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 A.D.D.A
고인이 되신 신해철님께서 원맨 아카펠라로 녹음하셨던 A.D.D.A라는 노래를 뮤직비디오로 처음 보았을때 아주 인상 깊었다. 가사 내용뿐만아니라 그의 젊었을 때의 패기, 자신만만, 넘쳐나는 의욕뿜뿜이였던 모습과 달리(연예인 느낌), 이 시대의 한국1 40대 중년가장의 전형적 모습2을 대변하는 것만 같았다(거리감 제로로 바뀜/동네 아재랄까?). 가사내용도 음미해보니 마음이 짠했다. 나는 가정을 이루지 못한 주변인으로서 이런 것이 두려워 결혼을 못한 겁쟁이기도 하다. (자기 합리화라는 것도 인정!) 무엇보다 뮤직비디오 중간에 체력 증강용 드링크제를 마시고 으샤샤하는 신해철 형님의 동그란 모습이 해학적이고 귀여웠고 안쓰러웠다. 마치 나의 형을 보는 것 같았다. 어찌 나의 형뿐이겠는가? 이 나이 때의 친구들, 후배들도 마찬가지이다. 구태여 40대 수컷만을 얘기할 필요는 없는거 같다.
- Hell 조선이라고들 표현하지. 사실 어느 시대이건 Hell, 개좆같은 세상이 아니었던 적이 있는가? 그래서 석가모니께서는 인생은 모두 괴로움뿐이라고 하셨다.
- 중년 수컷 남성: 배불뚝이에 손과 발만 나온 동그란 몸, 도망갈 곳도 없다. 그냥 견뎌내야 한다. 이젠 꿈이고 뭐고 없다. 길지만 얇게 가는 것이 장땡이다. 나에게는 함께 살아야할 가정이 있으니까... (까칠하고 여우같은 새끼들과 곰같은 여자가 있으니까, 그녀는 이제 가꿔도 여자로 안보인다. 이제는 성욕이 아니라 식욕이 땡긴다)
신해철 (Shin Hae Chul) "REBOOT MYSELF" - A.D.D.A
학교를 갔어도 졸업이 업(up)이 안돼 (아따 그놈 참 어지간하다 참) 군대를 갔어도 취직이 직이 안돼 (아따 그놈 참 어지간하다 참) 장가를 갔어도 글쎄 어째 애가 안 생겨 (아따 그놈 참 부실도 하다 참) 애아범이 돼도 철이 들질 않아 전혀 (아 미운사람) 살던 대로(대로) 하던 대로(대로) 살던 대로(대로) 지가 하고 싶은 대로 그냥 그대로 그대로 그대로 대로 대로 대로 대로 하 이 똑같은 세상을 어떡하든 버티는 나 I'm just what I am 호떡같은 세상을 끝도 없이 뭉개는 우리 We're just what we are 쉰 떡 같은 세상을 느리게 더 느리게 널 볼 수 있게 천천히 걸을까 멈추지 말아볼까 그렇게 살아볼까 그게 뜻대로 될까 아 beautiful life 학부형이 돼도 용돈은 매일 타가 엄마한테 오천 원 부인한테 오천 원 딸한텐 오백 원 살던 대로(대로) 하던 대로(대로) 살던 대로(대로) 지가 하고 싶은 대로
이 구절이 팍 내 가슴에 꽃피었다.
쉰 떡 같은 세상을 느리게 더 느리게 널 볼 수 있게 천천히 걸을까 멈추지 말아볼까 그렇게 살아볼까 그게 뜻대로 될까 아 beautiful life!
꼭 실패를 맛보고 인생의 쓴맛을 겪지 않아도 40대 중반이 되면 앞으로 걸어가야 할 인생에 대하여 현실적이 되어간다. 공자할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四十而不惑, 五十而知天命
사십이 되면서 부터는 미혹되지 않았고 쉰 살이 되어서는 천명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내 나이도 이제 50으로 향하고 있다. 미혹(不惑/홀리지 않음)되지 않고 천명(天命/하늘 뜻/내가 사는 이유)을 알게 된다는 것이 무슨 뜻이었을까?
거창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현실이 쉰떡/개떡 같은 세상이라도 조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좀 더 느리게 살아갈 필요가 있다. 의도된 대로 인생이 이루어질 수도 있고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까지 계획한 대로 착착 이루어진 인생이라면 그렇게 된 사람살이에는 보이지 않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자기가 잘나서 그렇게 된 것만은 아니다. 환경 또한 그렇게 조성되어졌기 때문이다. 이것은 자신이 콘트롤할 수 있는 영역 밖이다.
