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술] 19편_쉽고 빠르게 술을 이해하기.
술을 구별할 줄 모르는 이를 위한 글
이 사진에는 지금 다양한 종류의 술이 있다. 이 사진에만 무려 7가지 종류의 술이 있다.(고량주 · 와인 · 데킬라 · 위스키 · 보드카 · 진 · 리큐르가 있다.)
한 때 나는 술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어서, 소주를 제외한 술이 다 양주인줄 알았다. 그래서 뭐가 위스키고, 뭐가 브랜디고, 뭐가 진인지 구별조차 못했다. 그런데 실제로 이러한 구분은 정말 술에 대한 애정어린 관심이 없다면 초심자에게는 힘든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은 쉽고 빠르게 술의 종류를 쫘악 설명해볼까한다. 생각보다 많이 쉽다.
알콜음료의 3분류
알콜음료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 발효주(양조주)
- 증류주
- 리큐르(혼성주)
1. 발효주
[대표적인 발효주 와인]
발효주 : 곡물이나 과일 등의 원재료를 당화시켜 발효시킨 술
여기서 곡물이나 과일 등의 원재료를 당화시킨다는 뜻이 어려울 수 있다. 일단 당화란... 원재료를 좀 더 달콤하게 만든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쉽다. 와인의 경우 포도가 원재료이다. 포도의 당화는 포도를 껍질째 으깨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맥주의 경우 보리가 원재료이다. 맥주의 당화는 보리를 물에 뿔리고 건조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좀 더 당 성분이 강해진다.
Q1. 그런데 당화작용이 필요한 이유가 뭘까?
A1. 곰팡이도 밥을 먹어야 발효를 시키는데, 가장 좋은 밥이 당류이기 때문이다.
Q2. 발효주의 종류는 뭐가 있는가?
A2. 와인, 맥주, 막걸리, 청주, 사케 등이 있다. 와인의 원재료는 포도이고, 막걸리, 청주, 사케는 곡물이 원재료이다.
2. 증류주
[대표적인 증류주 위스키]
증류주 : 발효주를 증류시킨 술
물과 알코올의 끓는 점은 다르다. 알코올의 끓는 온도가 물보다 낮기 때문에 100도 미만으로 가열을 하면 순수 알코올만 얻을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알코올을 냉각시키면 기체에서 액체가 되는데 이것이 바로 증류주이다.
Q1. 증류주의 종류는 뭐가 있는가?
A1. 위스키, 브랜디, 칼바도스, 럼, 데킬라, 진, 보드카, 전통소주(증류식 소주) 등이 있다.
- 위스키 - 쉽게 말해 맥주를 증류한 술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 브랜디 - 와인을 증류한 술이다.(일반적으로 과실을 원재료로 증류한 술을 브랜디라 함)
- (추가)꼬냑, 아르마냑 - 브랜디 중에서도 꼬냑지방에서 생산된 브랜디를 꼬냑이라고 부르고, 아르마냑 지방에서 생산된 브랜디를 아르마냑이라고 부른다.
- 칼바도스 - 사과 발효주인 시드르를 증류한 브랜디 중에서도 '칼바도스' 지역에서 생산된 브랜디를 의미한다.
- 럼 - 사탕수수를 원재료로 증류한 술이다.
- 데킬라 - 용설란이라는 식물로부터 만들어진 발효주(풀퀘)를 증류하여 만든 술이다.
- 진 - 곡물 발효주를 증류하면서 쥬니퍼베리라는 열매를 이용하여 향을 입힌 술이다.
- 보드카 - 곡물, 감자, 옥수수 등으로 만들어진 발효주를 숯으로 여과하여 증류한 술이다.
- 전통소주 - 곡류를 원재료로 한 한국의 전통 증류주이다.(안동소주가 가장 대표적)
3. Liquor
[리큐르는 종류가 너무 많다.]
