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雜記] 민들레의 낭만에 대하여/ (부제: 낭만들꽃 민들레, 강인한 생명력을 존경합니다)

잡기대문.jpg

돌과 잔디로 이루어진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는데 민들레가 눈에 띠었다. 여기 저기 스팀잇에서 봄꽃 사진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벛꽃, 매화, 산수유, 생강나무, 목련, 개나리에 대한 사진과 언급들은 많지만 민들레는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같다. 민들레는 스팀잇으로 말하면 피래미라고나 할까? 그래도 간혹 사진을 올리는 스티미안분들도 계신다. 야생화가 그렇다. 인기쟁이는 아니지만 무던하다. 어찌보면 이렇게 담백하고 무던한 것이 오래갈수 있는법이다.

민들레를 안질방이, 므은드레(문둘레)라고 우리는 옛날부터 표현해왔다고 한다. (한국 식물명의 유래, 이우철 지음) 참 운치 있다. 안질방이 예전에 MBC 프로에서 이휘재를 비롯한 개그맨들이 엉금엉금 앉은뱅이 옷을 입고 왔다리 갔다리 게임하던게 생각난다. 구엽다. 그리고 번식을 할때는 목이 길어서 슬픈 기린처럼 솜방울을 길게 늘인다. 므은드레는 옛날 사립문 둘레에서도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흔한 꽃이라는 말에서 나왔다고한다. 문 사이사이에서도 억척스레 피어나는 민들레는 문 둘레에까지 마구 피어서 문둘레로 불리다가 이름이 민들레가 되었다고한다. 민들레꽃 및 일편단심 민들레의 유래


고대에 약초의(藥草醫)들은 한겨울에도 구할 수 있는 이 민들레 뿌리를 캐서 썼다. 뿌리를 씻은 다음 즙액을 짜서 환자에게 먹였다. 이렇게 하면 그 환자의 상태는 언제나 좋아졌다. 그리고 이른 봄이 되면 가능한 많은 민들레의 어린 새 잎들을 먹도록 했다. 이 건강성 채소 샐러드가 환자의 건강과 원기를 회복시켜주었다. 비타민을 풍부하게 함유한 이 야생 식물이 많은 인명을 구했다는 것이 과장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 좋은 민들레가 제대로 자라는 곳은 짧게 깎인 잔디밭이 아니라 민들레와 풀이 함께 어우러져 자유롭게 클 수 있는 곳이다. 아직 봄서리가 내리는 중에도 민들레는 여러 해를 났던 뿌리에서 불그스름한 새싹을 피운다. 이 시기의 민들레는 3층 구조를 가진 먹거리 식물이다. ... 내 생각에는 민들레 뿌리가 서양방풍나물이나 선모의 뿌리보다도 더 좋은 채소인 것 같다. ... 민들레 뿌리는 야생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커피 대용품이다. -야생아스파라거스 스토킹, 유엘 기번스 지음


전승되는 민들레의 낭만 - 믿거나 말거나


BREVERTON'S Complete Herbal (A book of remarkable plants and their uses - Terry Breverton) 에서 내멋대로 번역


