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와 인플레이션] 결언) Thanatos (If Money can't be mine)


음악과 함께 들어주세요

어느날의 미래에 돈이 모두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빈곤과 가난이 필요없고, 부자와 빈자가 없으며, 가난도, 불행도, 결핍도 모두 사라진 세계에서 당신이 깨어난다면요?

짐바브웨와 소말리아를 생각해봅시다.

짐바브웨는 군부 쿠데타로 2억 3천만 퍼센트의 인플레이션을 겪다가 2006년과 2008년, 2009년, 3차례의 디노미네이션을 시행했죠. 지금의 1조 짐바브웨 달러는 예전의 1조 x 100억 x 1000 짐바브웨 달러입니다. 숫자의 단위 체계를 까먹기 전에 다시 해보자면, 억 이상이 조, 경, 해, 자, 양, 구, 간, 정, 재, 극, 항하사, 아승기, 나유타 순으로 늘어가는데... 이건 우주적 수치도 아니고 불교적 수치라 불러야 할 것 같습니다. -_-;

저 정도면 10자(1024) 짐바브웨 달러군요. 그 와중에서도 100조 짐바브웨 달러를 뽑아내야 할 정도로 (10자 x 100조면 10정(1041) (구)짐바브웨 달러에 해당하는군요 ... 자연히 짐바브웨 정부는 조폐를 포기하고 미국 달러를 공용화 시켰습니다. 그래도 경제는 불안하죠. 2만달러를 가뿐히 넘어가는 짐바브웨의 BTC 가격(...짐프라고 할까요)은 그 때문입니다.

그런데 똑같이 무정부 상태인, 게다가 소말릴란드와 소말리아라는 두 독립체로 분리된 데다 무자헤딘, 다에시(IS), 통합파들까지 자신의 영토를 내세우며 피 튀기는 전쟁을 벌이는 소말리아는 어떨까요? 재무부는 없어진지 오래고, 중앙은행은 의미를 잃었으며, 관청도 없었습니다. 대신 해적들이 윤전기를 돌렸죠. 위조지폐였죠. 엄밀히 말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습니다.Krabbe Gunter, 1996 해적들은 정치인들처럼 통화 정책을 펼치지 않았고, 그럴 능력도 없었습니다. 단지 주조차익을 약간 챙겼을 뿐이죠. 재미있게도, 화폐 체계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다른 많은 나라의 중앙 은행들과 다르죠. 그들은 화폐의 발행량을, 이율을, 국채를 조작하고 그를 통해 채무를 돌리며 국가의 성장이라는 허상을 국민들에게 주입시켜 왔습니다. 이런 화폐의 시대가 언제까지 이어질까요? 역사가 말해왔듯, 반복되었던 수 차례의 경제와 통화 위기를 겪고 수많은 리-디노미네이션을 겪으며 매번 경제의 겨울을 겪어야 할까요?

만약, 국가를 기반으로 한 현금 시스템이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대신 디지털화된 화폐, 즉 암호화폐가 경쟁하는 시대로 넘어간다면 말입니다. 블락체인의 신뢰는 국가의 신뢰보다 과연 더 단단하게 유지될 수 있을까요? ETH의 플래시 크래시와 같은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다시 명목가치와 화폐가치가 일치하는 금속 화폐 시대로 돌아가게 될까요? 아니면 지금과 유사하게 숫자로만 존재하는 플라스틱 화폐 체계가 이어질까요?

어찌되건, 화폐라는 시스템 자체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달러의 종말이, 엔화의 종말이, 비트코인까지 종말이 올 수는 있지만, 사람들은 또 다른 화폐를 찾아 낼 것입니다. '유럽의 버핏'이라고 불리는 앙드레 코스톨라니André Kostolany는 "주식은 흔들릴 수 있지만, 시장이 멸망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화폐도 그렇겠지요.

인류의 역사는 돈의 역사였고, 돈의 역사는 인플레이션의 역사였습니다. 그리고 그 인플레이션엔 정치인들이 우리를 속여왔던 각종 숫자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지금 당장, 우리가 해결할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피해 가기 위해 우리는 끓임없이 궁구해야하며, 투자에 대해 이해해야하고, 금융에 대해 학습해야 하며, 정치인들의 속내를 꿰뚫어야 합니다.

앞으로의 경제 전망은 어떻게 될 지 모릅니다. 단순히 과거의 일을 미래에도 일어날 것이라고 추측하는 회귀분석 모델은 곳곳에서 삐걱거리고 있으며, 그 모델에 기반했던 '성장'이라는 경제 모델도 바닥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경제라는 전쟁이 곳곳에서 포성을 울리고, 사람들을 고통받게 하고 있습니다.

평범하고 가난한 이들에게는 훨씬 가혹하리만큼 냉정한 겨울이 찾아올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 아니, 우리 스스로를 위해서라도 우리는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 싸워 나가야 할 것이고, 이 경제 전쟁의 복판에서 살아남아야 할 것입니다.

처음으로 웹상에 무엇인가 하나의 주제로 연재를 하였습니다. 저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웠고, 무엇보다 많은 분들께서 꾸준히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짜임새 있게 더 고민하고 공부하여 글을 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 이야기 하고 싶은것은 '제로 성장'이나 '화폐 체계의 종말', '파생상품의 함정' 등 다양하게 남아있지만, 제가 잘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이렇게 소통하며, 공부하며, 같이 고민하며, 함께 성투하며, 경제적 자유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길 바라고 희망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한해의 새로운 행운이, 필요할 때를 위한 그 작은 행운이 당신의 마음을 인도하고, 가슴 한 귀퉁이에 예비되어 있기를 기도하고, 또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화폐와 인플레이션] 지난 글들 바로가기
서문) 왜, 지금, 비트코인인가?
1) 화폐, 신뢰, 그리고 정치와 비트코인
2) 증쇄, 그 달콤한 독약
3) 인플레이션.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4) 정치가의 요술봉 '통제'
5)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It's the economy, stupid!)
6) Let It Be Again? 자유주의의 재림
7) 더 찍어낼 것인가? 덜 찍어낼 것인가?
8) 금융위기, 박복되는 악몽(Financial Crisis, Recurring Nightmare)
9) 이자의 역습, 투자의 귀환 (The Interest Strikes Back, And Return of the Inves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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