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은님이 부른 백구
내가 아주 어릴 때였나 우리 집에 살던 백구 해마다 봄가을이면 귀여운 강아지 낳았지 어느 해에 가을엔가 강아지를 낳다가 가엾은 우리 백구는 그만 쓰러져 버렸지 나하고 아빠 둘이서 백구를 품에 안고 학교 앞의 동물병원에 조심스레 찾아갔었지 무서운 가죽끈에 입을 꽁꽁 묶인 채 슬픈 듯이 나만 빤히 쳐다 봐 울음이 터질 것 같았지 하얀 옷의 의사 선생님 큰 주사 놓으시는데 가엾은 우리 백구는 너무너무 아팠었나 봐 주사를 채 다 맞기 전 문밖으로 달아나 어디 가는 거니 백구는 가는길도 모르잖아 긴 다리에 새 하얀 백구
학교 문을 지켜 주시는 할아버지한테 달려가 우리 백구 못 봤느냐고 다급하게 물어 봤더니 웬 하얀 개가 와서 쓰다듬어 달라길래 머리털을 쓸어줬더니 저리로 가더구나 토끼장이 있는 뒤뜰엔 아무 것도 뵈지 않았고 운동장에 노는 아이들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줄넘기를 하는 아이 팔방하는 아이들아 우리 백구 어디 있는지 알면 가리켜 주렴아 학교 문을 나서려는데 어느 아주머니 한 분이 내 앞을 지나가면서 혼잣말로 하는 말씀이 웬 하얀 개 한 마리 길을 건너가려다 커다란 차에 치어서 그만 긴 다리에 새 하얀 백구
백구를 안고 돌아와 뒷동산을 헤매이다가 빨갛게 핀 맨드래미 꽃 그 곁에 묻어 주었지 그 날 밤엔 꿈을 꿨어 눈이 내리는 꿈을 철 이른 흰 눈이 뒷산에 소복소복 쌓이던 꿈을 긴 다리에 새 하얀 백구 내가 아주 어릴 때에 같이 살던 백구는 나만 보면 괜히 으르릉하고 심술을 부렸지
20대의 어른이 된 양희은님이 백구를 그리워하면서 부른 원곡과 비교할 때 초딩 소녀가 또박 또박 부른 이 백구 노래가 더 애잔하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그렇게 구구절절하게 담백하게 부르는지 감동할 정도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노래 가사를 음미하면서 듣기를 즐기는데 특히 뒷부분에 흐느끼는 허밍?의 먹먹함이 제 가슴속에 전해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저와 인연이 있었던 강아지들과의 추억이 선합니다. 인간종자와 동물종자와의 낭만이랄까요?
김민기 4집에 수록된 백구 - 어느 초딩의 노래
저의 애견을 소개합니다
벌써 25년이나 흘렀다. 위 사진은 뭉치가 신생아로 입양된후 1년이 자란 후 생일빵해주던 날의 기념사진이다. 나는 퍼그종자를 특히 좋아한다. 왜냐하면 이 종자의 주둥이가 넙대대하기 때문이다. 얘네들의 볼따구를 주물러주는 재미는 일종에 나에게는 오르가즘과 같다. 그리고 혓바닥을 항상 내밀고 해맑게 쳐다보면서 침을 줄줄 흘리는 개의 특성이 정말 개좋다. 얼마전에 @kiwifi 님의 개팔자 상팔자! 포스팅을 보면서 나의 애견1호 뭉치와의 추억을 촉발시켰다.
이놈은 나와 똑같은 수컷종자였다. 짝불×인 것이 흠이긴 한데 뭐, 씨종자로 키울 강아지가 아니니까 상관이 없었다. 이놈은 첫날부터 나에게 아주 강한 임팩트를 주었다. 나의 수컷 상징을 깨물었거든. (말랑말랑하니까, 먹는 걸로 알았나보다. ㅋㅋ) 얘는 특이하게 내 가랑이 중간 그 지점 거시기에 정확이 턱을 괴고 쉬는 것을 개좋아라했다. 그리고 킁킁 코를 골고 잘도 잤다. 그 소리 모습 하나하나가 아주 귀여웠다. 그리고 나도 느낌이 좋았다. 흐힛! 그래서 더 애착이갔다. 잠 잘자는 강아지 깨우는 건 좋지 않았거든. 그래서 몸은 힘들었다. 대大자로 오래 누워있으면 허리가 아프다. (나는 으리가 좀 있는 편이다. ㅋㅋ) 얘가 내맘을 알기나 했을까? ㅋㅋ. 모든 넙대대 강아지과의 특성이 그렇듯이 먹는 것을 정말 개조아라한다. 물론 넙대대만 그런거 아닌것도 같다. 특히 수컷종자들은 먹는것과 수컷질(일명 딸××)을 주요 낙으로 사니까......(참고로 강아지의 견권을 생각해서 수술은 안시켰다) 내가 성인이 되고 우리 집에서 처음으로 기르기 시작했던 강아지이다. 뭉치가 떠난 후 상실감이 컸기 때문에 다시는 강아지를 기르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 후로 수컷 밤비, 암컷 희망이, 수컷 기쁨이, 암컷 행복이, 그리고 수컷 푸우, 이렇게 강아지와의 인연은 이어졌다.
나의 친구 푸우
먹을거 앞의 영원한 배신자, 지 먹을꺼 뺏으면 누구든지 으르렁 물어버리려는 치사한 놈
물론 수컷 푸우는 우리 집에서 기르지 않는다. 큰 형님 집의 강아지이다. 그렇지만 얘는 나를 잘 따른다. 얘도 특이한 것이 꼭 내 배위에서 자는 것을 개조아라한다. 그런데 수컷끼리 얼굴 마주보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 나는 지 얼굴 감상하는 게 좋은데 지 궁둥이를 꼭 돌려서 궁둥이를 쳐다보라고 한다. 이 새끼도 먹는거 밖에 모른다. 전 주인이 푸우를 포함해서 3마리 개를 키우는데 먹을 것 가지고 싸우다가 한쪽 눈이 실명했단다. 그래서 얘는 앞을 잘 못 본다. 코 앞의 먹을것도 못찾는다. 바깥에 산책을 나가면 찰거머리처럼 딱 달라붙어 쫓아오기 때문에 얘를 데리고 산책하는 것이 참 편하다. 뭉치는 천방지축 사고뭉치였거든. 이놈도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요즈음 늙어서 이곳저곳 고장이 나는 것 같다.
생명체에 있어서 노화라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지만 참 적응하기 힘든 거 같다. 얘가 늙어서 천덕꾸러기가 될 것 같으면 아버지와 내가 입양하려고 한다. 형집의 암컷 종자 왕싸가지 왕까칠 조카 년들은 주물르는 것만 좋아하지 푸우 관리를 잘 못하는 것 같다.
얘가 더 늙어서 볼품없어지면 같이 늙어가는 수컷 종자 3마리가 함께 오순도순 살아야할 것 같다.
ps. 이 포스팅은 3중 큐레이팅을 받을 목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뉴비들께서는 @jamieinthedark(kr-pet), @ioioioioi(kr-music), @lalaflor(kr-diary, kr-life) 세분 큐레이터 일당들을 꼬시기 위해서 위 세분의 주시 태그에 포스팅을 올리십시오. 저는 일타3땡을 노리고 잔대가리 굴려봤소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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