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조르바, 원전번역본] 2

그리스인 조르바 직역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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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by @raah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스어 직역본이 몇 달전 출간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 두번째 이야기입니다.

조르바 1 보기

  1. 니코스 찻잔차키스와 조르바
  2. 새 번역 그리스인 조르바
  3. 조르바의 자유
  4. 정신을 만드는 포도주
  5. 조국, 하나님 1) 조국에서 벗어남 2) 유혹에서 벗어남
  6. 지금 여기
  7. 니체와 카잔차키스
    ● 참고서적

3. 조르바의 자유

조르바는 자유를 획득한 사람이다.

계산을 분명히 합시다. 만약 내게 강요하면, 난 떠납니다.
이건 분명히 아쇼. 내가 인간이라는 걸."
"인간이라고요? 그게 무슨 뜻이오?"
"보쇼, 자유인이란 거요." p 036,

조르바의 과격한 자유가 방탕으로 비난 받지 않는 것은 그가 조국 독립을 위해 목숨 걸고 투쟁한 거친 전력을 발밑에 밟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반부에 간간이 소개되는 독립투쟁은 조르바의 말대로 잔인하다. 조국독립 전쟁도 사람을 마구 죽여 대는 전쟁이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의 무방함은 자유를 위한 독립전쟁 속의 악행을 스스로 깨달으면서 시작된 것이다.

여보쇼 내가 보기에 당신은 배를 주린 적도 없고, 누굴 죽여본 적도 없고, 훔쳐본 적도, 간통해본 적도 없는 것 같소. 그러니 세상에 대해 뭘 알겠소. 영글지 않은 머리로, 순진한 주제에....

"대장, 아마 당신은 지금 여기 앉아서 내가 얼마나 많은 터키놈들의 머리를 베었고, 크레타 전통에 따라 얼마나 많은 터키 놈들의 귀를 알코올에 담갔는지 …….
그런 생각일랑 집어치우쇼. 지겹고 창피하니까…….
내게 아무 짓도 안한 사람에게 덤벼들어 물어뜯고, 코를 자르고, 귀를 베어내고, 배를 가르고,
'하느님, 이리 내려오셔서 우리를 보살피소서' 하고 빌게 만드는 그 분노가 어떤 건지, 철이든 지금 다시 생각해보죠.

기적이 일어났죠. 알 수 없는 일이죠.
이 세상에 자유가 오기위해 그렇게 많은 살인과 끔찍한 짓거리가 필요하다니 말이오. 내가 저지른 수 많은 살인과 못된 짓거리를 이야기하면 소름이 끼칠거요. 그런데 그 결과가 뭔지 아시오? 자유였단 말이오. 하나님이 벼락으로 쳐 죽이기는커녕 우리에게 자유를 줬단 말이오.
왜 이 씨앗은 남에 대한 배려와 정직으로는 꽃피우지 못하고 피와 더러운 것들을 필요로하는 거죠?

그렇게 조르바는 ‘자유인’이 되었다.

  • 변호인, 1987 등 군부독재시절의 영화를 이야기 하지 않더라도 6,25 와중에 공산당과 서북청년회의 반추할 줄 모르는 무도한 자들의 폭력은 잔인했다. 우리의 문제는 북한은 물론, 남쪽에도 그러한 반인적 행동들을 여전히‘이념’이라는 편 가르기 뒤에 숨어 반성하지 않는 존재로 사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 ‘너’는 적이므로 너에 대한‘우리’의 모든 악행이 정의라는 단순함. 그것이 국민을 전쟁에 내몰고자 하는 모든 자들의 에너지다. 히틀러, 김일성 뿐 아니라 우리의 지도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여전히 그런 반성할 줄 모르는 정신적 자폐 상태를 조장하고 이용하려는 시도들이 국회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비판할 줄 모르는 정신이란 부끄러운 일이다.

나는 아무것도, 아무도 안 믿어요. 오직 조르바만 믿어요.
조르바가 다른 사람들보다 나은 사람이라서가 아니에요.
절대로, 정말 절대로 더 낫지 않죠! 그놈도 짐승이에요.
하지만 내가 조르바를 믿는 까닭은 내가 조정할 수 있는 유일한 놈이기 때문이죠.
나는 오직 그놈만을 잘 알 뿐, 다른 것들은 모두 헛것들이에요.
조르바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조르바의 귀로 듣고, 조르바의 위장으로 소화하죠.
다른 모든 것은 다시 강조하지만 헛것이에요.
내가 죽는 순간 모든 것들도 죽죠.
조르바의 세계 전체가 바닥으로 사라지죠!" p 104

그래서 조르바는 대장의 돈을 가지고 탄광 장비를 사러간 시내에서도 술과 어린여자 ‘롤라’에 빠져 돈을 탕진한다. 그의 편지에서 등장한 이 대화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사람들도 많다.

