 떠나면 오빠가 하면 되겠다라고 우스개소리를 합니다.
저는 걱정하지만 얼마 안남았어 라고 맞받아 치고요.
그럼 또 아내가 긴장을 합니다. ㅎㅎㅎ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하니 더욱더 쉽지 않은 꿈이 되어 버린 것 같아요.
이 모든게 다 핑계라는 것을 알지만 이렇게 라도 핑계를 대야 좀 위안이 되지 않겠어요^^
하지만 여전히 저의 꿈은 배우입니다.
'였습니다' 가 아닌 '입니다'
긴 넋두리와 같은 이야기를 들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덧붙임:
혹시 몰라 이미지들은 링크를 걸었는데요.
후에 링크가 삭제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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