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박물관에 가자고? 거기 볼 게 뭐가 있다고 그래? 차라리 벼룩시장에 가자. 벼룩시장? 거기 볼 게 뭐가 있다고 그래? 가만, 이런 말을 영어로 뭐라고 하지?
Let's go to the museum. No, what's there to see? Let's go to the flea market instead. Flea market? What is there to see? Today I'd like to teach what is there to see/talk about, etc. It seems easy expression, but if you ask Koreans to say it in English, most of them can't think of that expression.
지금까지 Bree's 번역 이야기에서는 @tata1 님의 붓툰을 번역하며 거기에 나온 좋은 표현들을 가르쳐 드렸었다. 지난 글 2017년 Bree가 블로그에 올렸던 영어강좌 및 독후감 정리 (feat.2018년 블로그 로드맵)에서 밝혔듯이 올해에는 붓툰에 나오지 않았더라도 번역을 공부하면서 배운 유용한 표현들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그 첫 번째 시간! 짜잔~!!
1. 볼 게 뭐가 있다고 그래?
박물관에 가자고? 거기 볼 게 뭐가 있다고 그래. 차라리 벼룩시장에 가자.
친구들과 여행을 가면 어디로 갈지 많이들 다투게 된다. 그럴 때 꼭 나오는 표현인데, 이 말은 영어로 뭐라고 할까? 일단 단어부터 보고 가자.
뭐가: what
~가 있다: there is
~가 있니?: is there~?
볼 것이: to see
이 단어들을 잘~ 조합하고 버무리면 이렇게 된다.
What is there to see? 볼 게 뭐가 있니?
A: Let's go to the museum.
B: Museum? What is there to see? Let's go to the flea market instead.
A: Flea market? What is there to see?A: 박물관에 가자.
B: 박물관? 거기 볼 게 뭐가 있다고 그래? 차라리 벼룩시장에 가자.
A: 벼룩시장? 거기 볼 게 뭐가 있다고 그래?
에휴~! 볼 만한 게 하나도 없군.
그런데 여기에서 조심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 말의 억양과 뉘앙스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 볼만한 게 뭐가 있니?
"볼 게 뭐가 있다고 그래?"와 "볼만한 게 뭐가 있니?"는 굉장히 다른 말이다. 전자는 "거기 볼 거 하나도 없어! 개털이야!"라는 뜻이고, 후자는 "볼만한 좋은 곳 추천해줘."라는 뜻이니까. 그럼 "볼만한 게 뭐가 있니?"라는 말은 영어로 뭐라고 하냐고?
뭐가: what
~가 있다: there is
~가 있니?: is there~?
볼만한 게: to see
What is there to see? 볼 만한 게 뭐가 있니?
아니, 지금 장난하나? 위에 나온 1번이랑 같은 문장이잖아???
자, 잠깐만 진정하시고 설명을 들어보시기 바란다. 음.. 그 돌멩이는 내려놓고 설명을 들어주시면 정말 좋겠다.
우리말에서도 같은 말이지만 억양과 뉘앙스에 따라 의미가 달리지는 문장들이 있다. 주로 의문문의 형태로 쓰일 때 그렇다.
금방이라도 "칫!" 할 듯한 어이없다는 얼굴로 "거기 뭐~가 맛있니?"하고 "뭐가"를 강조해서 말하면 "거기 맛 하나도 없어. 거기 드럽게 맛없는 곳이야."라는 뜻이 된다.
반면에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눈을 반짝이며 "거기 뭐가 맛있니?"하고 뒤를 올려서 물으면 "거기 맛있는 음식 추천해 줘. 당장 먹고 말 테야."하는 의미가 된다.
마찬가지로 What is there to see?가 상황과 문맥에 따라서 "볼 게 뭐가 있다고 그래? 거기 구려."라는 뜻도 될 수 있지만 "볼 만한 게 뭐가 있니? 추천해 줘."라는 뜻도 될 수 있다. 아, 오묘한 언어의 세계여!
주의할 점 1) 추천해달라는 의미로 쓰일 때는 뒤에다가 구체적인 장소를 붙여서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What is there to see here? (여기는 볼 만한 게 뭐가 있어요?) What is there to see in Finland? (핀란드에는 볼 만한 게 뭐가 있어요?)
주의할 점 2) 대개 좋은 관광지를 물어볼 때는 위 문장보다는 What is the best place to visit in New York? 처럼 좀 더 뜻이 명확한 문장을 쓰는 경우가 많다.
What is there to see here? 볼 만한 게 뭐가 있니? 나 당장 가볼래!
3. 얘기할 게 뭐가 있니?
번외로 이런 표현도 배워보자. 할 얘기가 없는데 자꾸 뭘 얘기하자는 거야? "얘기할 게 뭐가 있니?" 이 문장은 영어로 어떻게 할까? 단어는 위에 나온 표현들과 대동소이하다.
뭐가: what
~가 있다: there is
~가 있니?: is there
얘기할 게: to talk
~에 대해서: about
짐작했겠지만, what is there to see?에서 see(보다) 대신에 talk(얘기하다, 말하다)를 넣어주면 된다. 단, 조심해야 할 것은 우리말엔 안 나와 있지만 "~에 대해서" 얘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about을 넣어줘야 한다는 거다. 그럼, 완성품을 보자.
What is there to talk about? 얘기할 게 뭐가 있니?
뭔 얘기를 하자는 거야? 얘기할 게 뭐가 있어? What is there to talk about?
오늘 번역은 어떠셨나요? 단어 하나하나 뜯어보면 다 아는 쉬운 거지만(... 쉬운 거 맞...죠? ^^;) 문장으로 생각해내기 어려운 표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알아두면 유용하실 겁니다.
앞으로도 재미있는 번역 이야기 들고 오겠습니다. 지금까지 Bree였습니다! :)
덧붙이는 말씀: 번역가는 저마다 자신의 철학과 기준에 맞춰 고심 끝에 번역을 합니다.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는 제가 번역한 것이 틀리다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명백한 오역이 아니라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번역'인 거라고 이해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물론 건전한 토론과 질문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Bree's 번역 이야기] 지난 글들 최근 5개 링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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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ee's 번역 이야기] #13. "도대체."는 뭐라고 번역하지?
[Bree's 번역 이야기] #14. "이해가 안 가?"는 뭐라고 번역하지?
[Bree's 번역 이야기] #15. "모르니? 모르겠니? 몰랐니?"는 뭐라고 번역하지?
[Bree's 번역 이야기] #16. "다 털어놔 봐."는 뭐라고 번역하지?
[Bree's 번역 이야기] #17. "배둘레햄, 뱃살, 배불뚝이"는 뭐라고 번역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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