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공초 앞의 넓은 들판에 자유롭게 방목하여 기르고 있는 야크 때가 곳곳에 퍼질러 싼 똥을 지게에 하나씩 담아 한 곳에 모아둔 것이라고 한다. 아마 추운 겨울을 지내기 위한 귀중한 땔감으로 이용될 것이다.
라다크의 판공초 초입에서 30분 즈음 달렸을까? 티베트에 가장 근접한 메락(Merak) 마을에 해 질녘 즈음 도착하였다. 숙소에 짐을 풀고 짙은 어두움이 깔리기 전 주위나 둘러보자고 나왔다. 일행과 함께 걷다가 몇몇이 무리지어 풀을 뜯고 있는 소를 발견하였다. 한국에서 우연하게 축산 농가를 지나갈 기회가 있으면 꼭 소에게 다가가서 그들의 눈을 살펴보곤 한다. 우리에 갇혀 있는 소일 지라도 어떤 소들은 나에게 호기심을 낸다. 눈이 마주치면 얼굴을 들이대거나 혀를 낼름 거리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면 항상 마음이 아린다. 소의 눈을 보면 도저히 육식을 하지 말아야지 할 것 같지만 여전히 그 근성을 버리지 못했다. 언젠가 되겠지. 그냥 까만 소겠지 하고 그 선한 눈이나 살펴보자고 다가갔다. 라다크 버킷리스트 중 하나인 야크를 이곳에서 보게 된 것이다.
야크 몰이 하는 목동 가족을 따라다녔다. 야크 두 놈이 뿔을 가지고 치 받는 데 장난을 치는 것인지 싸우는 것인지 모르겠다. 세상에서 가장 평화로운 동물이다.
라다크 여행 일지
쫄보의 지성 | 고산증 예습 | 고도의 향기(Scent of Altitude) | 별바라기 | 종자생현행(種子生現行) | 타라보살의 시험과 은총 | 룽타와 고도의 향기 콜라보레이션 | 라다크의 개그지들| 으르신 같은 영혼들 | 푹탈 곰파로 다가가는 길목에서 | 푹탈곰파는 아직 아니야 | 고산지대의 경고 | 관개 농법의 라다크 채소 농사 | 라다크에서 머피의 법칙이란? | 폐허 아닌 폐허 같은 | 라다크 농가의 낭만 | 생명 창발(Emergence)의 현장에서 | 그 많은 똥 더미를 누가 다 쌓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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