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Major Arcana의 전체 구조에서 Fool과 World는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순서를 매길때 Fool은 0이고 World는 21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한 사람이 태어나서 '나'라는 인식을 갖게 되기 시작하면 주관과 객관으로 대상을 인식하는 세계가 나누어진다. 물론 주관도 인식의 대상이다. '나'라는 정신, 다시말하여 생각하는 주체에게는 물질인 나의 몸 그리고 생각에서 일어나는 그 무엇과 바깥의 대상 등 물질이건 정신이건 모든 것이 인식하고 경험하는 대상일 뿐이다. 따라서 바보인 Fool은 특별하게 지칭할 수 없지만 존재하는 그 무엇을 의미한다. 그러니까 어디에도 속해있지 않다. 다만 인식하고 경험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차원이 없는 0이란 숫자에 배치되었다. 반면 World는 '나'라는 정신이 경험하는 인식 대상 전체를 포괄한다. 그러니까 1부터 20까지의 전체 상황을 머금고 있는 '나'라는 정신이 아닌 모든 것(NOT 나)이다. 그래서 마지막 21이란 숫자에 배치되었다.
동양의 점법인 주역에서는 한 인간이 경험하는 상황을 64가지 괘상으로 숫자를 배치하였다. 그런데 주역의 21번째 괘는 화뢰서합(火雷噬嗑)이다. 서합괘의 이미지가 의미하는 바는 턱을 벌리고 음식을 자글자글 씹어먹는 모습이다. 음식을 먹는다는 의미는 넓게 보아서 한 개인이 세상을 경험하면서 성장해가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슬픈일도 먹고 기쁜일도 먹고 괴로운 일도 먹고 괴상한 일도 먹고 다양한 경험이 '나'라는 개인의 인생여정에서 피가되고 살이 된다. 세상은 녹녹치 않고 시끌벅적한 시장과 같다. 동서양 점법의 숫자배열에서 자못 흥미로운 교차해석이 이렇게도 가능하겠다.
교차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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