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N=8972914290
히틀러 때문에 전쟁이 났다고?
우연 vs 목적성
영화 변호인에서 사형당한 ''동백림사건" 학생들이 읽었던 불온서적입니다. ㅋㅋ
변호사가 영국대학에 공문을 보내 [ E.H 카는 빨갱이 아님]인증 해주죠 ㅎㅎㅎ
- 역사가와 그의 사실-현재와 과거의 대화
- 사회와 개인-오늘사회, 과거‘사회’와의 대화
-3. 역사, 과학 그리고 도덕- 역사. 왜? 라는 질문
[이번 포스팅] 4. 역사에서의 인과관계- 역사는 어디로?
-5. 진보로서의 역사- 역사관과 사회관[여기까지]
- 지평선의 확대- 움직이는 세계
4. 역사에서의 인과관계- 역사는 어디로?
2차 대전이 히틀러 때문에 발생했다고 말하면 웬만큼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다.
그럴 때는 무례하게 자신을 역사가라 부르면 안 된다.
어느정도는 무지의 소치라는 주장임
김일성 때문에 6-25가 일어나고 전두환 때문에 민주화가 지체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 같은 일반인의 생각이란 뜻입니다. 톨스토이도 [전쟁과 평화]에서 프랑스가 러시아에 패한 것은 러시아 장군이나 나폴레옹과는 상관없는 일이라 묘사합니다.
역사가는 ‘왜?’라는 질문을 던진다.
역사의 아버지 헤로도토스는 자신의 목적을 ‘그리스인과 야만인들의 행위를 보존하고 왜 싸웠는지 그 이유를 밝히는 것’이라고 적었다. 고대에는 그의 제자가 없었다. 그러나 18세기 몽테스키외는 [로마인의 위대함과 성쇠의 원인 고찰]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은 도덕적, 물질적 일반 원인들에 의해 좌우된다. 는 원칙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카는 역사를 ‘이색적인 일화 수집’으로 보는 경험주의를 비판한다.
그는 기번이 ‘연관체계를 지배하는 사실을 구별해 낼 수 있는 사람, 즉 역사가이면서 철학자인 사람만이 최고의 역사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한 점에 동의한다. 또한 기번이 ‘사실의 연구에 철학이라는 학문을 적용한 최초의 역사가’ 타키투스에게 빚을 지고 있다고 밝힌다.
하지만 인과관계는 /자유의지, 자발적 행동과 대립된다.
역사가는 늘 ‘필연성’을 강조하지만 그건 과장된 말투일 뿐이다. 즉 허풍이다.
저자(카)도 1917년 혁명이후 볼셰비키와 그리스정교회와의 충돌이 ‘필연적’이었다고 쓴 것을 후회한다. 오만이니까
‘가능성이 대단히 컸다’고 썼어야 현명했을 것이다. 하지만 역사가들은 흔히 그런 표현을 쓴다. 만일 ‘장미전쟁’은 필연적이었는가? 라는 제목에는 무슨 농담인가 할 사람들이 노르만인의 정복이나 미국독립의 필연적 이유를 설명해 댄다고 해서 결정론자라고 비난하거나, 미국인들의 패배가능성을 논의하지 않았다고 비난하지는 않는다.
‘클레오파트라의 코’문제, 즉 ‘우연’들
이런 우연들이 역사가가 연구하는 전후관계와 충돌하기도 한다.
악티움해전의 결과가 안토니우스가 그녀의 미모에 빠졌기 때문에 비롯되었다든지,
술탄 바야지드가 관절염 때문에 중앙 유럽에 진출하지 못했다든지
,
~~ 기번: ‘한 인간의 단 한 개의 근육에 엄습한 통증이 여러 민족의 불행을 막거나 지연시킬 수 있다’~~
처칠이 ‘알렉산드로스가 1920년 가을에 자신의 애완 원숭이에게 물려 사망하므로 25만 명이 죽었다’고 말한 것 등이다.
아이자이어 벌린 경은 [역사적 필연성]에서 ‘우연사관’을 말하고 있지만 이는 저자가 볼 때 ‘우연’과 ‘결정의 부재’의 혼동이다.
역사가 폴리비우스가 우연을 끌어들인 이유를 재빨리 밝힌 사람은 기번이다.
기번은 ‘그리스인들은 자신들이 로마의 속주로 전락하자 로마인의 승리를 공화정의 우월성이 아닌 행운의 탓으로 돌렸다.’고 말했다.
즉 우연은 패배자들의 위안거리라는 것이다.