민들레와 홀씨 by @qhaltpal

  • 민들레 씨앗은 날씨의 바로미터라고한다. 날씨가 화창할것 같으면 씨앗 공이 활짝 열리고 비가올것 같으면 우산같이 닫아버린다. 아주 소나기를 퍼부으면 완전히 닫아버린다. 짤없다. 그리고 맑게 게일것 같으면 열리기 시작한다고 한다. (비피하는 우리와 반대로 우산을 접었다 폈다가 앙증맞게 개귀염!)
  • 민들레의 솜털 공같은 머리는 Dandelion Clock 혹은 Tell Time(시간을 알려주삼)이라고 부르는데 불어서 씨앗이 다 날라가게 되는 횟수가 바로 시간이란다. 즉 1번불어서 날라가면 1시! 참 쉽다. 시간을 내멋대로 주장할수 있다. (연인과 헤어지기 싫을때 한번에 훅 불어 다 날리고 아직 1시밖에 안됬어라고 끝까지 우기면 됨) 혹은 세번 불어서 남은 씨앗의 갯수가 시간이란다. 한번 불어서 남은 씨앗수가 남은 생애라고까지 확대해석된다. 여러모로 늙은이에게는 잔인하다. (폐활량을 키워야 겠다. 다 날리면 열외!)
  • 양치기들의 근무시간 알리기 소박한 예언(rustic oracle)이란다. 민들레 꽃은 새벽 5시 땡치면 열리고 오후 8시되면 짤 없이 닫는단다. (칼퇴근 칼출근의 효시)
  • 애정전선 점치기 데이지꽃잎따기로 그녀/그는 나를 사랑해 하나 따고 안사랑해 하나 따고 이렇게 때어나가는게 아니라 더 간편하다. 훅 불면된다. 한방에 다 불어버리면 그사람에게서 사랑받는 것(낚였다는 뜻), 조금 남아 있다면 긴가민가 삼삼한 것(아리송), 많이 남아있다면 꿈깨라 (걔는 너 안좋아해)
  • 사랑을 그대품안에 솜털 하나를 아주 정성껏 뽑아서 달달한 생각과 주문을 외어 그녀 혹은 그가 있는 곳을 향하여 후우~, 이러면 내 맘이 그녀 혹은 그에게 전달된다.
  • 변심했는가 안했는가 확인 훅~ 불어서 딱 하나 남아있다면 그 사람은 당신을 안 잊었다.
  • 내님은 어디에 있는가? 그냥 불어서 어디로 향하는 지 보면 그곳에 있단다.

ps. 그러고 보니까 박미경의 민들레 홀씨되어가 나름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사랑을 그대품안에



민들레와 홀씨 by @qhaltpal

민들레는 목(木星/Jupiter)의 정기를 받았다고 한다. 동양에서는 木을 생명력으로 본다. 그리고 인간의 장부에서는 간(肝)과 관련되는데 민들레는 특히 간열에 의한 황달, 충혈성염증에 의한 열병의 해독에 탁월하다고 한다. 특히 벽틈이나 돌틈에서 피어나는 민들레를 볼때 이 조그맣고 앙증맞은 야생초가 막힌것을 뚫어주는 역할을 하는 이유를 알것같다. 이뇨제 역할도 하기때문에 붓기가 많은 여성 혹은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무식하게 많이 복용하지 마시길.

포공영(蒲公英/민들레의 한약명)은苦하니除食毒하고 消腫潰堅하니結核屬하다
포공영은 맛이 쓰니 식중독을 제거하며 붓기를 빼주고 딱딱하게 굳은 결핵등에 속하는 것을 풀어준다 - 약성가(藥性歌)

뭐 자세한 민간요법이야 인터넷 찾아보면 다들 아실테고, 나는 민들레의 생명력이 존경스럽다. 밟히고 밟혀도 그리고 뿌리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한 혹독한 겨울도 버텨내는 그 생명력, 그렇기 때문에 약성도 뛰어난 것이다. 약의 용도보다는 이 민들레는 뿌리부터 잎과 꽃까지 모두 좋은 식재료로 동서양의 전승된 요리책에 담겨져 있다. 초봄에 산이나 들에 가서 민들레를 따다가 나물 혹은 샐러드를 만들어 먹으면 담백하고 소박한 운치가 있겠다.


ps. 요리에 대한 정보가 가득한 책 두권 정보를 덧붙여둡니다. 저자들의 소박한 멋과 맛이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야생아스파라거스 스토킹, 유엘 기번스 지음
숲과 들을 접시에 담다, 변현단 지음

[雜記] 참을 '인(忍)' 글자에 대한 단상
[雜記] 간디가 바라본 무위(無爲)의 삶이란 무엇인가? /부제: 평범한 사람들을 위해 간디가 해설한 바가바드기타
[雜記] 열반, 해탈, 천국에 대한 단상
[雜記] (반말주의)선악과를 따먹었기에 윤회가 시작되었다고 이 멍청아
[雜記]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독서평)
[雜記] 위험하지만 너무나 자극적인 그리고 너무나 호기심 불러일으키는.... 그이름 탄트라(Tantra)
[雜記] 하이Tech 부족시대의 귀환/부제: 거대 중계권력 노므시끼없는 세상을 꿈꾸며(名色교환시대)
[雜記]스티미안의꿈2(STEEMITOPIA) 플랑크톤 생존전략
[雜記] 스티미안의 꿈(STEEMITOPIA)


KakaoTalk_20180311_224441541.jpg


H2
H3
H4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1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