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비의 Bandwidth 체험기

시작한 지 일주일도 안된 뉴비로 이 새로운 시스템에 빨리 적응하려 덤벼들었다. 얼마 안가 바로 Bandwidth를 맞닥뜨렸습니다.

'이건 뭐지?'

마치 게임하다 전원이 나가버려 까매진 모니터를 바라보듯 황당해졌습니다. 야.. 이러면 활동하기 어렵지.. 불만이 솟구칩니다. 공정한 기회의 장처럼 등장한 블록체인에 이게 뭔가 싶기도 했습니다. 뭔가 막 불만이, 몸에 달린 구멍 여기저기서 뿜어져 나오는걸, 뉴비라는 신분에 기대어 간신히 진정시키며 냉각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다시 조금 회복된 Bandwidth에 기대어 또 댓글과 팔로우 맺기에 혈안이 되어 덤벼들었습니다. 그런데 또 얼마 안 가서 뜨는 경고창 Bandwidth, Bandwidth.. '뭐야, 이거 100% 회복되는 것도 아니네.. 쩝.' 갑자기 의욕상실..

저만 그랬던 건 아닐 겁니다. 최근에 활동을 시작하신 뉴비라면 누구나 겪었을 일입니다. 이건 진입장벽일까요? 고래들을 위한 링크 클리닝 타임인가요?

씩씩 거리며 있는데, 정신이 천천히 돌아오더군요. Bandwidth 때문에 댓글도 달 수 없는 선배들의 가이드를 찬찬히 읽으며, 아.. 이게 어린 시절, 소독차 쫓아가듯이, 정신날리고 달려가면 안 되는 구나.. 각성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정신이 살살 돌아오면서, 블록체인, 암호화폐 생태계의 Spirit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Bandwidth, 아낙네가 체하지 말고 마시라며 사발에 띄워 준 나뭇잎 같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활동의 폭이 제한되어 있다는 건, 물론 시스템 상의 이유일 수도 있지만, 그동안 오로지 목표만을 향해 관계도, 진정성도 없이 폭주해 왔던 기성 시스템에 대한 반성일 수도 있겠구나 하고 말이죠. 마치 선착순 하듯 달려왔던 기존 자본주의 시스템에 반기를 들며 등장한 블록체인의 세계에서도, 그렇게 초기 진입자들의 폭주가 계속되면 뭐가 차별성이 있을까 하고 말이죠.

전체적인 시스템의 균형 유지를 위해, 일정 수준의 활동폭 제한을 두는 건, 지금 사회에서 벌어지는 주 5일제, 재택, 탄력근무제와 같은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물론 일시적으로 로드가 걸려 답답할 수 있지만, 서로 조금만 제어하고 양보하면 시스템이 다운된다던가, 단단히 물려서 뒤집지 않으면 해결이 안 될 만큼, 양극화를 향해 달려가지 않을 수 있겠죠.

저는 오히려 Bandwidth와의 만남 이후,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늘어난 Bandwidth 만큼, 그 폭 안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신중한 댓글과 정성스러운 포스팅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 같습니다. 마치 형제들 몰래 숨겨놓고 아껴먹던 쵸콜릿처럼 말이죠. 그래서 오히려 포스팅 하나하나 댓글 하나하나에 충실해지는 것 같습니다. '복붙'은 쉽지만 그러다 이 자본주의 세계가 이 모양, 이 꼴이 났으니 우리는 이제 이 Bandwidth에 적응해야 하지 않을까요..

뉴비의 짧은 Bandwidth 체험기였습니다.

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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