20대 이전에는 좋은 대학(부와 명성의 상징)에만 가면 모든 게 잘 풀릴 것이라고 확고하게 믿었다. 그리고 30대가 되어서는 그게 사실인거 같았지만 까닭 없이 분했다. 40대가 넘어서면서 이것이 허상이라는 것을 알게 된 거 같다.
왜 그런가?
성공을 했건 실패를 했건 그것은 타인이 보아서 판단하는 객관적인 시각의 문제이지 주관적인 문제가 아니다. 모두가 성공했다고 말하더라도 본인이 결핍을 느끼면 그 크기만큼 그대로 결핍된 성공일 뿐이다. 사람은 만족을 모르게 프로그램 되어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타자가 아무리 실패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더라도 자신이 만족감을 느낀다면 그 사람은 실패한 성공자이다. 나루양(@ab7b13)은 망해서 행복한 오빠라는 지인에 대하여 글을 썼다. 그거 누군지 기똥차게 표현했다.
이것을 제대로 이해하게 되는 시기가 나이 마흔이 아닐까? 예전에 이에 대하여 역시 해철 형님의 노래를 빌려서 적었던 적이 있다. 해철이 해철에게 편지를 쓰다 그것도 두 번씩이나/ Letter to Myself
아마도 나이 마흔을 지나면서부터는 ‘쉰 떡/개 떡 같은 세상을 느리게 더 느리게 볼 수 있게 천천히 걸을까 멈추지 말아볼까 그렇게 살아볼까’ 갈팡질팡하는 마음의 연속인가 보다.
결국은 기승전-마음가짐의 문제로 회귀된다. 만족하면서 살아가는 연습, 적절히 현실적이 되어가는 것이다. 따라서 불혹(不惑)이라는 뜻은 이루어진 꿈이나 이루어지지 못한 꿈이나 도낀개깬, 꿈 쫒는 좆도 인생에 의미를 찾아 현혹되지 말라는, 그리고 바로 내가 디디고 있는 이 터전에서 천천히 걸어가라는 불혹의 마흔-살이인 것이다.
그렇다면 천명(天命)은 무엇일까?
아 beautiful life!
이 탄식에는 3가지 뉘앙스가 있다. 해철형님께서는 1) 결핍된 상태의 동경으로서 꼭 느끼고 싶다는 당위성으로 외쳤던 것일까? 아니면 2) 똥밭에서 구르더라도 이승이 저승보다 좋다는 의미에서 아름다운 인생이었을까?(인생 까이꺼) 그것도 아니면, 3) 지금 ‘여기가 천국이잖아!’의 강한 만족감이었을까?
아마도 천명을 안다는 것이 셋 중의 하나일 것이다. 쉰 살이 되어서 쉰 세상을 보면 알 것 같다. 그런데 쉰 살의 마음이 복잡함을 쉬어버린다면 쉬운 세상이 될 것도 같다. 이것도 4년 남았다.
예전에 서점에서 우연히 참 와닿는 제목의 에세이를 보았다.
ps1. A.D.D.A의 제작 배경 설명이 녹화된 동영상이 있어 덧붙였다. 저 세상에 가시기 몇 개월 전의 녹음이라 더욱 아쉽다.
Billy Joel - The Longest Time
알타이 형님(@rtytf)께서 며칠전에 나만의 Music 세계에서 소환해주신 추억의 Billy Joel 곡들 때문에 향수가 일어났다. 아쉬운 마음에 몇 곡 더 추가하고 싶었다. The Longest time은 빌리 조엘의 원맨 아카펠라 곡이다. 83년도 노래니까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였던 거 같다. 나는 그 당시 같은 반 여자애를 짝사랑했는데 대학가기 전까지 그 애를 좋아했다. for the longest time 좋아했다. 중간 중간 짬내서 다른 여자애들을 좋아하긴 했지만 양심불량은 아니다. 나 혼자 좋아했던 거니까. 그애는 용수철의 복원력처럼 항상 내가 좋아하는 귀결처가 되었는데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대학졸업하자마자 홍대의 대형 까페 사장님과 결혼했다고 한다. 나이 차이가 10여년 이상이라고 하더라.
