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의 심야독백] 혁명 3일차, '어뷰징'하는 고래들의 엉덩이를 '어뮤징'으로 걷어차는 '어메이징'한 돌고래를 꿈꾸다...

제목부터 쓰고 보니 쓸데없이 거창하네... 하지만 독백이니 뭐 어때?

그리고 독백이니 당연히 반말이야. 읽으시는 분들, 양해해줘... 독백을 존댓말로 하면 이상하잖아... 자기 자신한테 존댓말하는 변태가 어딨겠어? ㅋㅋ

오늘은 던힐 1밀리에서 글로 네오스틱으로, 삼성 애니콜 2G폰에서 아이폰SE 스마트폰으로 담배와 전화의 이중 혁명을 단행한 지 사흘째되는 날이야... 그런 오늘, 세번째 혁명이 있었어. 고팍스에 가입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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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ESIK VIA GETTY IMAGES

고팍스에 가입한 걸 가지고 무슨 혁명씩이나...ㅋㅋ 맞아... 하지만 주식이든 부동산이든 평생 '투자' 따위엔 1도 관심 없던 나같은 사람에겐 이보다 큰 혁명은 없다구... 그리고 이전 글에서도 말했지만 이 세번째 혁명이 두번째 혁명=스맛폰 혁명의 동기이기도 해.... 물론, 그 동기의 대부분(10분의 9쯤?)은 2G폰 배터리가 수명을 다한 거지만...ㅋㅋ

암튼, 그거 어렵더라... 평생 모토롤라 삐삐, 삼성 애니콜 PCS와 2G폰, HP 노트북의 '물리적 버튼'에 익숙해져 있다가 '터치 스크린'을 본격적으로 쓰자니... 끄아아~ 암 걸리는 줄 알았어... ㅜㅜ

요기까지만 읽으면 내가 환갑 넘은 할배쯤 되는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아직 나 40대야ㅋㅋ 컴퓨터 시대, 인터넷 시대, 삐삐, PCS, 2G 시대까지는 나름 얼리어답터~였다구. 진짜야~ 2G폰과 노트북 만으로 SNS도 왠만한 거 다 했다니까... 카톡만 빼고...ㅋㅋ

어쨌거나 저쨌거나 진짜 암 걸리는 줄 알았어ㅠㅠ

고팍스 가입하려니 인증앱 다운 받으라 하고... 인증앱 다운 받으려니 애플 스토어인지 아이튠즈인지 들어가라 하고... 그거 들어가려니 애플 아이디 만들라 하고... 애플 아이디 만들자니 새끼 손톱 3분의 1만한 크기의 네모 칸이 다닥다닥 붙은 터치 키보드로 영자와 한글을 수없이 입력해야 하지 뭐니... 면적으로 치면 네 배는 되는 '거대한' 엄지 끝으로 말야...

이거 실화임?... 사람들이 이 엄청난 태스크를 다들 그렇게 능숙하게 해 낸다고?... ㅆㅂ 역시 인간은 위대하다 위대해... 오타를 300만개 쯤 내고 다 입력했더니 '서버 오류'라는 비정한 한 마디와 함께 아악~!!! 그 모든 고통의 결과들을 홀라당 날려버리고는 '새로 다시!'를 요구하는 '애플'의 냉혹함에 저주를 쏟아부으며... 두 시간만에 겨우 끝냈어... ㅋㅋ

아니 그러게 왜... 널찍~하고 시원~한 삼성 갤럭시폰도 있는데 하필이면 아이폰을... 그것도 제일 작은 SE를 골라서 '사서 고생'이냐고요... 그걸 사겠다고 '아사모'에 가입하고, 중고 매물 기다리고, 머나먼 부천까지... 그것도 길 꽉꽉 막히는 퇴근 시간에 운전해서 가는 정성은 또 뭐냐고요...

