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술] 8편_가자, 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로

[오늘의 술] 8편_광희동 중앙아시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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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몽고 술을 찾아라

오늘의 포스팅은 분위기 있는 곳, 달콤하고 맛있는 칵테일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불과 1년 전, 나는 정말로 사고 싶은 술이 있었다. 그런데 이 술에 대해서 검색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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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술의 맛이 좋다는 평을 들어서 사고 싶은 것이 아니라, 가죽커버가 너무 멋있어서 사고 싶었다. 나는 술만 모으는게 아니라 술 관련한 전용잔, 각종 아이템들도 모으기 때문에, 이 술이 탐이 났던 것이다. 이 술의 이름이 Mongolian Hero라는 것 외에는 아는 정보가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몽고의 수도 울란바토르로 떠날까 생각도 했지만, 일단 국내에서 구해보자는 심정에서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로 가게 된 것이다.
(옛날의 몽골촌이 지금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로 이름이 바뀐듯 하다.)


2. 결론 : 술은 못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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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면 Mongolian Hero라는 술은 못 찾았다. 그래도 중앙아시아 거리를 구경하면서 다양한 것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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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는 상당히 짧았다. 나는 그래도 다문화촌이니까 거리가 길겠지 라고 생각했지만 정말 10분이면 다 돌 수 있는 거리이다.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마트는 IMPERIA FOOD이다. 한국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몽고의 육류, 치즈, 빵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술을 구경할 수 있다. 참고로 술은 몽고술만 있는 거는 아니고 중앙아시아에서 교역되는 술 위주로 디스플레이되어 있었다. 그래서 딱히 토속적인 느낌은 받지 못했다. 너무 세련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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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아 푸드 밖에서 본 모습인데, 위에 잘 보면 러시아의 전통인형인 마트로시카 뒷모습이 보인다. 역시 중앙아시아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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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에서 본 술의 모습이나 안에서 본 술의 모습이나 큰 차이는 없지만 안에도 들어가서 구경은 해봤다. 자세히 보니 시바스 리갈과 디자인은 비슷한데, 이름은 그게 아닌 술도 있었다. 난생 처음 구경해본다. 술에 러시아 어가 많이 적혀있어서 이름을 읽지도 못한 술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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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페리아 마트 내부에서 파는 몽고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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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고벅? 이곳은 빵을 많이 파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 역시 빵과 함께 술도 많이 팔고 있었다. 심지어 염색약도, 생필품도 팔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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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했다. 내가 한국에 있는게 아니라 해외여행을 왔다는 기분을 잠깐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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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나는 Nemiroff Wheat 보드카를 샀다. 결코... 몽고 술이 아닌... 우크라이나 보드카를 사버렸다... 솔직히 구경하다가 Mongolian Hero를 찾아야 겠다는 생각도 까먹고 집으로 가버렸다.

3. 오늘 등장한 술

Nemiroff Wheat 보드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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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의 보드카인 네미로프를 안마셔본건 아니었다. 사실, 일산 킨텍스에서 주최한 2017 월드 와인 주류박람회에서 이것 저것 다 마셔보긴 했다. 그런데 Wheat는 마셔보지 않아서 사게 되었다. 통상적으로 보드카는 감자전분을 이용해서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아마 이 보드카는 Wheat라고 써있는 것으로 보아, 밀 전분을 이용해서 만든 보드카가 아닌가 추측해본다. 아마도 맞을 것이다. 영어로 produced from pure grain alcohol이라고 써있으니까.

맥주 중에도 밀맥주가 있지 않은가? 나는 Blanc 밀 맥주를 상당히 좋아하는 편이다. 밀 맥주가 주는 과일향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혹시 이 보드카도 밀로 만들었으니까 향기가 다를까? 생각했는데, 여느 보드카와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사실 실망했지만, 역시 보드카는 보드카인지라 깔끔한 것이 장점이었다.

비록 이 술에서 기가 막힌 맛은 발견하진 못했지만, 이 술이 주는 추억이 좋다. 이 술을 보면 겨울에 내가 고생하면서 광희동 중앙아시아 거리로 가서 '우와 저 술 뭐야, 우와'하면서 구경했던 추억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역시 술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기 때문에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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