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피터 by artist @zz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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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밤기온이 제법 선선하다. 거기다가 비가 왔으니 감기 걸리기에 아주 쉽다. 내 경우는 감기조짐이 보일때 두통을 동반하거나 아니면 몸살기운이 도진다. 특히 어깨부분이 쥐어뜯는 느낌이 드는 경우가 많다. 이럴때 내가 야매로다가 즐겨 먹는 한방처방이 있다. 강활승습탕이라는 약인데 경동시장의 단골 사장님을 통해서 조제해서 먹는다. 근육통이나 두통이 있는 경우에 비교적 잘 맞는다. 무난하면서 나에게 효과가 좋다. 어제 저녁에 약손요법과 관련한 강의가 있어서 말을 많이 해야 했기에 오늘 아침에 더욱 일어나기가 귀찮았다. 그래서 오전내내 이리저리 방바닥을 굴러다녔다.
뭐, 방구르기는 늘상 있는 일이니까 새삼스럽게 하는 행동은 아니다. 단지 몸의 컨디션이 좋지가 못했다는 것이다. 점심을 먹고 무언가 좀 아쉬워서 찡자여사가 포스팅에서 언급했던 빠새(Bbasea)라는 과자가 궁금해서 두봉지를 사놓고 이제서야 개봉하였다. 조금만 먹자하다가 앉은 자리에서 한 봉지를 다먹어버렸다. 느끼한 식감은 있지만 얇고 바삭거려서 계속 손이 간다. 봉지 뒷면의 성분표시를 확인해 보니 체다 치즈 분말과 증숙감자 분말이 들어가서 그런지 뒷맛이 쫀득거린다. 이래서 찡자여사가 미치도록 먹고 싶다고 했나보다. 하긴 원래 우아하게 미친 여사니까 그러려니 했는데 나도 빠새에 미칠 것도 같다. 빠새의 영문 철자가 ‘Bbasea’인데 알파벳 ‘b’가 연달아 붙으면 ‘ㅃ’로 발음이 되는 것이 맞나? 그리고 ’sea’의 발음은 ‘새’가 아니라 ‘시’일 것 같은데 모르겠다. 이거 콩글리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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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그리고 오전까지 비가 오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친 것 같고 잠깐 햇빛이 쨍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다시 흐려지고 있다. 그런데 비는 더이상 올 것 같지않다. 유투브에서 특정한 곡이 생각나서 찾아서 듣다보면 반복해서 듣는 경우도 있지만 그냥 나두면 좋은 노래들이 연달아 재생되는 경우가 많다. 날씨 탓인지 오늘은 90년대, 나의 20대 감성모드에 충실했다. 처음에 특별히 찾아서 들은 노래가 바로 이거다. 여기서부터 그냥 흘러가게 내비둔다.
나는 여치 노래들 중에서 이곡을 가장 좋아하였다. 암컷과 수컷의 사랑이 시작되는 지점에서 행동 성향 차이를 묘사한 노래이다. 굳이 암수구별 할 필요는 없지만 한쪽은 적극적이고 한쪽은 뜸들이고... 뭐 이런 것이다. 그러다가 쌍방향 맞물림이 이뤄지면 그다음부터는 관계의 진화이거나 퇴보일 뿐...
관계의 상태라는 것은 영원한 것이 없는 법이다. 단지 지속적인 관계를 위한 재정립의 상태전이phase transition를 받아들이고 서로가 노력해야하는 법이다. 깨어있는 왕자(@wakeprince)님의 진지 모드 수컷 필발 가운데 개귀염틱한 냄새가 풍기는 포스팅을 보다가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났다. 궁금하면 찾아 드가서 보시오. 깬왕자님의 깨는 행동이 앙증스럽습니다. 그분의 캐릭터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지요.
유투브에서 여치 노래만 계속 들린다. 아마도 ‘아름다운 이름, 그대’가 히트곡이 아니다보니 그들의 앨범 수록곡 모음사이트에 들어 갔나보다. 오랜만에 가을 분위기에 물씬 젖어들게 하는 노래들이 많고 예전에 여치의 공연을 보러갔던 기억이 스물스물 기어 올라왔다. 그들의 노래들을 듣다보면 90년대 청춘들의 풋풋한 사랑 그리고 추억들이 묻어나온다. 노랫말들이 모두 좋다. 그리고 그시절의 나를 회상하는 방아쇠가 당겨진다. 땅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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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vorite remake로 모드 전환, 시작되는 사랑에 대한 감성을 노래한 Oldies but Goodies도 소환한다. 사랑을 주제로한 암수의 행동성향은 동서양이나 비스무리함.