Liquor : 발효주, 증류주 등에 당분이나 허브, 뿌리, 색소 등을 혼합한 술
리큐르, 리큐어, 리쿼 모두 같은 말이다. 나라별 발음의 차이일 뿐이다. 쉽게 말해 리큐르는 뭔가 섞인 술이다. 그래서 한국어로 해석할 때 혼성주라고 하는 것이다.
Q1. 리큐어의 종류는?
A1. 코앵트로, 베일리스, 코코아크램, 퍼커, 말리부, 피치트리, 디사론노, 레몬첼로, 엑스레이티드, OMG, 아그와 등등 수없이 많다. 주로 리큐어는 칵테일로 쓰이는 술이라고 쉽게 이해하면 된다.
사진을 통해 이해하자 - 필자의 집에 있는 사진 위주...
발효주 - 맥주
보리가 원재료인 맥주이다. 밀을 원재료로 삼는 맥주도 있다. 아무튼 맥주도 발효된 술이고, 발효 기법에 따라서 에일, 라거 등으로 분류된다. 크래프트 비어 열풍으로 국내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맥주를 마셔볼 기회가 많아졌다. 개인적으로 IPA(인디아 페일 에일)이 가장 홉의 향기를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생각한다.(취향에 의한 추천입니다.) 맥주의 원재료는 보리이긴 한데, 홉이라는 열매로부터 만들어진 암 꽃이 정말 중요한 재료이다. 이 홉의 첨가 비중이 얼마나 높고 낮냐에 따라서 알코올의 도수와 맥주의 향기가 달라진다.
발효주 - 와인
와인 이름에 까베르네쇼비뇽, 쉴라 등의 단어가 붙는 것을 많이 봤을텐데 이것은 포도 품종을 의미한다. 레드와인은 껍질을 알맹이와 그대로 으깬 것, 화이트 와인은 껍질을 제거하고 으깬 후 발효한 것이다. 로제와인은 껍질과 알맹이를 모두 으깼다가 껍질을 제거한다. 스파클링 와인은 탄산을 첨가한 와인이다. 샴페인은 샴페인 지방에서 생산된 스파클링 와인을 의미한다.
증류주 - 위스키
[왼쪽에서부터 글렌리벳, 잭다니엘, 토리스, 발렌타인, 맥켈란]
맥주를 증류한 술이라고 쉽게 이해하자. 지역에 따라 스카치 위스키, 아이리쉬 위스키, 아메리칸 위스키, 캐내디언 위스키, 재패니스 위스키 등이 있다. 대만과 인도도 떠오르는 위스키 강자이다. 와인도 테루아(토지를 비롯한 자연환경)에 많은 영향을 받듯이 위스키도 테루아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위스키를 비롯한 증류주를 일컫는 말로 오드비, 아쿠아비타, 우스게바하 등이 있다. 아마도 위스키라는 말은 생명의 물이란 뜻의 우스게바하가 변이되어 위스키라는 단어로 탄생된 것 같다.
증류주 - 럼
[캡틴모건, 바카디 카르타 블랑카, 바카디 빅 애플]
사탕수수를 원재료로 한 럼. 럼은 해적들이 마신 술로 유명하다. 배 안에서는 물이 귀하다 보니까, 쉽게 구할 수 있는 사탕수수를 가지고 술을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그런데 이 럼은 사탕수수의 높은 당도로 인해서 숙취가 그렇게 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기술이 많이 발전해서 숙취는 많이 줄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술 중에서 숙취가 제일 심하다고 나는 느낀다.)
