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카르(Phokar) 마을에서 묵었던 전통 농가의 거실이다. 아주 추운 겨울날 온 가족이 모인 가운데 아빠는 화로 문을 열고 가축 똥을 말려 동그랗게 압착 시킨 땔감을 넣어 태우고 있다. 바깥에서 한바탕 놀다가 방금 돌아온 아이들은 볼이 빨갛다. 손바닥을 화로에 가까이 대기도 하고 비비기도 하며 훈훈해져 가는 온기를 기다린다. 어느새 화로 위에 얹어 놓은 주전자에서 바글바글 물 끓는 소리와 함께 주둥이에서는 증기 기둥이 비스듬하게 꽂힌 깔대기 구름을 만들며 곳곳으로 퍼져나간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짜이(밀크티)도 마시고, 감자도, 따기(라다크식 전통 빵)도 구워 먹으면서 즐겁게 대화한다. 바깥이 아무리 춥다고 해도 여기는 따숩다.
싱게 집에도 증조 할아버지 때부터 쓰던 화로가 있다고 한다. 100년은 넘었을 것이라고 한다.
촉람사르(Choglamsar)의 농가, 싱게네
요즈음 가스 연료가 대신하므로 이러한 멋스러움은 사라지고 있겠지만 창문을 통해 바깥을 바라보니 마냥 즐겁기만 하다. 편의성을 추구하는 도시 깍쟁이지만 이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전통 농가의 로망 유전자가 여전히 남아있는 거겠지. 한번 즈음 떠올릴 수 있는 전통 농가의 원형,
촉람사르(Choglamsar)의 농가, 싱게네
라다크 전통 농가는 2층 구조인데 1층에는 부엌이 있고 2층은 ㄷ자 형태로 중앙 통로를 침실, 거실, 화장실 등이 둘러 쌓고 있다.
포카르(Phokar) 전통 농가 화장실에서 나와 위층으로 연결된 사다리를 타고 조심스럽게 올라왔다. 옥상에 서서 크게 심호흡을 하며 사방팔방 저 멀리 설산으로부터 전해오는 룽타의 메시지를 귀기울여본다.
라다크 여행 일지
쫄보의 지성 | 고산증 예습 | 고도의 향기(Scent of Altitude) | 별바라기 | 종자생현행(種子生現行) | 타라보살의 시험과 은총 | 룽타와 고도의 향기 콜라보레이션 | 라다크의 개그지들| 으르신 같은 영혼들 | 푹탈 곰파로 다가가는 길목에서 | 푹탈곰파는 아직 아니야 | 고산지대의 경고 | 관개 농법의 라다크 채소 농사 | 라다크에서 머피의 법칙이란? | 폐허 아닌 폐허 같은 | 라다크 농가의 낭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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