아니 뭐, 그렇게 따진다면 합리적인 이유는 없어... 그냥... 예쁜 걸 어떡해? 딱 한 손에 들어가는 그 사이즈가 좋은 걸 어떡해? 삼성은 죽어도 싫은 걸 어떡해? 그럼 LG를 사지 그랬냐고? 그러기엔 그 동글이 로고랑 볼드모트같은 고딕체 LG가 너무 못 생겼다구... 전화 쓸 때마다 그 못생긴 로고를 보기는 싫다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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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그래서 고팍스 가입에 마침내 성공했어... 이제 목적을 달성해야지?
목적은 투자! 내 생애 최초의 투자! 그것도 스팀 투자!

켁... 스팀 가격이 심해 가오리처럼, 해저를 유영하는 이 시기에 스팀 투자라니... 미친 거 아냐? 뭐 그렇게 볼 수도... 하지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잖겠어? 좋은 글에 풀보팅했는데 달랑, 0.01이 찍힐 때의 무력감을 떠올려 보라구... 그러니까 정확히 내 투자는 스팀파워업을 위한 스팀 투자인거지...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기 전에 정치적 동물이기도 하다니까...

그래서... '인증앱' 다운로드에 성공한 다음... 계좌번호, 인증번호 등등 갖가지 귀찮은 일들을 해결한 다음, 10만원(에게... 딸랑 10만원?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ㅋㅋ)을 고팍스 지갑에 넣었어. 짜자잔~~~

어디 보자... 그럼 스팀을 사야겠는데 그냥 막 사고 팔수는 없고... 그래, 기준을 정하자. 그런데... 끄아... 이건 또 뭐람? 이 갖가지 도형과 현란하게 출렁이는 그래프의 향연은? 고딩 때까진 나름 수학의 신이긴 했으나... 이거 아름답지 못해... 귀찮다고...

그래서 약 5분간 집중적으로 고민하다 생각해낸게 '1스팀이 2300원 이하일 때 사고, 3400원 이상일 때 팔자'야. 이유는? 23은 좋아하는 숫자고 34는 싫어하는 숫자이기 때문이지... 그래서 사회인 야구 등번호도 23번... ㅋㅋ 34번은 왜 싫어하냐고? 누구누구 때문인데 안 가르쳐주지~ㅋㅋ

오호라~ 마침 시세도 얼추 비슷해... 그래서 2200원에 주문을 넣었더니 20분쯤 후에 거래가 성사돼서 45개를 샀어... 합이 9만9천원... 1000원이 남네... 이런 것도 쓸데없이 기분 좋아...ㅋㅋ 다음은? 스팀이 서말이라도 파워업을 해야 보배!!! 스팀잇 계정으로 발사~!!! 했는데... 어라? 다시 발사~!!!... 어라 또? 이건 또 모야...ㅠㅠ 계정이 잠겨있다나 어쨌다나...

정수리에서 스팀을 내뿜으며 한참 씨름하다 검색해 보니 가입후 72시간 동안은 출금이 안된다고... 아, 이런 안내는 좀 친절하게 공지해 주면 안되겠니, 고팍스? ㅠㅠ

에혀... 그래서 아직은 나의 혁명은 미완으로 끝났어... 72시간이라는 강제 존버 기간이 지나면 45개의 스팀은 딱 그만큼의 권력이 되어 내 지갑에 쌓이겠지... (혹시 몰라... 사흘 사이에 시세가 더 떨어지면 좀더 많은 권력을 지갑에 쓸어 담으려 들지도...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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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저렇게 피곤한 초저녁을 보내고 일찍 잠들었어. 그러다 새벽에 깨보니 스팀잇은 고래들의 '어뷰징'에 관한 갑론을박으로 다들 얼마간 피곤해 하는 듯하네...

난 잘 몰라... 잘 모르는데... 너무 피곤해 하진 말았으면 좋겠어... 고래들의 어뷰징은 예견된 것이었잖아... 자본주의 역사에도 사카린 밀수든 무기 밀매든 돈 되는 일이면 뭐든 다 했던 이병철이나 JP 모건 같은 악당들이 있었다구...

스팀잇에서 오스트리아 학파에 대한 찬양이 한창 울려퍼질 때... 오스트리아 학파에 대한 우호적인 소개글이면 수십 달러의 보팅이 날아드는 분위기일 때, 미력한 뉴비이나마 견제구를 날리려고 했던 것도 사실 이런 분위기에 대한 예감 때문이었지...