You Can't Hurry Love, The Supremes, HD Quality
다이아나 로스 아줌마가 부르는 노래가 달달한 감이 많이 있긴하다. 특히 라이오넬 리치 아재와 함께 부른 endless love 같은 노래는 암컷 수컷의 분위기 쩌는 보이스의 달달 멜로 듀엣의 정석, 비오는 날씨에 촉촉하게 달라붙는다.
You can’t hurry love no
you just have to wait
Love don’t come easy
It’s a game of give and take
You got to trust, give it time
no matter how long it takes
사랑뿐만이 아니라 값어치 있는 것들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다. 쉽게 얻어진다면 쉽게 낭비되어 버린다. 기다릴 줄 알아야한다. 우리는 너무 조급증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소중한 것을 놓치기도 하는 것이다. 공들인 시간이 충분하였고 최선을 다하였다고 생각하더라도 얻어질 수 없는 것에 대하여는 집착하거나 한탄할 필요도 없다. 인연이 아닐 뿐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찾아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때는 좀 더 쉽게 얻어질 것이다. 영영 안온다면 뭐 인생 그지같긴 하겠지만.... 대체적으로,
고생 끝에 즐거움
그러나 즐거움은 항상 짧다. 그리고 다시 고생이다. 우리는 만족이라는 것을 모르니까 고생을 사서한다. 사랑도? 돈도? 스팀잇은? 필콜린스 아재의 수컷 필 서두르지마 들어보셤.
Phil Collins - You Can`t Hurry Love (Official Video)
사랑이 시작되었으니까 이별도 생각해보아야지. 당근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니까, 감성 20대에 이 노래를 무척 들었다. 개인적으로 ‘아’자가 들어가는 암컷은 무조건 예쁘다.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이름에 ‘아’자가 들어간 암컷은 이상하게 친밀감이 생기고 실재로 쉽게 친해졌다. 이 노래도 그래서인지 그냥 좋았다. ‘보이쉬’한 목소리에서 묻어나는 감성이 절절하게 다가왔다.
그렇다고 나는 이별에 대해서 그렇게 ‘진상질’하지는 않았던 거 같다. 오히려 꼬시려고 진상질을 많이했다. 떠나가는 암컷에 대하여 가슴이 아팠다기보다는 덤덤했던 것 같다. 사실 떠나갔다는 표현은 좀 어폐가 있다. 떠나간 원인을 분명이 제공했기 때문에 떠나간 것이다. 그렇다면, 떠나간 것이 아니라 서로 헤어진 것이다. 인연이 다한 것일뿐...
사랑이라는 관계가 성립되기까지의 아픔이 이별에 의한 아픔보다 더 아려왔던 거 같다. 이게 바로 수컷 놈들의 일반적인 경향인가?
그런데 깊이 생각해보면 소유한다는 것이 그런 것 같다. 어떤 귀한 제품을 사기전에는 설레임과 긴장감이 있다. 다른 놈이 먼저 사갈까봐 조마조마하다. 그래서 질러댄다. 스팀도 그런면이 있다. 결국은 시바!
그러나 일단 내꺼가 되고 나면 소유했다는 성취감, 그리고 내가 갖고 있기 때문에 어디로 도망가지 않는다는 안도감이 있다. 그리고 당연해진다. 그 다음은 관심에서 멀어져 버린다. 그리고 남의 떡이 커보이기까지 하다. 그래서 또 다른 걸 산다. 무생물이 그러한데 생물인 경우는 다르겠는가? 대하는 마음은 똑같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다르다. 생물에는 감성이 있기때문이다. 외방향이 아니라 쌍방향이기 때문이다. 당시에 내가 사랑했던 그녀들은 아마도 '소유에 근거한 사랑이었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이성간의 사랑에 대한 색깔도 다르게 다가온다.
