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 욕망의 경제] "오스트리아 학파, 자유의 경제학 - 의문에 답하다"에 의문으로 답하다

천지창조.jpg

"태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주관적 만족을 얻으셨나니 하나님께서 당신의 형상을 본떠 창조하신 모든 인간의 행위는 '교환'일지니라..."

새 학기 첫날을 맞아 바쁜 하루를 보내고 퇴근 후 '안희정 성폭력!'이라는 쇼킹한 뉴스에 어안이 벙벙해져 있다가 느지막히 정신을 차리고 스팀잇에 들어왔더니 저의 글에 대한 @rothbardianism 님의 답글이 올라왔네요.


참고
- 저의 글 [헤르메스, 욕망의 경제] 미제스 교수님은 월급을 누구에게 받았을까?-오스트리아 학파는 적폐사상? @hermes-k/57ccdu
- 제 글에 대한 @rothbardianism 님의 답글 [오스트리아 학파, 자유의 경제학] 의문에 답하다 @rothbardianism/6pkgpr

그런데 참, 뭐랄까... 글을 읽기 전이나 후나 (유감스럽게도 지난 번 댓글에서의 유쾌했던 대화와는 달리) 입맛이 그리 개운친 않네요.^^

제 글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짓궂은 질문'은 로스님(로스바디어니즘님이라고 매번 타이핑하려니 힘들어서.. 양해해 주시길...)을 향한 것이 아니었는데 우선 모양새가 이상하게 되었습니다.

이거 우째야 되노... 한참 고민했지만;; 어쨌든 로스님 글에 저의 아이디가 명시적으로 호출되고, 제 질문에 대한 해명 글의 형식이니 제 원래 의도와 다르지만 화답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우선, 제 글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제 질문은 이렇게 요약됩니다.


'국가는 강도다'라는 극단적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논리에 따르면 미제스는 강도의 하수인인 셈?"


이 질문은 특정한 대상을 향한 것이 아니라 그 같은 주장의 논리 구조 자체에 대한 의문이라고, 오해하지 마시라고, 특정 학자나 학파를 능멸 또는 냉소하려는 목적이 아니라고 제 글에서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해 (저로서는 뜬금없이) 로스님께서 대답을 하시니, 로스님은 '국가는 강도'라는 극단적 주장을 하면서 미제스의 주장을 전파하는 그 분들 중 한 분이 되어버리신 겁니다.

그렇게 봐도 무방할까요? 맥락상 그렇게 되어버렸는데... 제 의도와 상관없는, 제 판단 밖의 일이라...

어쨌든, 로스님의 <의문에 답하다>를 읽어보니 저의 의문에 답하신다면서 '라이샌더 스푸너와 오스트리아 학파는 별 사상적 인연이 없다'는 점을 여러 학문적 계보의 열거를 통해 (죄송한 말씀이지만 저도 대충 아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그게 어떻다는 건지;;;) 다소 장황하게 설명하고 계십니다.

장황하다고 느낀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는 '국가는 강도다'라는 주장이 스푸너라는 미국 자유지상주의자의 책 제목이기도 하다고 말했을 뿐인데...;;;

그런데 더 불행하게도! 긁어부스럼이랄까요? 그 같은 로스님의 설명은 제가 로스님께 요구하지도 누구에게도
원하지 않았던 '해명'은커녕 (이 또한 앞의 글을 쓴 저의 원래 문제의식과는 또 다른 방향에서) 저의 의문을 더 강화시킵니다.

로스님 말씀대로 '국가는 강도다'라는 주장 자체가 딱히 오스트리아 학파와 별다른 사상적 인연이 없다면, 오스트리아 학파를 이야기하면서 국가는 강도다라는 극단적인 주장을 펴는 사람들(=자유당 사람들? 로스님?)은 더 이상한 사람들이 되어버린다는 거죠... 제가 볼 때는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로스님 설명으로는 역사적으로나 사상적으로 인연이 없는데, 왜 그 분들(로스님도?)은 그 둘을 한데 엮는 거죠?

다음으로, 미제스나 뵘바베르크에 대해서도 다소 장황하게 해명하고 계시는데, 이 대목에서는 살짝 기분이 상할 뻔~했습니다.

