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른 사람들의 안내를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사람은 아니다. 정신을 자유롭게 지키려고 늘 노력했으며 내가 아무리 좋아하는 것이라도 (나는 모든 주제에 관해 어떤 이론을 만들지 않고는 못견디는 사람이다.) 사실이 그것과 반대의 내용을 보여 줄 경우에는 어떤 가설이라도 즉시 포기하려고 노력했다. - 찰스 다윈
오늘은 저에게 특별한 동화책 한 권을 소개시켜드리고 싶습니다. 바로 생명의 나무입니다. 그림책 작가로 유명한 피터 시스는 다윈의 [비글 호의 항해]를 읽고 감명을 받아 다윈의 이야기를 동화책으로 만들어냅니다.
다윈을 만나다
2011년, 제가 커피가게를 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났습니다. 미쉘양이 그림 동화책을 좋아해서 틈틈이 책을 사모아서 책장에 꽂아두었는데 의외로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습니다. 단골이 거의 20대 초 중반 여자손님이었으니까요. 어느날 서면 교보문고 앞 야외가판대에서 생명의 나무를 발견하고 냉큼 데려왔답니다.
가게 오픈 전이라서 첫 에스프레소를 추출한 후 시음을 하고 잠깐 테이블에 앉아 그림책을 펼쳤습니다. 그림이 너무 아름다웠고, 무엇보다도 다윈의 이야기가 재미있어서 푹 빠져 읽기 시작했습니다.
어느날 나는 삭은 나무껍질을 뜯어내다가 딱정벌레 두 마리를 보았다. 한 손에 하나씩 잡았는데 새로운 종류의 딱정벌레 한 마리가 보였다. 그 놈을 놓칠 수 없어 얼른 한 마리를 입 안에 집어넣었다. 아이구 맙소사!
그런데 마지막 페이지 귀퉁이에 다윈의 일과가 나와 있는 겁니다.
나의 습관은 체계적이다. 그래서 특별한 작업을 위해 나의 습관을 쓸모있게 사용했다. 나는 밥벌이를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여유시간을 넉넉하게 가졌다. 심지어는 내 삶의 여러 해를 앗아가버린 나쁜 건강까지도 모임에 참석하거나 즐거움을 좇느라 관심을 분산시키는 일에서 나를 구해주었다.
이 스케쥴을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제가 원하는 것이 이런 삶이었거든요. 다윈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다윈이 일을 하는 시간을 글쓰는 시간으로 대치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습니다. 다윈이 부인을 얼마나 사랑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부인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이 시간표대로 살아보겠다, 라고 결심했습니다. 저는 자기실현적 확언을 자주 하는 편입니다. 가게를 처음 오픈했을 때, 너무나 외진 곳이라 손님이 한 명도 오지 않을 때 빈 테이블을 보며 "손님들이 양떼처럼 몰려온다." 큰소리로 말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불규칙적으로 식사를 하고 있었기때문에 미리 식사시간과 티타임 시간을 정해놓았답니다.
아침식사는 9시. 티타임은 1시.
그렇게 시간을 정해두었더니 고맙게도 [타이탄의 도구들]의 저자로 유명한 팀 해리스의 [4시간]이라는 책을 만나게 됩니다. 이 책은 일주일에 4시간만 일하면서도 경제적인 풍요를 누릴 수 있다는 확신과 동기부여를 심어주었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많은 시간을 일하지 않고도 자유로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서게 되었습니다. 아직 이 즐거운 여정을 계속해서 탐구하고 있지만 일단 자유는 확보한 것 같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일 아침 9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오후 1시에 티타임을 가지니까요. 만약 다윈의 생명의 나무가 아니었다면 위험을 각오하고 출발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 들곤 한답니다.
보얀의 서재
고레가와 긴조
덕의 기술
재능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리추얼
갈매기 조나단
퀀텀소설 모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