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영성] 물질과 정신의 복합체는 영원히 죽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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Étant donnés by Marcel Duchamp

연금술에 관한 책들을 즐겨 읽다가 그림으로서의 상징을 해석하는 분야가 도상학(Iconography)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골짜기의 신은 죽지 않으니
이를 일러 오묘한 암컷이라 한다.
오묘한 암컷의 문은
이를 일러 하늘과 땅의 근본이라 한다.
끊임없이 존재하는 것 같고
아무리 써도 지치지 않는다.
谷神不死
是謂玄牝.
玄牝之門
是謂天地之根.
綿綿若存
用之不勤.

우리는 물질따로 정신따로에 익숙해져 있다.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이 편하고 복잡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상이란게 절대 그렇지 않다. 물질에 정신이 녹아있고 정신에 물질이 덮어씌워져 있는데 이것을 분리하려고 해도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그래서 동서양의 정신철학은 공통되게 비이원을 강조한다. 그런데 이건 말이냐 방구냐 이것도 맞다고 하고 저것도 맞다고 하니 대체 어쩌라구?

이 그림을 보고 작자가 참 기발하다고 생각했다. 이중 동굴 구조이다. 머리없는 여자가 호롱불을 들고 있고 사타구니를 쫙 벌리고 있어 그녀의 동굴을 열고있다. 그런데 그것을 보는 주시자는 동굴 안에서 바깥을 내다본다. 동굴 틈이 눈이었던 것일까? 아니면 무엇일까? 그런데 바라보는 그 자도 물질 속에 있는 것이 아닐까? 티베트 사자의 서에서 죽음과 환생의 과정을 묘사하는데 새로 입태되기 전 중음신(中陰神)의 시점이었을까? 중음신은 죽음과 탄생의 중간 존재라는 뜻인데 이것을 정신만이라고 말하기도 그렇고 물질만이라고 말하기도 그렇다. 에너지체라고도 말하는데 에너지는 물질의 개념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정신이 아니라고 말하기도 그렇다. 과학은 진동하는 파동이라고 퉁쳐서 말한다. 그렇다면 계속 움직이는 성질을 정신이 절대로 아니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건과곤.gif

생명의 연속을 실현시켜주는 어머니 대지를 역(易)에서는 곤(坤)이라고 한다. 그런데 곤괘를 자세히 보면 곤(坤)이 아니다. 두개의 건(乾)이다. 즉 에너지(두개의 건乾)가 끊어져서 보일뿐이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물질과 정신은 절대로 분리될 수 없다는 뜻이다. 다시말하면 물질이 에너지고 에너지가 물질이란 말이다. 곡신불사(谷神不死)는 노자 도덕경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다. 골짜기 곡(谷)을 파자해보면 재미있다.

八 + 八 + 口 = 谷

음양오행에서 8(八)은 생명의 탄생인 목(木)의 숫자이다. 원(O)은 하늘 네모(ㅁ)는 땅을 상징하는데 풀어쓰자면 팔팔한 땅이 바로 골짜기 곡(谷)이자 동굴이다. 그러니 골짜기는 생명현상이 팔팔하여 끊임없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주역의 그 유명한 구절,

낳고 또 낳는 것을 역이라고 부릅니다.
生生之謂易

따라서 골짜기의 신은 죽지않으니 끊임없이 존재하는 것 같고 아무리 써도 지치지 않는다. 물질과 정신은 따로또 같이일 뿐이다. 물질과 정신의 복합체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이 그림의 교차영성이다.


교차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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