이 또한 위에서 밝힌 것과 맥락이 같은데요. 로스님의 설명대로 급진적 자유지상주의와 오스트리아 학파 사이에 별 사상적 인연이 없다면, 그 둘을 하나의 논리 구조에 엮은 건 '그분들' (혹은 로스님?)이지 제가 아닙니다. 그런데 명시적으로 로스님의 글에서 제가 왜 도마 위에 올라서 그 해명 내지 반론을 들어야 하는지요? 저로선 기분 상할 만하지 않나요? 그 분들(혹은 로스님 스스로?)에게 해야할 해명을 왜 저한테 하는 것인지 당최...

(더구나, 저는 오히려 그런 비난은 맥락에 어긋난, 비겁한 비난이라고까지 했는데... 더구나 저는 뵘바베르크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또한 '왜 굳이 교환이냐'라는 저의 한 마디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교환에 대한 설명을 길게 이어가신 부분을 보고는 기분이 좀더! 상할 뻔~했습니다^^;

앞서 자유지상주의와 오스트리아 학파는 별 인연이 없다고 하시고는 갑자기 교환에 대해 대답해 주겠다 하시더니(아아,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는 로스님에게든 누구에게든 대답을 요구한 적이 없습니다~ 논리구조의 불일치에 대한 의문이라니까요;;) 이번에는 어럽쇼? 논리 구조가 뒤집힙니다. 이렇게...


오스트리아 학파는 교환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자유지상주의자 로스바드는 또 교환에 대해 이렇게 말하더라. 이래서(!) 오스트리아 학파는 교환을 중요시하는 거다(?)... 사실 로스바드 외에 고전적 자유주의자 바스티아(?)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아니 당최... 오스트리아 학파. 자유지상주의, (갑툭튀인) 고전적 자유주의는 도대체 어떤 관계이기에 이렇게 편의에 따라 결혼과 이혼 사이를 왔다갔다 할 수 있는걸까요?

내용에서도 해명은커녕 의문의 쓰나미가 몰려옵니다. 오스트리아 학파, 자유지상주의자, 고전적 자유주의자들의 설명이 정말 그런 식이라면 찰스식으로 표현해서 정말 실망입니다~^^;;;

주관적 만족도를 따져서 아침에 잠을 더 잘지, 출근할지를 선택하는 것도 교환이고, 주어진 선택지들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도 교환이고, 다른 사람과 재화나 용역을 맞바꾸는 것도 교환이면 도대체 교환이 아닌 행위는 도대체 뭘까요?

그런 식이라면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나서 만족스러워하셨으니(~하고 나니 보시기에 좋았더라~) 천지창조도 교환이고, "오빠 사랑해~", "나두~" 하면서 만족감을 주고 받는 갑돌이와 갑순이의 사랑놀이도 교환이고, 걸인에게 돈을 주는 행위도 만족감을 얻으니 교환, 아이들을 가르치는 행위도 보람을 얻으니 교환인 겁니다. 어머나 세상에... 설마, 그럼 범죄조차도...주관적 만족을 얻으니 혹시...?

미제스의 공리에 따르면 '주관적 만족을 위해 합목적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인간이니, 그 논리에 따라 '연역'하면 인간의 모든 행위는 교환이고, 나아가 온 세상은 교환의 장소, 즉 시장이 됩니다. 아니, 아니 하느님도 '천지창조'라는 교환을 하셨으니 온 우주(!)가 '시장'이네요. 와우~

그런 주장이 가능한 학문을 우리는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까요? 경제학? 정치학? 교육학? 윤리학? 심리학? 법의학? 아니면... 신학? 학파로 분류하자면 한계효용신학? 자유지상신학?


태초에 하느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시고 주관적 만족을 얻으셨으니 하느님께서 스스로를
본떠 창조하신 모든 인간의 행위는 교환일지니라~ 아멘~


제 질문은 여기까지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여기서 진행된 논리는 제 논리가 아니라 '그분들' 혹은 '로스님'의 논리입니다. 따라서 혹시 해명을 하실 거면, 죄송하지만, 저에 대해서 하실 일이 아니라 '그분들' (혹은 스스로?)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밤이 늦었습니다. 내일 출근이 살짝 부담되는 시간이네요. 본의 아니게 글이 길어졌습니다.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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