“할아버지가 안가면 나도 안가”
“왜? 너는 자유인이잖아.”
‘아냐 난 자유인 아냐’
‘자유인이고 싶지 않아?’
‘아니. 싫어’
‘자유를 바라지 않는다고?’ 내가 소리 질렀죠
‘나는 자유 싫어. 절대싫어. 난 자유가 싫다고!’
... 대장 여자도 인간 맞나요? -조르바 백
... 이 무식한 노동자는 유인원에서 갓 벗어난 태초의 원시인간처럼, 또는 위대한 철학자처럼, 긴생의 근본적인 무제들에 압도당해 그 문제들을 몸으로 직접 겪으면서 살아가고 있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p 271

4. 정신을 만드는 포도주

이 책의 대 주제는 이성보다 육체에 머무르라는 메시지다.

‘나’는 크레타 해변에서 조르바와 함께 지내면서 영혼의 개안을 경험하고 삶에서 성장한다.
그는 창백한 지식인이었다. 그의 친구 스타브리다키스는 화자를 ‘책벌레’라고 부르고, 조르바도 화자를 두고 ‘붓을 잡고 있는 사람’이니 ‘먹물을 뒤집어 쓴 사람’이니 하고 놀려 대면서
“읽고 있는 책을 모두 불살라 버리면 삶을 좀 더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은 짐승이에요. 수첩 따위는 집어치우세요. 창피하지도 않수? 인간은 짐승이에요. 그리고 짐승은 책을 안 읽어요!” p 273

조르바가 산투루를 대하는 자세는 주인공이 책을 대하는 자세와 통한다. 이성과 온갖 이념의 탐구를 통해 생을 이해하려 했던 주인공은 오늘 먹고 마시는 것이 진리라며, 그 즐거움에 의미를 부여하는 조르바에게 물들어가며 변화를 경험한다.

‘나’는 해질 무렵 –반갑게도- 배가 고파지면, 바닷가에서 불을 지펴 요리를 올려놓으며 한잔 하며 대화의 꽃을 피우는 시간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이거야말로 또 하나의 끝나지 않는 이야기죠!" 조르바는 요리용 냄비를 불 위에 올려놓으면서 내게 종종 말했다. "여자만이 ㅡ 그 여자들에게 축복이 있기를! ㅡ 아니라, 먹거리 역시 끝나지 않는 이야기예요." 나는 바로 이 바닷가에서 처음으로 음식의 달콤한 맛을 알게 됐다. p 122

음식 역시 영혼과 동일한 기능을 하고, 고기와 빵과 포도주야말로 정신을 만들어내는 원초적 원료라는 것을 깨닫곤 했다. p 125

몸뚱어리도 좀 먹이쇼. 좀 먹으란 말이오. 우리 몸뚱어리는 당나귀요. 그놈을 안 먹이면 당신을 길 한가운데서 내동댕이 칠 거요. p 68

인간이란 짐승이에요!. 사나운 짐승이죠. 사회주의? 말도 안 되는 헛소리죠. 선동가가 될거요?p 103

저 영감에게 복종하는 마누라에게 가서 여자들도 남자들과 동등한 권리를 가졌고, 신음하는 돼지의 그것을 먹는 건 매우 잔인한 짓이라고 가르쳐 보시죠? ... 그들을 내버려 둬요. 눈뜨게 하지 말라고요. 눈 먼채 꿈 꾸도록 내버려 둬요.
만약 그들이 눈떴을 때 대장이 그들에게 더 좋은 세상을 보여 줄수 있다면 말입니다. .... 그럴 자신이 있나요? p 116

어떤 작자들은 먹고 똥과 잡동사니만 만들고, 어떤 사람들은 일과 의욕을 만들고, 또 다른 사람들은 내가 듣기로, 하나님을 만든답디다. 인간이란 이 세 부류 가운데 하나죠. p 125

가정적이고 신중하고, 종교적이고, 이재에 밝아 약삭빠르고, 위선적이고, 점잔 패는 사교적인물인 조르바의 형의 편지에 조르바의 딸이 등장한다.
“네 딸이 벌써 남자가 생겼는데 애까지 생겼단다. 내가 찾아가서 그년의 멱을 딸거다.”
그래서 조르바 어떻게 했어요?
“여자들이란~하고 찢어버렸죠. 그 후에 또 편지가 왔는데
“우리들의 명예가 회복되었단다. 동생아 그 남자 녀석이 네 딸과 결혼하기로 했단다”
‘쳇! 남자들이란’ p 128

다음 포스팅

  1. 조국, 하나님 1) 조국에서 벗어남 2) 유혹에서 벗어남
  2. 지금 여기
  3. 니체와 카잔차키스
    ● 참고서적

@raah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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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팅을 강요하는 소녀 이미지는@cheongpyeongyull 님이 그려주신 작품입니다.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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