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장이책추천해드립니다] 13탄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레스터 카터가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입니다. 아메리칸 인디언을 조상으로 둔 포레스터 카터의 자부심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줍니다.

문명사회와는 동떨어진 매우 자연친화적이고 ‘영성’, 말하자면 스피릿쳘 전통과 유사한 입장같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단순히 과거의 원시적인 삶이나 영성과 같은, 대부분의 과학적인 지식을 기반으로 사는 우리들 - 제 자신을 포함한 - 에게는 약간 거북할 수도 있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사실 오늘날 우리가 잘 추구하지 않는 분야긴 하지만, 인간의 3가지 부호는 우주적인 시각 cosmological, 문화적 방식 cultural, 영성 spiritual의 세 가지가 있고 이것들은 각각 인코딩 되어 있어서 디코딩을 거치지 않으면 발현되지 않는다고 하는 이론이 있더군요.

기독교 신학자면서도 ‘생태’ - 요샌 ‘환경’이란 말대신 이렇게 쓴다죠 - , 사회, 중국학, 문화 등 다양한 사회학 기반의 지식들을 익히고 중국과 인도에 매료되었던 토마스 베리의 말입니다.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

포레스터 카터, 조경숙 번역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jpg
이미지출처 (http://orangedigit.com/ebookreview/index.php?route=product/product&product_id=191&ckattempt=1)


오히려 매우 전원적이면서도 서정적이랄까요. 아사 카터란 필명으로 많이 활동했던 포레스터 카터란 작가 본인은 아메리칸 인디언들의 혈통임 자랑스러워 했습니다. 그가 정말 인디언 혈통이었는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이후 논란이 많지만, 그의 글에서 나타나는 ‘작은나무’란 이름의, 아마도 자전적 주인공으로 보이는 소년이 할아버지와 대자연을 비롯한 많은 스승들로부터 얻는 매우 서정적인 정보들은 왠만해선 마음이 따뜻해지지 않을 수가 없죠.

실제로 그는 체로키 인디언을 조상으로 둔 할아버지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이름도 ‘작은 나무’죠. 그래서 실제로 이 책의 원제는 Little Tree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생애의 큰 명암을 갖고 있는데요.

1976년 영화 ‘무법자 조시 웨일즈’ The Rebel Outlaw: Josey Wales는 ‘텍사스로 가다 (Gone to Texas)'란 바뀐 이름의 작품의 원작인데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밀리언 달러 베이비’와 같은 작품으로 유명한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졌죠. 또한 이 책은 서점들이 선정한 작품상인
애비(ABBY) American Booksellers Book of the Year
상을 처음으로 받았습니다.
http://articles.latimes.com/1991-04-25/news/vw-1192_1_abby-award

하지만 그가 79년 사망했을 때 장례식에 가족들이 아무도 장례식 때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군요. 개인적으로는 불운한 운명이었지만 무엇보다 그가 한 때 백인우월주의단체로 가장 유명한 KKK단 의 높은 서열의 멤버였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죠.

KKK야 말로 IS보다 더 심각한 문제아들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하지만, 늘 제가 생각하는 이 책의 카터를 떠올리면 단순한 윤리적 갈림길 위에서 늘 딜레마에 빠지게 됩니다. 어쩌면 인디언들을 무자비하게 다루었던 백인들에 대한 당연한 피의 복수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스트우드 감독은 그가 KKK멤버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하는데, 여튼 ‘황야의 무법자’ 같은 종류의 서부극인 ‘텍사스로 가다’ 와 같은 작품을 카터가 썼다는 사실도 조금은 놀랍습니다 영화를 보질 않아서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요.

제가 개인적으로 아메리칸 인디언의 삶의 방식에 매력을 느껴서인지, 혹은 제가 공부하는 인도와 관련된 이름 때문인지 - 인도가 형용사로 Indian이죠. 똑같습니다. 사실은 원조입니다. 외지인으로서 처음 그곳을 발견했던 이들은 그곳이 인도라고 착각해서 그곳 사람들을 인디안이라고 붙인 것이니까요. (콜롬부스가 잘못했네...) - 혹은 카터가 79년에 죽어서 - 제가 79년생이거든요^^ - 그랬는지, 여튼 제 청소년기에 읽었던 책들 중 기억에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책 중 하나입니다.

어쩌면 이 책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단순히 감성을 자극하거나 그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정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는 인디언의 전통이란 기반에서 대자연과 대화하는 법, 그리고 공생, 함께 사는 방법을 들려주기 위해 자신의 이야기를 썼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첨단문명사회속에 갖혀 사는' 우리들에게 더 새롭고 큰 세계에 접속할 수 있는 디코더인지도 모르죠. 토마스 베리의 말처럼요.


책추천해드리는 도서관장, 수수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도서관장이책추천해드립니다 시리즈

12탄 ⟪나쁜 장르의 B급 문화⟫
11탄 ⟪송 오브 아리랑⟫
10탄 ⟪대한민국은 왜? 1945-2015⟫
09탄 ⟪육식의 종말⟫
08탄 ⟪문명의 충돌⟫
07탄 ⟪공부기술⟫
06탄 ⟪르 몽드⟫
05탄 ⟪이제 당신 차례요, 미스터 브라운⟫
04탄 ⟪런던통신 1931-1935⟫
03탄 ⟪번역의 탄생⟫
02탄 ⟪그레이트 게임⟫
01탄 ⟪조선상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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