피셔는 1차 대전 이후 자유주의자들의 꿈이 깨져버린 게 우연의 역할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 시기는 실존주의 어떤 원인도 이유도 필연도 없는 철학의 등장시기와 일치한다. 2차대전 이후 40년동안 독일민족의 재앙의 원인을 황제의 허영, 히틀러의 성격 등 우연한 사건 탓으로 돌리는 것도 이와 일치한다.
이런 우연의 침투에 맛선 최초의 사람은 몽테스키외다. 그는 ‘만일 어떤 전투의 우연한 결과처럼, 특정원인이 한 국가를 멸망시켰다면, 한 번의 전투로 한 국가를 몰락시킨 우연론자가 못 찾아낸일반적 원인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르크스도 트로츠키도 우연은 또 다른 우연으로 상쇄된다는 논지를 편다.
‘우연은 일반적인 발전 경향의 일부를 이루고 또한 다른 형태의 우연에 상쇄된다. 그러나 발전의 가속과 지체는 그런 ’우연‘에 좌우되며, 그 우연들에는 어떤 운동의 선두에 있는 개인들의 우연한 성격이 포함되어 있다. ’- 마르크스
역사의 전과정은 우연을 통해서 역사법칙이 굴절되는 과정이다. 역사법칙은 우연의 자연도태를 통해서 실현된다고 할 수 있다.- 트로츠키
저자 카는 여기에 반대한다. 카는 레닌이 54세에 일찍 사망했다는 우연이 다른 우연으로 상쇄되는 예를 찾을 수 없다며.
역사의 '우연'='무지'의 표시?
그렇지만‘역사에서의 우연은 단지 우리의 '무지의 표지'일 뿐’이라고 말하는 것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우연에 대한 카의 적절한 비판 예)
한 남자가 비오는 밤 담배를 사러 가다가 어두운 길에서 음주차량에 치여 사망했을 때 사망의 원인을 음주운전이나 어두운 길에서 찾는 것은 합리적이지만, 그 남자의 흡연은 아니라는 것이다. 음주단속, 도로개설 등은 교통사고 사망률에 기여하겠지만 금연이 사망률을 낮출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다. 역사가가 원인을 찾는 구분기준이란 것도 그런 것이다.
‘역사적 사유란 항상 목적론적이다.’- 호이징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카의 대답은 이것이다.
역사가란 왜? 라는 질문에 더하여 “어디로?”라는 질문도 제기해야한다.
5. 진보로서의 역사- 역사관과 사회관
역사가는 역사가 움직여가는 과정에 대한 의식뿐만 아니라 역사의 과정에 자신이 도덕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의식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서 적용한다.
잔신이 정한 당위성 대로 역사를 끌고가려한다는 뜻.
이른바 존재와 당위, 사실과 가치사이의 이분법이 해소된 것이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압도했던 시대의 낙관론은 이런 것이었다.
휘그당원과 자유당원들, 헤겔주의자와 마르크스주의자들, 신학자들과 합리주의자들은 그것을 굳건히 유지했다.
- 지난 200년 동안의 ‘역사란 무엇인가?’에 대한 무조건 적인 대답이 바로 이것이다.
이 공인된 답에 대한 반동이 비관주의나 신학, 회의주의이다.
역사의 의미를 신학자는 역사 밖에서,
회의주의자는 ‘없음’에서 찾는다.
‘존재’와 ‘당위’의 이분법은 해소될 수 없다는 것이, ‘가치’는 ‘사실’에서 도출될 수 없다는 것이 강조되고 있다.
가치와 사실. 저자는 역사를 본질적으로 변화와 운동으로 본다. 그리고 진보를 ‘역사서술의 기초가 되어야 할 과학적인 가설’로 본다. (액턴의 주장)
우리는 역사를 초이성적 힘에 예속시킬 수도, 문학과 신화의 묶음으로 볼 수도 있다.
그 이름에 걸맞는 ‘역사’는 역사 그 자체 안에서 방향감각을 찾아내어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만이 쓸 수 있다.
우리가 어딘가로부터 왔다는 믿음을 상실한 사회는 우리가 어딘가로 가고 있다는 믿음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미래에 대한 진보능력에 대한 믿음을 상실한 사회는 과거의 진보에 대한 관심도 이내 포기할 것이다. 우리의 역사관은 우리의 사회관을 반영한다.
booksteem 소개
E.H 카, 역사란 무엇인가? 1- 역사가의 좌판에 놓인 ‘사실들’
E.H 카, 역사란 무엇인가? 2- 역사. 왜? 라는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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