돈만 되면 뭐든 다 하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구호가 '자유방임', '규제철폐', '냅둬유~'인 건 당연한 거 아냐? 그런 이념에 고래들이 자신들의 이익에 따라 풀보팅하는 건 이해하지만, 플랑크톤들이? 글쎄요...

그런데 말야, 지금은 좀 다른, 속 편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스팀잇이 죽는다면 어뷰징을 일삼는 악당 고래들 때문일 거야. 그런데 언뜻 악당 고래들의 이기심 때문에 결과적으로 스팀잇이 더 건강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악당 고래들은 돈 때문에 스팀잇을 하는 존재들이라, 스팀잇이 죽어간다는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이곳을 떠날 거야. 이곳을 떠난다는 건? 스팀을 판다는 거고 그건 스팀 가격이 떨어진다는 걸 의미하겠지. 오호라~ 그 말은 곧, 스팀파워라는 스팀잇 내의 정치적 권력을 욕망하는 자들에겐 엄청난 기회 아니겠어?

나는 스팀 가격이 올라서 내 노력에 대한 보상이 정당하게, 아니 그보다는 더 많이 ㅋㅋ 받기를 바라는 경제적 동물이도 하지만, 스팀 가격이 떨어져서 적은 투자(한국 사람이니 원화가 되겠지)로 더 많은 권력을 누리기를 원하는 정치적 동물이기도 해. 나는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두 가지 욕망을 함께, 상황에 따라 번갈아 누리며 스티미언의 이중생활을 즐기겠다는 거야...ㅋㅋ

대략 기준은 이렇게 정했어. 우선 스팀 투자에 관한 기준은 앞에서 말했어... 2300원 정도면 사고, 3400원 정도면 판다. 이유는? 23은 좋아하는 숫자, 34는 싫어하는 숫자니까...ㅋㅋ 그리고 투자의 양과 간격은 최악의 경우 홀라당 날려 먹더라도 스팀잇 동호회(?)에 내는 회비였다고 생각할 수 있는 정도로 적당히, 꾸준히...

다음은 스팀파워에 관한 기준인데... 책 한 권, 신문 한 부의 가격과 비교했을 때 좋은 글을 읽은 대가로는 500원 정도면 적당할 듯해... 그래서 풀보팅 때 0.3-4달러 기부가 가능한 정도의 스팀파워 보유를 목표로 쌓아갈 생각이야. 아직은 머나먼 길... 언제가 될진 모르지만...ㅋ 일단 그 목표가 달성되면 나머지는 시세에 따라 원화로 바꿔서 맛난 거 사먹거나 어쩌거나 하겠지...^^

이러려고 한 게 아닌데 독백이 길어졌네... 뭐 어때? 독백인데...
투자 기준이 참 비합리적이지? 뭐 어때? 재밌자고 하는 건데...ㅋㅋ

결론은... 악당 고래들이 어뷰징을 하더라도 너무 화내지는 말자. 화내는 건 당연한 데, 즐기는 마음이 사라질 정도로 화를 내지는 말자는 거야... 악당들을 혼내주는 건 좋은데, 어떻게 혼낼지를 갖고 토론하다 힘빠지거나 피곤해 지지는 말자는 거지... 각자 생각하는 방안이 있으면 각자 생각대로 한 번 해보자는 거지... A의 대안과 B의 대안이 설령 논리적으로는 상충하더라도 둘 다 찬성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봐(나 황희 정승? ㅋㅋ). 어차피 어떤 대안이 먹힐지는 두고 봐야 알 일이잖아?

여기까지 속 편한, 아니 속 편해지려고 노력 중인 뉴비의 독백이었어. 어뷰징 고래들이 버리고 떠난 스팀을 먹고 힘을 키워 어뮤징 돌고래가 되기를 꿈꾸는... 순진하지만, 나름 건전한 뉴비지, 뭐야?

스스로 낯 간지럽지만 뭐 어때? 독백인데...ㅋㅋ

자자~ 건전한 플랑크톤, 정어리, 멸치 여러분~~ 우리, 꿈은 꾸고 정의감은 버리지 않되, 조금만 긴장 풀고 편하게 즐기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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