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라다크 심상(心想)


피터님, 이제 집으로 돌아가면 라다크에서 묵으셨던 방이 그리워질 거에요. 라다크 첫 여행 후 집에 돌아온 뒤 맨날 라다크가 그리워서 울 정도였어요. @roundyround

이 말을 들었을 때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물론 그녀와 함께 여행을 다녀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은 되겠지만 나도 그럴 것인지 의문이다. 다만,



달빛을 받으면 유난히 흰 빛을 발하며 신기루처럼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다름 아닌 언덕 위의 하얀 초르텐과 눈 덮인 히말라야이다. 아직 밤 기온이 차 선뜻 문을 열고 뜰에 내려 서지는 못하지만 유리창을 통해서나마 달이 뜬 공활한 라다크의 밤하늘을 바라보노라니 세상의 모든 비밀이라도 다 깨친 듯 마음이 허허롭다. 라다크, 그리운 시절에 살다

라다크 여행에 오기 전에 어느 화가가 자신의 그림이 매너리즘에 빠져 방향감을 잃고 있다고 생각되었을 때 분위기 전환을 위해 아내와 함께 라다크 농가에서 1년 하숙하던 시절을 회고한 에세이의 한 구절이다. @choonza의 감성과 연결되어 있는 듯 하다.





나라면 아마도 이러한 풍경을 떠올릴 것이다. 내 숙소는 2층에 있는데 복도식 통로를 거쳐야 한다. 계단을 올라서며 정면에서 마주치고 아주 짧은 거리지만 복도를 거닐면서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다시금 보게 되는 그러한 살풍경이다. 아쉽게도 라다크에서 달의 경로는 여기를 허락하지 않았다. 그래도 인용한 글의 작자 그리고 @roundyround가 언급한 그러한 심상이 어느 정도는 공유된다.

언젠가 꼭 다시 찾아올 것이다.

나의 CHOONZA ROAD in LADAKH는 끝이 났지만 @choonza 팀이 귀국하기까지 계속된다. 사소한 것에 잘 울기도 하고 행복해 하는 그녀들을 보고 다소 생뚱맞음을 느끼곤 했지만 조금 생각해 본다면 이유는 그녀들이 이상한게 아니라 내가 그녀들만큼 영혼이 순수하지 못해서다. 그녀들을 알아갈수록 사랑하게 된다. 사랑해서 알게되는 것처럼,


라다크 여행 일지


쫄보의 지성 | 고산증 예습 | 고도의 향기(Scent of Altitude) | 별바라기 | 종자생현행(種子生現行) | 타라보살의 시험과 은총 | 룽타와 고도의 향기 콜라보레이션 | 라다크의 개그지들| 으르신 같은 영혼들 | 푹탈 곰파로 다가가는 길목에서 | 푹탈곰파는 아직 아니야 | 고산지대의 경고 | 관개 농법의 라다크 채소 농사 | 라다크에서 머피의 법칙이란? | 폐허 아닌 폐허 같은 | 라다크 농가의 낭만 | 생명 창발(Emergence)의 현장에서 | 그 많은 똥 더미를 누가 다 쌓았을까? | Shanti Stupa의 불상 배치 | 여정의 마지막 날

Posted through the AVLE Dapp (https://avle.io)

H2
H3
H4
3 columns
2 columns
1 column
2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