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들도 문명에 따라 생태가 달라도 너무 다르다. 빨리빨리 문화 속 우리 개들처럼 다이나믹하지 않으니 신기하고 흥미롭다. 예네들 보다보면 짠하다는 생각도 안든다. 우리나라에서 사람을 봐도 도망가지 않고 이렇게 능청스런 동물을 찾아보라면 비둘기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주행성이고 때로 몰려 다니지만 다소 집념있어 보이고 밤 거리에서 찾아볼 수 없으니 한국의 생체 리듬과 문회에 딱 맞추어 진화되었다.
이 개그지들은 낮에는 슬슬 어슬렁 거리거나 길바닥에 퍼질러 자니 조용하지만 해가 떨어지는 즉시 활동을 시작하며 문명속에서 야생성을 부활시킨다. 낮 동안 여기 저기 퍼져있던 개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어 소통을 하는 것 같다. 날이 새도록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지저대고 하울링하니까 사람에게는 규칙적인 리듬으로 들린다. 저 집에서 짖던 개들이 이 집 와서 짖고 다른 집으로 가서 지저대기 때문이다. 밤에 먹이 찾아 돌아다니면서 집단적으로 구걸하는 것인지 먹이 싸움하는 것인지 자못 궁금하다. 완전한 야생동물이 문명속에서 살아남는 법은 도둑놈 기질로 조용조용하고 살금살금인데 얘네들은 조용한 밤에 대놓고 소란 피우니 예의범절 개코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야생 동물은 예의범절하다. 낯선 곳에서 잠을 못 자는 예민함 때문에 겨우 잠들었다 싶다가도 개 짖는 소리에 다시 깨어나지만 그렇게 성가시지 않다. 매순간 걱정과 두려움 없이 평온한 개그지들이라서 포기도 잘한다.
라다크 개그지들 마인드셋,
天上天下犬我獨存
이 세상 언제 어디서나 개님인 나만이 홀로 존재하는 거시다.
라다크 여행 일지
쫄보의 지성 | 고산증 예습 | 고도의 향기(Scent of Altitude) | 별바라기 | 종자생현행(種子生現行) | 타라보살의 시험과 은총 | 룽타와 고도의 향기 콜라보레이션 | 라다크의 개그지들
Posted through the AVLE Dapp (https://avle.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