뮤비처럼 여러사람이 노래 부르는 것 같지만 실재로 여기 나오는 남성 보이스는 모두 빌리 조엘의 목소리라고 한다. 특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두왑창법으로 불렀고 빌리아재의 노래와 함께 춤추는 모습이 힘들어간 수컷 남성의 부자연스러운 듯 절도 있고 부담스럽게 리듬 타는 것 같아 보기 좋다. 뭔가 어색한 듯 자뻑감에 흥헐거리는 노래 스타일이다. 더욱이 빌리 조엘의 영어 발음이 또박 또박 분명하여서 Listening 공부하기에 참 좋았다.
Billy Joel - The Longest Time (Official Video)
For the longest If you said goodbye to me tonight There would still be music left to write What else could I do I'm so inspired by you That hasn't happened for the longest time Once I thought my innocence was gone Now I know that happiness goes on That's where you found me When you put your arms around me I haven't been there for the longest time For the longest I'm that voice you're hearing in the hall And the greatest miracle of all Is how I need you And how you needed me too That hasn't happened for the longest time Maybe this won't last very long But you feel so right And I could be wrong Maybe I've been hoping too hard But I've gone this far And it's more than I hoped for Who knows how much further we'll go on Maybe I'll be sorry when you're gone I'll take my chances, I forgot how nice romance is I haven't been there for the longest time I had second thoughts at the start I said to myself, hold on to your heart Now I know the woman that you are You're wonderful so far And it's more than I'd hoped for I don't care what consequence it brings I have been a fool for lesser things I want you so bad, I think you ought to know that I intend to hold you for the longest time
새로운 인연을 만나고 사랑을 하기시작하면 지나간 과거 여성보다 이 여성이 주는 임팩트가 훨씬 강해진다. 그래서 과거의 여인은 잊어버리게 된다. 이성에 대한 호감이란 어쩌면 늘 새로움의 연속을 충족시켜 주어야 사랑의 방어쇠가 땅야! 지금 내앞에 있는 그녀가 나에겐 항상 최고이다. (콩깍지이긴 하다)
Now I know the woman that you are You're wonderful so far And it's more than I'd hoped for
빌리아재의 이노래 ‘윗동네 아가씨(Uptown girl)’도 내가 좋아하는 노래이다. 남들이 나를 서울깍쟁이라고 불러서 그런지 적당히 세련된 여성을 좋아했다. 과하게 세련된 여성은 부담스럽기 때문이었다. Westlife가 리메이크하기도 했는데 원곡과 너무 유사하다. 그래도 뮤비보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연달아 덧붙였다. 나는 수컷들의 이러한 과한 동작애드립이 개좋다.
Billy Joel - Uptown Girl (Official Video)
Westlife - Uptown Girl (Official Video)
21세기 時景 일반
Keane 불교의 삼법인(三法印)을 노래하다/ Everybody’s changing
희은 백구를 노래하다 / 나의 강아지 뭉치를 그리워하며
Starship이 STIM City 선동가를 제안하다 / Nothing’s Gonna Stop Us Now
해철이 해철에게 편지를 쓰다 그것도 두번씩이나/ Letter to Myself
연우와 폴 바람을 노래하다 /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중년 남자 송창식 선운사(禪雲寺)의 상징을 노래하다/부제: [동백2(冬栢)] 스티미안 자연사(自然史) 박물관
송창식옹 헛바람 넣지 마세요/부제 : 고래사냥에 대한 반박/부부제(뉴비를 위한 가이드): 스티미안의 꿈3
에피톤 프로젝트 제주도의 상징을 노래하다/ 유채꽃
날아라 슈퍼보드 아이들에게 주문을 가르치다(치키치키차캬차캬초코초코쵸)/주문을 훈민정음 제자원리로 해석하다
광석이 법정을 노래하다 / 맑고 향기롭게(淸香)
Pink Floyd가 마인드 와칭(Sati)을 노래하다 (부제: Wish you were here /현실을 바로보라)
21세기 時景 사랑자취(愛痕迹)
현정은 추억과 상처에 관한 정신심리학자이다 / (부제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임현정)
듀스(DEUX)가 떠나간 여인에게 찌질한 저주를 퍼붓다 [떠나버려(초라하다)]
젋은 날의 사랑(외사랑 그리고 짝사랑)
모래위의 발자취 (부제: 미련만 남아서)
소라가 바람을 노래하다 (부제: 나에게서 무너지는 시간, 바람과 같이)
시경(詩經)도 대중가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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