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술] 14편_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번외편)

[오늘의 술] 14편_알고 마시면 더 맛있다. (번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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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C 초 ~19C 초 영국의 굵직한 역사

13편_알고마시면 더 맛있다. 下편에서 위스키에 대한 재밌는 역사 이야기를 못해서 번외편을 쓰게 되었다. '역사'라고 하니까 고리타분할 것 같지만, 생각보다 재미있는 이야기이다.

18C 초 영국 : 그러니까 지금 영국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즈+북아일랜드가 합쳐져서 United Kimdom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18C 초 영국은 United되어 있지 않았다. 당시에는 잉글랜드 왕국과 스코틀랜드 왕국이 합쳐져서 그레이트 브리튼 왕국이라고 불리던 때였다.

19C 초 영국 : 18C 말 프랑스에서는 프랑스혁명이라는 왕정폐지운동이 진행된다. 프랑스에서는 왕정이 몰락하고 공화정이 들어서게 된다. 이때 정권을 잡은게 나폴레옹이다. 19C기 초 프랑스와 영국의 관계는 악화가 되는데, 관계악화가 심화되면서 영국과 프랑스가 공멸의 길로 접어드는 나폴레옹 전쟁이 시작된다.

역사적 배경이 위스키에 미친 영향

  • 위스키 산업의 위기
    18C초 ~ 19C초의 영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곡물부족현상도 겪었고, 조세증가 현상도 겪었고, 나폴레옹 전쟁도 겪게 된다. 결국에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입장에서 국력을 위해서는 소중한 식량인 보리를 술로 사용하기 너무 아까워보였던 것이다. 그리하여 스코틀랜드를 중심으로 한 위스키 산업은 큰 타격을 받게 되었다. 쉽게 말해서 위스키를 만들고 파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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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ON SHINE의 유래
    국 내외 BAR 혹은 Cocktail BAR의 이름이 MOON SHINE인 곳이 있다. MOON SHINE은 직역하면 달빛인데, 사전상 정의로는 몰래빚은술(밀주), 그리고 위스키를 의미하는 단어이다. 왜 MOON SHINE이 밀주& 위스키를 뜻하는 것일까? 국가가 위스키 생산&판매를 불법으로 규정했을 때, 주당들은 국가의 말을 순순히 듣지 않았다. 누구는 산(하일랜드)으로 들어가 몰래 술을 빚고 누구는 강 유역(스페이사이드) 근처로 숨어 술을 빚었다. 불법이다보니까 밤에 술을 만들 수밖에 없었고, 항상 달 빛 아래에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일종의 은어처럼 밀주(몰래 빚은 술)&위스키를 MOON SHINE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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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속 기회-피트
    증류업자들은 밤에 몰래 위스키를 만들었다. 그런데 위스키를 만들 때 보리를 물에 불려 발아 시키고, 당화시키면서 건조하기 위해서 불이 필요했다. 위스키 생산이 합법일 때에는 석탄을 이용해서 보리를 건조했는데, 몰래 숨어서 생산하다보니까 석탄의 수급이 어려웠던 것이다. 그런데 산속에 숨어서 위스키를 생산하는 사람들에게는 대체품인 '피트'가 있었다. 피트는 한국말로 이탄이라고 한다. 이끼와 뿌리, 가지 등이 엉켜있는 자연물으로 불을 붙여 태울 수 있는 석탄 대체품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석탄 대신 피트를 태워 보리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피트의 훈제향이 보리에 스며들게 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싱글몰트스카치 위스키에서는 약간의 훈제향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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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속 기회-오크통 숙성
    원래 옛날의 위스키는 숙성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불법이 되다보니까 증류업자들이 술을 들고 도망쳐야했다. 즉, 어딘가에 저장을 해야지만, 도망치기 유리했기 때문에, 오크통에 저장했고 오크통에 저장하는것이 자연스럽게 숙성으로 이어진 것이다. 그리고 오크통도 아무 오크통을 사용한 것이 아니다. 몰래 숨어서 술을 만드는 사람이 오크통을 새로 구입하거나 만드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일종의 중고 오크통을 사용했다. 당시 스페인 셰리 와인이 많이 수입되었는데, 셰리 와인을 다 빼고 빈 오크통 안에 위스키를 넣어 저장하였다. 그런데 이것이 정말 신의 한수였다. 오크통 안쪽 표면에는 셰리와인이 스며들어있기 마련인데, 이것이 숙성된 위스키의 호박색을 더욱 뚜렷하게 하였고, 위스키의 달콤한 맛과 향을 더욱 증가시킨 요인이 되었다.

위스키야 말로 고진감래

이렇게 아픔의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위스키는 세월을 견디며 훌륭해진 것이다. 만약에 18C~19C 영국에서 굵직한 사건들이 없어서 증류업자가 고통받지 않았다면 피트를 사용하거나 셰리 오크통을 사용했을 일이 없을 것이다. 아이러니하게 이들이 고통받아서 위스키는 더욱 빛나게 된 셈이다. 그야말로 고진감래의 산물이 위스키인 것이다.


오늘의 술 : 라프로익, 아드벡, 발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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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프로익&아드벡(사진의 맨 왼쪽에서 첫번째와 두번째)
오늘은 피트에 대해서 이야기 했는데, 피트하면 항상 생각나는 술은 라프로익과 아드벡이다. 이 두 술은 스코틀랜드 남서쪽의 작은 섬인 아이라(Islay)에 위치한 증류소에서 생산된다. 피트의 미칠듯한 향을 느끼고 싶다면 이 두 술을 정말 추천한다. 솔직히 처음 먹었을 때 나는 베이컨이 입으로 들어오는 줄 알았다. 개성이 지나치게 강하기 때문에 초심자가 도전하긴 어렵다. 마시고 난 후에 입안에서 계속해서 훈제향이 나는 편이다.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대중적이진 않지만 매니아 층이 대단하기 때문에 상당히 잘 팔리는 술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술이다.

발베니(사진의 맨 오른쪽 술)
스코틀랜드 스페이 사이드라는 지역의 증류소에서 만들어지는 술이다. 스페이사이드는 스페이 강이 흐르는 곳이다. 즉 이곳의 물맛이 좋기 때문에 술도 맛있을 수밖에 없다. 스페이사이드에서 만들어진 술의 특징은 꽃향과 꿀향이 강하다는 것이다. 내가 극찬하는 발렌타인 글랜버기, 싱글톤 글렌오드가 다 스페이 사이드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여기까지 말했으면 발베니가 얼마나 맛있는지는 충분히 설명했다고 본다.

안타깝게 달휘니는 마셔보지 못했다. 정말 맛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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