하지만 늙어서 하게되는 사랑이란 건 말이지... 음... 두 암컷 수컷이 중성화가 되어가고 있어서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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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z Scaggs - We're All Alone w/ Lyrics
언제나 들어도 질리지 않는 노래가 몇 곡 있다. 그중의 하나, ‘우리는 혼자이다we are alone’
We are alone, close the window, calm the light and it will be alright, no need to bother now, let it out let it all begin, learn how to pretend. ... Your seasons to the wind. throw it to the wind
의역) 우리는 언제나 홀로입니다. 보고 듣고 만지는 등 관계하면서 생기는 모든 감정들에 현혹되지 말고 차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곧, 괜찮아집니다. 인생까이꺼 성가시게 마음 쓰지 말아요. 그냥 흘러가게 내버려두세요. 그리고 새로운 인연을 받아들이세요. 그리고 덤덤하세요... 당신의 인생은 시간이라는 바람 속에 녹아들어가니까요. 적극적으로 거기에 당신의 모든 고민을 던져버리세요. 바람은 늘 불어왔다가 사라지니까요.
노랫말이 좋아서 즐겨 들었다. 아무리 관계의 풍요 속에 있다고 하더라도 외로움이라는 느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외로움이라는 감정을 공감해준다고 하더라도 외로움을 느끼는 그 마음을 타자가 대신 느껴줄 수 없기 때문이다. 각자의 마음에 대한 소유권은 바로 그 마음을 쓰는 사람 각자에게 있다. 마음은 결코 타자에 의해서 소유될 수가없다. 그렇기 때문에 외로운 것이다. 외롭다고 느끼지 않더라도 그렇게 느끼는 마음은 결국은 ‘홀로’인 셈이다. 육체는 함께있는데 마음은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원래 그런거다. 그래서 염세주의자들이 자살을 택할지도 모르겠다.
100% 외로움이 없는 마음이란 그 마음이 나를 포함한 타자를 수용한 마음일 것이다. 바로 넉넉한 마음일 것이다. 따지고 보면 수행자들은 물리적/정신적 외로움을 애써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러한 삶속에서 즐거움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것을 자비심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사랑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기타 등등!
나는 Rita Coolidge가 부른 remake version도 아주 좋아한다.
RITA COOLIDGE We're all alone (19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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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희준 - 하숙생 (1965)
최희준님의 하숙생은 그래서 지혜의 고전 시가이다. 수행자의 삶을 관조적으로 노래한다. 어렸을 때 이 노래를 들었을 때 다소 염세적이라고 생각하였다. 재미난게 요로코롬 많고 많은데 인생을 쟁취하며 즐겁게 누리지 못한 사람이 잘난 척,꼰대짓하면서 부르는 것 같다는 맹랑한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40대 중반을 넘어선 지금은 대중가요에서 이만큼 인생에 대한 소중한 가르침을 주는 노래는 드물다는... 마치 불교경전을 외우는 느낌이다.
인생은 나그네 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 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 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나그네 길 구름이 흘러가듯
정처없이 흘러서 간다
인생은 별거숭이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가 강물이 흘러가듯
여울져 가는 길에 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 인생은 벌거숭이
강물이 흘러가듯 소리없이 흘러서 간다
소리없이 흘러서 간다
소리없이 흘러서 간다
소리없이 흘러서 간다
https://steemitimages.com/0x0/https://ipfs.busy.org/ipfs/QmYXfsVFJs4UeKud6tGtzJN6tqQEsiCCoVZvuZyZTePcgK
[너 꿈이 뭐니?] 탐욕, 금욕, 중화(中和) 그리고 발원(發願)
앞에 있는 놈이 벌거숭이로 온 나그네 , 현재 40대 중반의 몸에 하숙치고 있는 나, 쥐피터이다. 이승환님의 remake version도 요기에 모셔두었다.
짝퉁 & 땜방 불금뮤직
원곡만큼 아니 원곡보다 Remake-1/ 짝퉁 불금
찬바람이 불면(不眠) 쉬(she) 생각나는 노래
락커의 변신은 무죄
영화 속에서 댄스곡을 리메이크하다
이번에는 Animal Song으로 갑니다
40대 아재들의 추억의 댄스곡 소환 : #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