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쩌면 잠실 뽕밭에 씨를 뿌리고 있는지 모른다

아버지와 잠실을 지나갈 때마다
아버지는 말씀하셨습니다.

할아버지한테 저기를 사자고 했는데,
할아버지는 매번 뽕밭 사서 농사지을라 그러냐고 하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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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땐 어른들 말을 듣는 게 아닙니다.
후회할 거면 말이죠.
당연히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뽕밭을 사지 않으셨습니다.

비트코인 최초의 거래는
모두 알다시피 피자 두 판이었습니다.
비트코인이 뜨고 난 뒤,
누군가는 여자친구가 버린 하드디스크를 찾아
쓰레기장을 뒤져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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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쩌면
그냥 사라져 버릴지도 모를
가치가, 노력이 아닐까 망설이며
스티밋에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돈을 투자하는 일이라면
하락장에 똥줄이 타기도 하겠지만,
글을 쓰는 일이라면
씨를 뿌리는 일입니다.

인생의 낭비라는 SNS를 안 하다가
시작하고 몇 개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러다 스티밋을 알게 되고
똑같이 몇 개의 글을 올려
몇만 원의 수익을 얻었습니다.
낭비라고 하지 않던 행동이
다른 기회를 불러왔습니다.

눈앞만 보면
뽕밭 사서 뭐에 쓰겠습니까만 은
암호화폐 기반 최초의 블로그 서비스이고
시작되는 파도에 서 있는 게
우리의 좌표입니다.

실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낙담할 필요가 없습니다.
의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서비스는 계속 생겨날 거고
써 놓은 글 어디 가지 않을 테니,
쌓이고 쌓이면
나중에 글자당 가치가 생겨날지도 모릅니다.
쌓아 놓은 포스트 갯수에 해당하는
인센티브가 생겨날 지도 모릅니다.

뽕밭에 엄청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것을
아무도 몰랐던 것처럼
반복되는 포스팅에 어떤 가치가 부여될지
우리는 아직 1%도 모르고 있습니다.

화장실 가기 싫다고
밥 안 먹을 수 없지 않습니까?
샤워 하듯이 포스팅을 해간다면
담배 피듯이 포스팅에 중독돼간다면
카톡 하듯이 댓글에 재미들인다면
뉴스 보듯이 스티미언의 포스트를 읽어간다면

우리는 언젠가..
뽕밭에 세워진
거대한 글 단지를
내려다보게 될 것입니다.
맨 위층에서 말이죠.

세상에
사라지는 것도
버려지는 것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휘리릭~


@mmerlin'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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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tures archive net. [집현담集賢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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