증류주 - 한국의 전통 증류주
[왼쪽에서부터 소나무와학, 문배술, 화요]
안동소주, 명인안동소주, 문배술, 이강주, 감홍로 등등 전통식 증류주는 많다. 그런데 지금 사진에 보이는 소나무와 학이라는 술은 전통증류주는 증류주인데, 일종의 허브와 당분이 들어갔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리큐어로 분류될 수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 전통 소주의 유래는 몽고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래서 몽고소주가 한국으로 전파되어 한국소주가 탄생됐고, 몽고의 일본정벌이 계획되면서 일본에도 소주가 전파되어 이끼시마 소주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증류주-고량주
[몽지람, 수정방, 금문고량주(대만술)]
고량주의 원재료는 수수이다. 고량주 특유의 향은 곧 수수에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하면 된다. 중국 모태주, 오량액, 수정방을 3대 고량주로 한국에서 알고 있는데, 꼭 중국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위 사진의 파란색 술병은 몽지람이라는 술인데, 실제로 중국인들이 귀한 사람에게 대접하는 술 중에 하나이다. 생각보다 국내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증류주 - 데킬라
[왼쪽에서부터 1800 레포사도, 호세꾸엘보 레포사도, 호세꾸엘보 실버]
한국명 용설란(Agave)라는 식물로부터 만들어진 발효주 풀퀘를 증류한 술이 데킬라이다.
참고로 용설란은 위 사진과 같이 생겼다. 용설란 잎은 가시가 있기 때문에 수확하는 것이 정말 고된 작업이라고 한다. 데킬라로 유명한 곳은 역시나 멕시코이다. 데킬라 샷을 마실 때 샷 주위로 소금을 바르고 레몬을 먹는 이유에 대해서 다양한 설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설은 땀을 많이 흘려서 염분 보충을 위해서 술과 소금을 먹고 레몬을 먹는거라는 설이 있다. 그런데 이렇게 먹는 방식이 사실은 멕시코가 아닌 미국에서부터 유래된다는 설이 있기 때문에 무엇이 진실인지는 잘 모르겠다.
증류주 - 보드카
[왼쪽에서부터 벨루가, 그레이구스, 스카이, 앱솔루트]
보드카는 증류하는 과정에서 숯으로부터 여과된다는 특징이 있다. 숯을 통과하면서 보드카는 무색무취의 순수알코올이 된다. 무색무취라는 특징때문에 보드카는 칵테일 베이스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술 중에 하나이다. 보드카는 감자나 옥수수 등의 곡물류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씨락이라는 보드카는 프랑스에서 포도로 만들어진 보드카이다. 원재료가 포도이다 보니까 고급 보드카에 속하고 가격도 상당히 비싼 편이다.
리큐르
[왼쪽에서부터 비체로브스카, OMG, 예거마이스터]
사실 리큐르는 너무 많아서 다 기재할 수 없다. 위의 3가지 술은 리큐르 중에서도 Bitter로 분류되는 술이다. Bitter는 허브, 뿌리, 각종 약재 식물 등이 첨가된 술이다. 그래서 Bitter는 일종의 약술처럼 여겨진다.
[왼쪽에서부터 스베드 보드카 클레멘타인, 스카이 인퓨전 모스카토]
Bitter외에는 대부분 당분이 첨가된 술이 리큐르에서는 대부분이다. 스베드 보드카, 스카이 인퓨젼 보드카 등이 있는데, 이 술들은 보드카에다가 당분을 첨가한 리큐르라는 것이 공통적이다. 당분을 첨가한 것 외에 다양한 종류의 리큐어가 있을 수 있는데, 베일리스는 우유성분의 크림이 들어간 리큐어이고, 깔루아는 커피가 들어간 리큐어이다.
알면 더 재밌는 술의 세계
술에 뭐가 있는지 쓰기만 했는데 정말 분량이 많아졌다. 이처럼 술은 이야기 거리가 많아서 매력이 있다. 하나의 술에 대해서 깊게 파도 이야기가 끝이 없다. 세상의 모든 술을 다 알고 교과서적으로 분류체계를 외울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아는 만큼 술과 관련한 재밌는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포스팅 하나로 독자들에게 술에 대해서 완전히 이해시키는 것은 한계가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이번 포스팅을 통해 독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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